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의 '갤럭시 S7 엣지' 이미지 <사진 제공=삼성전자>

[이뉴스투데이 김정우 기자] 소비자들의 변화에 따라 스마트폰 시장의 무게중심이 ‘새로움’에서 ‘완성도’로 이동하고 있다.

스마트폰이 시장이 본격화된 이래 소비자들은 애플이 ‘아이폰’ 시리즈를 통해 보여주던 ‘혁신’ 기능에 열광하며 새로운 제품이 소개될 때마다 새로운 시도에 대한 평가에 여념이 없었다. 아이폰 시리즈가 독자 운영체제(OS) ‘iOS’의 완성도와 메탈 일체형 디자인으로 시장을 선도한 데 따른 자연스러운 반응이었다.

이에 비해 삼성전자는 ‘갤럭시’ 시리즈를 통해 상대적인 고사양과 빠른 벤치마킹을 무기로 급성장했지만 줄곧 “아이폰을 따라간다”는 지적과 ‘패스트팔로워(Fast-follower)’ 꼬리표를 떼지 못하고 있었다.

최근에는 이 같은 추세가 약간 달라지는 분위기다. 아이폰이 더 이상 혁신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각사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목말라 하던 소비자들은 ‘합리적인’ 제품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이다.

스티브잡스의 뒤를 이어 팀쿡이 지휘하는 애플이 선보인 ‘아이폰 6’는 경쟁자인 갤럭시 시리즈 등을 따라 기존 4인치 디스플레이를 버리고 대화면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다수의 소비자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경쟁사의 장점을 적극 차용한 전략이었지만 동시에 아이폰만의 차별성을 버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덕분에 아이폰 6는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며 흥행했지만 결국 후속작인 ‘아이폰 6S’에서 처음으로 판매량 감소를 겪어야 했다. 다수 시장을 공략하는 동시에 단일 제품의 차별적 경쟁우위를 희생한 셈이다. 동시에 갤럭시를 비롯한 안드로이드폰 완성도가 높아진 점도 크게 작용했다.

애플이 고심에 빠진 동안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시장에 새로운 파장을 일으켰다. 지난 2월 MWC 2016에서 ‘갤럭시 S7’과 ‘G5’라는 제품을 선보이며 전혀 다른 방향성을 추구한 것.

갤럭시 S7은 전작의 디자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디자인을 기반으로 방수·방진 기능과 듀얼 픽셀이 적용된 카메라 업그레이드 모바일 결제 ‘삼성페이’와 게이밍 플랫폼 탑재 등으로 사용자 편의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택했다.

반면, LG전자의 G5는 기존에 없던 ‘모듈화’ 기능과 서로 다른 화각의 듀얼 카메라 등을 탑재해 혁신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아이폰과 갤럭시 시리즈가 비슷한 일체형 구조를 택한 것과 달리 스마트폰 하단 모듈을 분리해 카메라, 오디오 등의 기능성 모듈을 붙일 수 있는 혁신적인 시도였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예상 밖이었다.

갤럭시 S7은 높아진 완성도에 대한 긍적적인 반응으로 삼성전자의 올 1분기 실적 호조를 이끌었다. 삼성전자의 1분기 매출 49.8조원 중 모바일 사업을 담당하는 IM부분은 32.4조원이 매출을 올린 것.

동시에 삼성전자는 애플의 ‘안방’인 미국시장에서도 점유율 28.8%로 11개월 만에 애플을 밀어내고 1위를 차지했다.

LG전자의 G5는 초기에 폭발적인 관심을 받은 것과 달리 판매량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다.

LG전자는 G5의 판매량을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올 1분기 모바일 사업에서 약 2000억원의 손실을 내며 영업적자를 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G5의 올 2분기 글로벌 판매량을 약 300만대로 예상하고 여전히 적자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국내 이동통신 3사에서 동시다발적으로 G5에 대한 공시지원금을 상향 조정하고 LG전자도 관련 프로모션을 시작하는 등의 움직임도 G5의 판매량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LG전자는 이례적으로 최신 스마트폰인 G5를 TV홈쇼핑을 통해서까지 판매하기 시작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LG전자가 G5의 판매량을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적극적인 홍보의 필요성을 감안하면 실제 G5의 판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종합해보면 소비자들은 단순한 ‘새로움’보다는 실제 사용 편의를 높이는 ‘완성도’에 더욱 열광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난해부터 스마트폰 시장의 무게중심이 프리미엄폰에서 중저가 모델로 이동하기 시작한 것도 이 같은 합리적인 소비 추이를 반증한다.

물론 아직 혁신 기능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아이폰의 판매량 하락으로 위기의식을 느낀 애플이 올해 하반기 출시할 ‘아이폰 7’에서 ‘상상도 못했지만 반드시 필요한’ 기능을 선보일 것이라고 예고한 데 따라 시장의 기대감은 높아지고 있다. 업계에서도 아이폰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을 감안할 때 여전히 새로운 기능이 ‘파괴력’을 가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앞으로는 G5와 같은 새로운 시도 자체보다는 완성도를 기본으로 실질적인 사용자 편의 증대가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흥행 척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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