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이 2014년 선보인 스마트폰 '베가 아이언2' 이미지 <사진=팬택>

[이뉴스투데이 김정우 기자] ‘스카이’ 브랜드로 휴대전화 시장에서 대기업들과 경쟁하며 ‘벤처 신화’의 역사를 썼던 팬택의 부활이 임박했다. 파산 위기까지 내몰렸던 팬택은 지난해 쏠리드-옵티스 컨소시엄에 극적으로 인수된 후 이달 말 새로운 스마트폰 출시를 앞두고 있다.

지난달 30일 전파연구원 홈페이지에는 팬택의 새 스마트폰 ‘IM-100S(모델명)’가 전파 적합인증을 통과했다는 내용이 공개됐다. 정보통신기기를 판매하는 사업자는 제품 출시 전 전파연구원의 적합인증을 반드시 획득해야 한다.

모델명 뒤에 붙은 알파벳 ‘S’는 이동통신사 SK텔레콤에 공급되는 제품이라는 의미로 팬택의 신제품은 SK텔레콤과 KT를 통해 출시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에 퀄컴의 ‘스냅드래곤 430’ 프로세서를 탑재하고 가격대는 30~40만원대에서 결정될 예정이지만 구체적인 사양은 공개되지 않았다.

팬택의 새 스마트폰은 과거 피처폰 시장에서 인기를 모았던 ‘스카이(SKY)’ 브랜드로 출시될 전망이다. 스카이는 2005년 팬택에 인수된 SK텔레텍이 선보였던 브랜드로 성공적인 역사의 상징성이 있다.

휴대전화 시장이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팬택이 선보였던 ‘베가(VEGA)’ 브랜드의 사용 가능성도 점쳐졌지만 결국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밀려난 브랜드이기도 한 만큼 보다 긍정적인 이미지의 스카이가 낙점된 것으로 보인다.

팬택의 시장 복귀 첫 작품이 중저가 스마트폰이라는 점에서 향후 가능성에 대한 여러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의 우선 공략은 상대적으로 안전한 방법인 동시에 최근 시장이 다시 프리미엄 제품군을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변수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에 팬택은 중저가 브랜드 전략을 펴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팬택 관계자는 “지난해 중저가 모델들이 선전하며 주목을 받은 반면 올해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다시 떠오르는 등 시장 변화가 예측하기 어렵다”며 “향후 시장의 변화에 따라 유동적인 전략을 취하는 것이 우리(팬택)의 입장에서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고 밝혔다.

삼성, LG 등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규모의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중저가부터 프리미엄까지 넓은 제품군을 공략하는 것 보다는 각 시점에서 시장 요구에 가장 부합하는 제품을 유동적으로 기획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팬택은 이번 스카이 외에도 기획 중인 제품들이 있지만 아직 통신사 등과의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지난해 SK텔레콤 전용 모델로 출시된 TG앤컴퍼니의 ‘루나’, ‘쏠’ 등이 높은 판매고를 올리며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중저가 모델 트렌드를 이끄는 듯 했지만, 올해 상반기부터 삼성전자의 ‘갤럭시 S7’과 LG전자의 ‘G5’ 등 프리미엄 모델들이 다시 소비자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는 추세다.

이 같은 상황에서 새로운 스카이는 팬택이 과거 보여줬던 우수한 제품 개발 역량이 여전하다는 것을 시장에 각인시켜야 하는 중요한 제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피처폰 스카이 이후 스마트폰 베가 등은 당시 시장에서 제품 경쟁력으로는 어느 정도 인정을 받고 있었으나 대기업과의 마케팅 경쟁에서 밀린 경우로 평가된다.

따라서 팬택이 이번에 스카이로 제품 경쟁력을 인정받는다면 향후 다시금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까지 노려볼 가능성이 생긴다. 또한 스마트폰 외에 스마트워치 등의 웨어러블 기기 또는 IoT(사물인터넷) 시장까지 영역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제품 개발 역량을 인정받는 것이 필수적이다.

지난 1월 정준 팬택 대표(쏠리드 대표이사 사장)는 서울 상암동 팬택 본사에서 열린 ‘2016년 경영 방향성 설명회’ 자리에서 “국내 스마트폰, 해외 조인트벤처, IoT 기기, 웨어러블 기기 등 4대 전략 사업을 전개해 올해 하반기부터 매출을 회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팬택의 제품 개발 역량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있다. 경영난에 빠지면서 일부 개발 인력의 유출이 불가피했을 것이라는 점에서 과거의 제품 경쟁력을 재현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관점이다.

팬택은 SK텔레텍 인수 이후 자금난에 시달리다가 2007년과 2014년 두 차례의 기업재무구조개선작업(워크아웃)을 겪어야 했고 이후 통신장비 업체 쏠리드와 광학기기 업체 옵티스로 구성된 컨소시엄에 인수가 결정되기 전까지 파산 직전의 위기까지 맞았다. 이 과정에서 인력 유출이 불가피했다는 점이 불안 요인인 것이다.

이에 대해 팬택 관계자는 “일부 인력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팬택의 제품 개발 역량은 몇 명의 개발자에 의해 좌우되는 것이 아니다”며 “제품 경쟁력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봐도 좋다”고 말했다.

팬택은 1991년 창업 이후 3조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올리고 LG전자를 제치면서 국내 휴대전화 시장 점유율 2위까지 오르는 등 ‘벤처 신화’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던 기업이다.

그 만큼 경영 위기에 처한 팬택을 안타깝게 바라보는 업계 관계자들이 많았고 당시 소비자들도 삼성전자와 LG전자 외에 팬택이라는 선택의 폭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을 감수해야 했다.

팬택의 새 스마트폰 ‘스카이’의 성패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커지면서 제품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제품 정보와 전략은 출시 시점에 임박해서야 드러날 예정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팬택은 이번 스카이 출시 직전 상품 설명회 자리에서 구체적인 전략 등을 공개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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