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보 '엑스플레이 5'

[이뉴스투데이 김정우 기자] 삼성전자의 ‘갤럭시 S7’과 LG전자의 ‘G5’가 지난 MWC(Mobile World Congress) 2016에서 공개된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고사양 스마트폰을 앞세운 중국 업체들의 매서운 공세가 이어지고 있다.

◆ 샤오미 ‘미5’·비보 ‘엑스플레이 5’·화웨이 ‘P9’… 이어지는 파상공세

MWC 2016 셋째 날인 지난달 24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샤오미가 퀄컴의 ‘스냅드래곤 820’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를 탑재한 ‘미5(Mi5)’ 라인업을 선보인 데 이어, 29일 저녁 중국 베이징에서는 6GB RAM을 탑재한 비보(Vivo)의 ‘엑스플레이 5(Xplay 5)’가 공식 데뷔했다.

샤오미 '미5'

샤오미 미5는 공개 직후 IT전문매체 폰아레나에서 실시한 ‘안투투’ 벤치마크 결과 갤럭시 S7과 G5보다 높은 14만2084점을 기록했다. 프로세서, RAM, UX(사용자 경험), 3D 성능 등을 측정하는 안투투는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벤치마크 프로그램이다.

미5와 같은 스냅드래곤 820을 탑재한 G5는 13만3054점, 삼성전자의 ‘엑시노스 8890’ 프로세서를 탑재한 갤럭시 S7은 11만6668점을 기록해 미5보다 낮은 점수를 받았다.

미5는 1.8~2.15GHz 프로세서 클럭수와 3~4GB RAM 용량에 따라 성능별 차등을 준 3종으로 출시될 예정이며 이번 벤치마크 결과는 최상위 모델을 기준으로 측정됐다. 갤럭시 S7과 G5도 4GB RAM이 적용됐으며 갤럭시 S7은 출시 국가에 따라 엑시노스 8890과 스냅드래곤 820 프로세서 탑재 모델로 나뉜다.

특히 미5는 최상위 모델 2699위안(약 50만원), 하위 2개 모델은 2000위안(약 40만원) 전후의 출시가로 발표돼 현존 최고 성능의 스냅드래곤 820 프로세서 탑재 스마트폰 중 가장 저렴한 제품 타이틀을 거머쥐게 됐다.

비보 엑스플레이 5는 프로세서 뿐 아닌 메모리에서도 갤럭시 S7과 G5를 압도한다. 역시 스냅드래곤 820 프로세서를 탑재하고 스마트폰 최초로 6GB 용량의 RAM을 적용했다.

엑스플레이 5는 프로세서와 메모리 뿐 아닌 모든 면에서 경쟁사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긴장시킬 만한 사양을 갖췄다.

5.43인치 QHD(1440 x 2560)에 ‘갤럭시 S7 엣지’와 같은 AMOLED 방식의 커브드 엣지 디스플레이를 탑재하고 알루미늄과 마그네슘 합금의 일체형 바디, 3600mAh 대용량 배터리를 적용했다. 카메라도 소니의 1600만 화소 ‘IMX298’ 메인 카메라에 PDAF(Phase Detection AutoFocus), 손떨림 방지 기능까지 충실하게 갖췄다.

엑스플레이 5도 4GB RAM 하위 모델을 먼저 선보인다. 4GB 모델의 출고가는 약 565달러(약 69만7000원)이며 6GB 모델은 600달러(약 74만원) 이상으로 출시될 전망이다. 역시 80만원대를 호가하는 국내 프리미엄 스마트폰 대비 가격 경쟁력이 높다.

화웨이 'P9'의 듀얼카메라 이미지 <사진=Evan Blass 트위터>

이에 질세라 지난해 연간 1억대의 출하량을 기록하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3위로 떠오른 화웨이도 카메라 성능을 대폭 강화한 ‘P9’을 올해 상반기 중 선보일 예정이다.

2일 벤처비트 등 외신이 공개한 사전 유출 이미지에 따르면 P9은 5.2인치 풀HD 디스플레이에 G5와 같은 후면 듀얼카메라를 적용했다. LG전자도 G5을 공개하면서 135도 광각 촬영이 가능한 듀얼카메라 기능을 전면에 내세웠다.

벤처비트는 P9에 독일 하이엔드 카메라 브랜드인 ‘라이카 카메라(Leica Camera AG)’와 협업한 듀얼카메라 렌즈가 탑재될 것으로 예상했다. 화웨이는 지난달 26일 라이카 카메라와 스마트폰 카메라에 대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밝힌 바 있어 카메라 성능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여기에 P9은 ‘기린 950’ 프로세서와 3GB RAM, 3900mAh 대용량 배터리까지 탑재할 것으로 예상돼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출시될 전망이다.

◆ 차별화 포인트는 ‘가치’… ‘아이폰’의 프리미엄 전략 고려해야

이처럼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높은 사양의 제품을 선보이는 양상은 과거 삼성전자가 ‘갤럭시’ 시리즈에 높은 사양을 적용해 애플의 ‘아이폰’ 시리즈와 경쟁해 온 전략과 일치한다.

고사양을 앞세우고 디자인과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 착실히 완성도를 높여 온 갤럭시 시리즈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한 선례를 볼 때, 가격 경쟁력과 고사양을 앞세운 중국 제조사들도 빠른 속도로 삼성과 LG를 추격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 갤럭시 S7 시리즈와 LG G5가 이번 MWC에서 주목을 받은 이유는 사양보다 소비자들에게 스마트폰을 통해 전하는 ‘가치’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애플이 아이폰 시리즈를 통해 꾸준히 추구했던 방향과도 맞닿아 있다.

갤럭시 S7가 제공하는 ‘삼성페이’, VR(가상현실) 기능 등 부가적인 서비스와 G5의 모듈화 기능 등은 아직 중국 제조사들이 구현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IT분야에서 눈부신 발전을 보이고 있는 중국 기업들의 추세를 감안하면 삼성과 LG는 이 같은 ‘기능적 가치’에 그치지 않는 ‘상징적 가치’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애플이 아이폰의 프리미엄 전략을 유지하며 높은 브랜드 충성도를 갖고 있다는 점이 좋은 예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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