구글 '아라' 동영상 캡처 이미지 <영상=구글 ATAP>

[이뉴스투데이 김정우 기자] 구글이 조립식 스마트폰 ‘아라’의 본격 출시 계획을 밝히면서 모듈 교체 기능을 적용한 LG전자의 ‘G5’와 비교가 이뤄지고 있다. 두 기기 모두 하드웨어의 확장성을 추구하지만 접근 방식에서 본질적인 차이를 극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 ‘조립식’ 스마트폰 ‘아라’와 그 의미

구글은 지난 19~2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에 위치한 본사에서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 ‘구글 I/O’를 열고 새로운 모바일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 N’, 인공지능(AI) 솔루션 ‘구글 어시스턴트’ 등을 공개해 주목을 받았다.

다른 한편에서는 구글이 2012년부터 진행해온 ‘아라 프로젝트’의 구체적인 계획이 공개되면서 언론의 이목을 끌었다. 블레이즈 베르트랑 구글 ATAP(Advanced Technology and Projects group) 크리에이티브 총괄은 “내년 중 아라를 일반 소비자에게 판매할 계획이며 올해 4분기 중 개발자용 아라 스마트폰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각기 다른 기능의 모듈을 결합해 사용자가 원하는 스마트폰을 만드는 컨셉의 아라 프로젝트는 지난해 일부 제품이 공개되면서 많은 관심을 끌었지만 출시 계획이 연달아 미뤄지면서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공개된 정보에 따르면 아라는 기본 프레임의 5개 단자에 카메라 등의 기능성 모듈을 자력으로 결합하는 형태로 전원을 끄지 않고도 모듈 추가가 가능하다. 구글은 아라의 모듈 결합에 자체 표준을 적용해 향후 차기 모델로의 업그레이드 시에도 지속적인 확장성을 제공할 방침이다.

현재까지 아라의 모듈로 카메라, 스피커, 녹음기, 보조 디스플레이 외에 혈당측정 등이 가능한 헬스케어 모듈 등의 출시가 예상되고 있으며 구글은 기존 스마트폰 사업에 참여한 적이 없는 다수의 협력업체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모듈형 ‘조립식 스마트폰’은 시장에 매우 큰 파장을 불러올 수 있다. 네모반듯한 형태에 한 면이 디스플레이로 꽉 찬 기존 스마트폰의 디자인과 물리적 기능성에 식상함을 느낀 소비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엣지’ 시리즈와 같은 곡면 디스플레이의 지속적인 적용과 ‘폴더블(접히는) 스마트폰’의 개발도 이 같은 시장의 요구를 만족시키기 위함으로 볼 수 있다.

즉 조립식 스마트폰이 활성화될 경우 기존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시장의 요구에 따라 주변기기 제조사 생태계를 확보하고 하드웨어 확장성으로 경쟁해야 하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수도 있다.

◆ 아라와 G5가 비슷하다고?

아라보다 한발 먼저 하드웨어 한계 돌파를 시도한 제품이 시장에 나타나기도 했다. LG전자가 지난 2월 ‘MWC(Mobile World Congress) 2016’에서 야심차게 선보인 새 플래그십 스마트폰 G5가 그 주인공이다. 개발 기간을 고려할 때 아라 프로젝트보다 앞섰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상용화는 앞선 것.

스마트폰 하단의 배터리 모듈을 분리해 카메라, 오디오 등의 기능성 모듈을 장착할 수 있는 G5는 물리적 모듈 결합 외에도 유·무선 연결이 가능한 7종의 주변기기 ‘LG 프렌즈’와 함께 집중적인 조명을 받았다.

G5는 모듈 기능 외에도 퀄컴의 ‘스냅드래곤820’ 프로세서와 서로 다른 화각의 듀얼 카메라 등을 탑재하고 현재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 부족함 없는 성능을 뽐냈다.

하지만 공개 초기부터 언론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은 것과 달리 실제 G5의 시장 호응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LG의 올 2분기 글로벌 판매량은 약 300만대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신흥 거대 시장인 중국에서의 LG전자 점유율은 15위권 밖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도 최근 이동통신사에서 동시적으로 G5의 공시지원금을 상향하고 LG전자가 관련 프로모션을 시작한 것도 모두 판매량 급감에 따른 것이라는 해석이 많다.

G5가 초기에 많은 주목을 받은 이유는 ‘새로움’에 있다. 새로운 기능의 스마트폰을 요구하는 시장이 모듈의 분리·결합과 하드웨어 확장성 제공이라는 G5의 시도를 높이 산 것이다.

그러나 G5의 모듈은 처음으로 적용된 본체의 메탈 일체형 디자인과 어울리지 않는 플라스틱 재질로 소재의 이질감과 단차 등을 유발해 일부 소비자들의 지적을 받았다.

여기에 G5의 디자인에만 제한적으로 결합 가능한 모듈의 활용 가능성이나 추가적인 제품 확대에도 회의적인 평가가 나오면서 관심은 빠르게 식었다. LG 프렌즈의 모듈 2종 외에 나머지는 G5가 아니더라도 이용 가능한 기존 스마트폰 주변기기 개념을 벗어나지 않는다.

즉 G5의 모듈화는 한시적인 마케팅 요소로 인식돼 시장의 신뢰를 받지 못했고 단지 새로운 시도라는 점에 박수를 받았을 뿐, 진정한 ‘혁신’으로 시장을 이끌지는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여기서 아라와 G5의 결정적인 차이점을 찾을 수 있다. 성공 여부는 불분명하지만 구글은 적어도 ‘규격화’를 통해 아라의 지속적인 확장성을 제공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1회성 마케팅 요소가 아닌 시장 트렌드를 주도하려는 시도라는 의미다. 이는 결과적으로 아라의 모듈 완성도와 체계적인 확장성 기대감을 높인다.

G5는 분명히 LG전자의 새로운 시도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실패작’ 평가를 받기는 아까운 ‘제품’이다. 우수한 디자인과 성능, 다양한 멀티미디어 기능 등을 갖춘 수작이지만 불완전한 모듈 기능이 제품의 장점을 흐려 ‘상품’의 가치를 떨어뜨린 것이다.

구글 아라도 마찬가지로 많은 위험부담을 안고 있다. 물리적인 부분의 새로운 시도라는 점에서 소비자의 감성적인 반응은 예측하기 어렵고 지속적인 투자와 마케팅, 생태계 조성 등이 뒤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아라가 G5처럼 ‘새로움’에 그치지 않는 ‘혁신’이라는 평가를 받기 위해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로 앞으로 많은 제조사들이 집중해야할 부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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