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조채원 기자] 자동차의 역사는 크게 둘로 나뉜다. 자동차를 발명한 칼 벤츠와 자동차를 대중화한 페르디난트 포르쉐가 연 혁신이다. 두 사람은 새로운 흐름을 이끈 점에선 같지만 이후의 행보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고급화를 선택한 벤츠사와 달리 폭스바겐은 시작부터 대중화를 목표로 시작한 ‘국민’ 자동차 회사다.

◇히틀러 나치 정부가 ‘국민차’ 프로젝트 위해 설립

폭스바겐(Volkswagen)은 나치 소속 독일노동전선에 의해 1937년 설립됐다. 독일어로 폴크(Volk)는 국민 뜻하는 말과 자동차를 뜻하는 바겐(Wagen)이 합쳐져 말 그대로 '국민차'를 뜻한다.

1930년대 초반, 독일의 자동차 산업은 여전히 고급 승용차 위주여서 중산층 시민들은 자동차를 소유하기 어려웠다. 1933년 수상에 오른 아돌프 히틀러는 국가 주도의 국민 자동차 제조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성인 2명과 어린이 3명을 태우고 100km/h로 달릴 수 있으며 가격은 1000마르크 이하 자동차를 만들라는 프로젝였다.

페르디난트 포르쉐 박사. [사진=이뉴스투데이DB]

이를 위해 히틀러는 신생 국영 기업을 지원하기로 한다. 이 임무를 위해 포르쉐의 설립자 페르디난트 포르쉐 공학박사가 선택됐다. 포르쉐 박사는 1875년에 태어나 1898년 야콥 로너사를 거쳐 1905년 다임러사에서 엔지니어로 일했다. 포르쉐는 다임러에서 일하는 동안 개발한 경주차와 메르세데스 SSK 로드카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됐는데, 다임러를 떠나 1931년 그의 회사를 차렸을 때 명망이 높았다.

1934년 히틀러는 포르쉐 박사와 만나 즉석에서 비틀 개발의 전반적인 윤곽이 그려졌고 개발을 진행하기로 한다. 프로토타입의 윤곽이 빠르게 그려졌고 1938년 지금의 볼프스부르크에 비틀의 생산을 담당할 공장의 초석이 세워졌다.

히틀러는 새로 개발한 차를 'KdF-바겐'이라고 불렀는데, 이는 노동자를 대변하는 나치운동인 '즐거운 차를 통한 힘(Kraft durch Freude)'의 앞 글자를 따 명명했다. 하지만 히틀러가 전쟁에 비용을 쏟아부은 바람에 이 이름은 오래가지 못했다.

◇전범 기업으로 부도 직전까지 몰리다 ‘비틀’로 기사회생

폭스바겐은 나치에 의해 설립된 회사여서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군용 차량을 제작하고 납품했다. 이로 인해 전범 기업으로 대가를 치러야 했다. 부도 직전에 놓인 폭스바겐은 인수 대상이 돼 미국의 포드와 크라이슬러에 제안이 갔지만, 거절당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전쟁으로 피폐해진 유럽 경제에 비틀 만큼 가성비가 좋은 모델이 없었다. 전후 비틀은 큰 인기를 끌게 돼 이를 토대로 미국 시장에까지 진출한다. 비틀은 미국에서 연간 100만대 이상이 판매됐다. 이후 비틀은 뉴비틀로 이어지다 2017년까지 80년간 생산됐다.

1세대 뉴 비틀(1938-1975). [사진=폭스바겐코리아]

1964년 폭스바겐은 오토 유니언을 인수했다. 아우토 유니온에는 브랜드가 4개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아우디였다. 아우디에서 아우디80을 출시해 성공을 거두고 이를 바탕으로 1973년 폭스바겐 파사트를 개발했으며, 그로부터 2년 뒤엔 아우디50을 본뜬 폴로를 출시했다. 1974년에는 골프가 등장하며 지금의 주요 라인업을 갖추게 됐다.

◇‘골프’를 필두로 세계적인 자동차 브랜드로 도약

폭스바겐 골프 1-8세대. [사진=폭스바겐코리아]
폭스바겐 골프 1-8세대. [사진=폭스바겐코리아]

1974년 독일에서 비틀의 시대가 서서히 막을 내리면서 승용차의 새로운 시대가 펼쳐지게 되었다. 이 새로운 개념의 차는 전륜 구동방식에 수냉식 엔진과 안락함과 실용성을 기본으로 개발됐다. 이차가 바로 세계에서 가장 많이 생산된 모델인 골프이다. 골프를 필두로 폭스바겐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가 됐다.

1991년에는 세아트(SEAT)와 스코다(Škoda)를 인수하면서 멀티 브랜드 전략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1998년부터 부가티(Bugatti)와 람보르기니(Lamborghini), 벤틀리(Bentley)를 인수했다. 2008년에는 포르쉐 박사의 영향으로 공생 관계를 유지하던 포르쉐도 인수하기에 이른다. 이외에도 스웨덴 스카니아 AB 사업에도 함께 참여하게 돼 대형 트럭 분야에까지 사업 분야를 넓혀 전방위 자동차 그룹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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