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정우 기자] 반도체에서 스마트폰으로 이어지던 삼성전자의 주력 사업이 인공지능(AI)를 비롯한 소프트웨어(SW) 중심으로 변하고 있다. 기존에 부붐·세트 사업 위주였던 역량을 소프트웨어까지 확대해 하드웨어 제조 기업 이미지를 벗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겠다는 전략이다.

17일 청와대에서는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삼성전자를 비롯해 LG전자, 현대자동차, SK텔레콤, 네이버 등 인공지능·소프트웨어 관련 기업들과 23인의 전문가, 경제·사회부총리, 미래부·문체부·복지부·고용부 장관 등 40여명이 모여 지능정보사회 민·관 합동 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정부는 이세돌 9단과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 프로그램 ‘알파고’의 바둑 대국을 계기로 인공지능을 비롯한 ICT 발전에 기업들의 적극 동참을 독려했다. 또 정부는 향후 5년간 기술·산업 발전에 약 1조원의 재원을 투입하고 이들 기업 주도의 ‘지능정보기술연구소’를 설립하는 등의 전략을 수립했다.

이 자리에서 정칠희 삼성종합기술원장은 “구글, IBM, 바이두 등 글로벌 기업들이 인공지능 분야에서 앞서가고 있으나 삼성전자도 휴대전화와 인공지능의 결합이나 인공지능 칩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기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날 이인종 삼성전자 부사장도 서울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매일경제 금융상품대상’ 시상식에서 “스마트폰에 인공지능이 들어가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며 “갤럭시 스마트폰에 인공지능을 접목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삼성전자가 앞으로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를 스마트폰에 활용해 사용자에 제공되는 서비스를 강화함으로써 하드웨어 경쟁 위주의 스마트폰 시장 한계를 돌파하겠다는 계획인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까지 스마트폰에 적용된 인공지능 기반 서비스는 애플이 ‘아이폰’에 적용한 음성인식 기반 비서 서비스 ‘시리’가 대표적이다. 이 밖에도 마이크로소프트(MS) ‘코타나’, ‘구글 나우’, 페이스북 ‘M’ 등이 인공지능이 적용된 서비스로 꼽힌다.

특히 사용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으며 아이폰의 주요 서비스로 자리 잡은 시리는 스마트폰 제조사가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자사 제품 경쟁력을 높인 대표적인 사례다.

삼성전자에서 ‘갤럭시’ 시리즈에 적용한 대표적인 사용 편의 서비스로는 ‘애플페이’에 대응해 선보인 모바일 결제 ‘삼성페이’가 있다. 인공지능이 적용된 사례는 아니지만 소프트웨어 기술을 기반으로 스마트폰 활용성을 확대하는 서비스다.

삼성전자도 애플의 시리와 유사하게 스마트폰에 음성인식 기술을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 비서 서비스를 탑재할 계획이며 이 밖에도 인공지능 등을 활용한 다양한 기술을 결합한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삼성은 지난해 삼성벤처투자를 통해 가정용 로봇 개발 스타트업 지보에 200억원을 투자했으며 인공지능을 개발 스타트업 비카리우스에도 약 234억원을 투자하는 등 인공지능, 로봇, 헬스케어, 자율주행차 등 다양한 기술 투자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인종 부사장은 “삼성페이가 기존 카드 단말기로도 결제 가능한 마그네틱보안전송(MST) 방식을 사용한 것처럼 기존 인프라를 굳이 바꾸지 않고도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많이 개발할 것”이라며 삼성의 소프트웨어 부문을 하드웨어 경쟁력 수준으로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 고동진 사장도 지난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Mobile World Congress) 2016’에서 ‘갤럭시 S7’ 시리즈 공개 후 취재진과의 간담회를 통해 “삼성전자는 하드웨어 기업이 아닌 소프트웨어 기업”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하드웨어 기술력의 상향평준화로 중국 기업 등 후발주자와의 격차가 줄어든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 애플 등 선두 기업들은 인공지능과 같은 기술을 적극 도입함으로써 새로운 경쟁 구로도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삼성전자도 이같은 노선을 통해  스마트폰 시장 리더십을 유지하는 제품·서비스 차별화를 이루고 향후 스마트카, 헬스케어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경쟁 구도를 만드는 ‘토탈 ICT 기업’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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