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플 '아이패드 프로' <사진 제공=애플>

[이뉴스투데이 김정우 기자] 애플이 지난해 선보인 12.9인치에 이어 9.7인치 태블릿 ‘아이패드 프로’와 4인치 스마트폰 ‘아이폰 SE’를 선보여 이들 제품의 역할과 의미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이미 다양한 제품군을 보유한 애플에 이들이 필요한가에 대한 고민이다.

이미 애플의 제품군에는 이번에 발표한 아이패드 프로와 동일한 크기의 9.7인치 ‘아이패드 에어’가 있으며 7.9인치 ‘아이패드 미니’부터 12.9인치 아이패드 프로로 태블릿 수요를 공략하고 있다. 애플의 기존 전략에서 ‘프로’는 크기 외에도 성능 면에서 ‘에어’의 상위 제품으로 자리잡는다.

또한 애플은 스마트폰에도 4.7인치 ‘아이폰 6s’와 5.5인치 ‘아이폰 6s 플러스’를 갖고 있다. 대화면 스마트폰 추세에 따른 것으로 이미 다수의 소비자들이 대화면에 익숙해졌다는 점에서 4인치 아이폰 SE의 수요가 충분할지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도 있다.

때문에 이번에 선보인 제품들이 기존 제품과 판매 간섭을 일으키거나 충분한 수요가 없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는 지난해 애플이 처음 12.9인치 아이패드 프로를 선보일 때에도 “그 정도로 클 필요가 있는가”하는 의문점이 제기된 것과 같은 맥락이다. 기존 태블릿의 디스플레이 사이즈를 넘어서는 아이패드는 휴대성 면에서 ‘맥북’ 등의 노트북 영역에 들어간다는 견해도 있었다.

하지만 아이패드 프로는 엄연히 맥북과는 다른 태블릿으로 함께 선보인 ‘애플펜슬’ 등과 함께 더욱 큰 대화면 터치스크린으로 작업할 필요가 있는 디자이너 등의 소비자층과 기존 아이패드 디스플레의 멀티미디어 경험에 만족하지 못한 수요까지 끌어들이기 위함이었다.

경쟁사인 삼성전자도 18.4인치의 ‘갤럭시 뷰’를 제품군에 추가했으며 이 같은 경쟁에 따라 대화면 태블릿 시장은 점차 커져가는 추세다.

4인치 스마트폰 아이폰 SE도 같은 선상에서 해석할 수 있다. ‘아이폰 5s’가 4.7인치로 디스플레이 사이즈를 키우면서 대화면은 태블릿 등에서 이용하고 스마트폰은 보다 작은 크기로 사용하길 바라는 수요가 공략 대상이다.

물론 아이폰 SE의 경우 경쟁사들의 중저가 스마트폰 공세에 대응한다는 측면도 강하지만 기존 애플 소비자층을 대상으로 할 때는 이 같은 틈새시장 공략의 의미가 크다.

이는 역시 경쟁사인 삼성전자의 전략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5.1인치 ‘갤럭시 S7’부터 5.5 인치의 ‘엣지’ 모델과 ‘노트’ 시리즈, 8인치 태블릿 ‘갤럭시 탭’으로 촘촘한 제품 라인업을 구성하고 있으며 갤럭시 엣지 시리즈에는 약간의 곡면 디스플레이 효과를 더해 취향까지 세분화 했다.

이러한 제품 라인업 다변화는 동일 제품으로 최대한 많은 수요를 공략하는 과거의 효율성 위주의 전략이 최대한 다양한 취향의 수요를 끌어들이고자 하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성장기 시장에서 ‘눈에 보이는’ 수요를 선점하던 것이 성숙기 시장에서는 좀 더 세분화된 취향의 ‘니치마켓’ 공략으로 변하는 것이다.

한발 먼저 시장 성숙기에 접어들어 다양한 기업들이 서로의 수요를 뺐고 뺐기는 자동차 업계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전략이다.

21세기에 접어들면서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를 중심으로 완성차 업체들은 그 제품 라인업 다양화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3, 5, 7 시리즈로 대표되던 BMW는 1~7시리즈를 촘촘히 메운 라인업을 완성했으며 메르세데스 벤츠 역시 같은 수준의 다양한 차종을 보유했다.

다양한 사이즈와 배기량 뿐 아니라 소비차 취향에 따른 스타일도 다변화 됐다. 기존의 투박한 SUV가 보다 작은 도시형 컴팩트 사이즈와 풀 사이즈만으로 나뉘던 것이 미려한 디자인의 쿠페와 같은 형태까지 추가되는 등이 대표적인 예다. 이는 삼성전자가 갤럭시 S7 엣지와 같은 제품을 내놓는 것과 같은 의도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이 같은 틈새시장 공략이 이미 프리미엄 브랜드를 넘어 현대자동차 등 양산차 브랜드까지 퍼지고 있다.

스마트폰, 태블릿 등의 모바일 기기 시장에서도 경쟁의 격화와 함께 애플과 삼성을 시작으로 이 같은 양상이 후발주자들 까지 퍼질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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