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킨텍스서 개최된 '플레이엑스포 2016'에서 VR 기기를 체험하고 있는 어린이 관람객 <사진=김정우 기자>

[이뉴스투데이 김정우 기자] 지난달 경기도 킨텍스에서 열린 게임쇼 ‘플레이엑스포 2016’ 현장은 일반적인 게임 행사와는 약간 다른 분위기였다. 기존 PC·모바일 게임보다 가상현실(VR)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체험 콘텐츠로 북새통을 이뤘다.

이에 앞서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월드 IT쇼(WIS) 2016’에도 이동통신사들의 VR 체험 콘텐츠가 관람객들의 발길을 멈추게 했으며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CES, MWC 등의 굵직한 국제 박람회를 장식한 것은 VR이었다.

이처럼 VR이 차세대 산업으로 각광을 받기 시작하면서 그 활용성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급증하고 있다.

한국VR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VR 시장 규모는 지난해 9636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42.4% 증가한 1조3735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또한 글로벌 시장은 2020년까지 약 300억달러(한화 약 35조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VR 시장의 성장과 함께 가장 많이 접할 수 있는 관련 상품은 VR 헤드셋이다. 오큘러스 ‘리프트’, 삼성전자 ‘기어VR’, 소니 ‘플레이스테이션VR’ 등이 대표적이며 기기를 머리에 쓰고 내장된(기어VR의 경우 스마트폰 결합) 디스플레이를 통해 360도로 구성된 영상 등을 감상하는 형태다. 사용자가 머리를 돌리면 센서를 통해 인식된 움직임에 따라 시점이 이동한다.

이 같은 VR의 활용으로 가장 먼저 주목받은 분야는 성인용 비디오와 게임 산업이었다. 콘텐츠 특성상 가상의 영상 공간을 통해 한층 더 실감나는 경험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플레이엑스포 현장에서 가장 큰 규모였던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VR 게임 체험 부스는 행사 기간 내내 인산인해를 이뤘으며 드래곤플라이의 1인칭 슈팅 게임 <스페셜포스VR>도 많은 관심을 받았다.

국내 이동통신사들도 VR 산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MWC와 WIS 행사장에서 VR을 통해 스포츠 경기를 감상하거나 레저스포츠 등을 체험할 수 있는 콘텐츠를 경쟁적으로 선보이며 향후 5세대(5G) 네트워크 기술로 이 같은 대용량 콘텐츠 인프라를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미 온라인상에서는 다양한 360도 영상콘텐츠가 본격적으로 쏟아지고 있다. 유튜브, 페이스북 등에서 심심찮게 360도 영상 게시물을 접할 수 있으며 국내 이동통신사의 영상 플랫폼인 ‘옥수수’, ‘LTE비디오포털’ 등도 360도 VR 영상 콘텐츠 강화를 선언했다.

VR의 활용 범위는 이에 그치지 않는다. 삼성SDS는 올해 VR 헤드셋을 착용하고 물류창고 등을 점검할 수 있는 시스템 ‘첼로 VWS’을 선보였으며 타 업계에서도 여행지 또는 모델하우스 등에 직접 가보지 않고도 미리 현장을 확인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가 개발되고 있다.

또한 삼성전자의 기어VR을 착용하고 에버랜드의 다양한 놀이기구를 체험할 수 있는 이벤트가 진행되고 영화계에서도 360도 영상을 감상할 수 있는 영화 제작에 관심을 보이는 등 그 응용범위는 무궁무진하다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도 VR 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2월 미래창조과학부는 문화체육관광부와 공동 간담회를 통해 VR 신산업 육성방안으로 향후 3년간 약 185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으며 지난달 30일에는 VR 기술과 관광, 게임·체험, 방송‧영상 등과의 융합 신산업 육성을 위한 콘텐츠 개발지원 사업 계획이 발표됐다.

하지만 이 같은 움직임에도 아직 VR 산업의 본격화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은 것으로 평가된다. 아직 절대적으로 부족한 콘텐츠 수와 VR 기기의 개선 여지가 대표적으로 꼽힌다.

게임과 영상을 중심으로 VR 콘텐츠가 늘어나고 있기는 하지만 VR이 ‘차세대 먹거리’로 각광받으면서 오큘러스, 삼성전자, LG전자 등에서 경쟁적으로 선보이기 시작한 VR헤드셋을 소비자들이 구매하기에는 즐길 콘텐츠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에 삼성전자 등은 VR 콘텐츠 확대에 집중하고 있지만 게임업계를 비롯한 콘텐츠 업계가 본격적으로 시장을 형성하기까지는 일반 소비자들의 VR기기 구매로 이어지는 데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VR헤드셋이 아직 초기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점이다. VR 헤드셋의 대표주자인 오큘러스 리프트를 비롯한 다수의 기기는 내장된 디스플레이를 통해 콘텐츠를 즐기는 형태로 디스플레이 수준이 높아질수록 가격이 높아지는 문제가 있다. 가격을 낮출 경우 디스플레이 해상도가 떨어져 콘텐츠의 질도 낮아지게 되고 사용자의 눈에 부담을 줄 수도 있다.

때문에 삼성전자가 오큘러스와 협업해 출시한 기어VR은 가격적인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헤드셋에 장착된 스마트폰 디스플레이를 이용한다. 해상도와 화질에서 현재까지는 수긍할만한 수준을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지만 헤드셋에 스마트폰의 무게가 더해져 착용감을 저해하는 문제가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한 시도로 LG전자도 360VR이라는 유선 연결형 헤드셋을 선보였다. 고글 형태로 가볍게 만들어져 눈길을 끌었지만 40만원에 달하는 가격에 비해 낮은 화면 품질로 비판을 받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VR의 높은 활용 가치가 본격적인 시장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4K, UHD 등 날로 발전하는 영상 품질을 구현하면서도 합리적인 가격과 실용적인 형태를 유지하는 하드웨어 보급이 필수적이며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콘텐츠가 개발돼야 한다.

또한 2020년 300억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VR 시장에서 알리바바, 바이두, 텐센트 등 중국 기업들의 점유율이 약 34%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국내 기업들과 정부도 체계적인 투자 계획으로 양질의 콘텐츠·플랫폼 확보에 나서야 한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강조하고 있다.

키워드
#N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