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영화관에서’ 넷플릭스를 구독하고, 집에서 75인치 UHD 화면으로 감상하는 시대가 됐지만 영화관이란 공간이 주는 특별한 경험까지 가져오지는 못한다. 좋은 영화를 제때 극장에서 즐길 수 있길 응원하는 마음으로 이번 주에 개봉하는 신작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사진=영화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
[사진=영화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

[이뉴스투데이 이지혜 기자] 이상하게 그 옆에만 가면 자신을 조연처럼 느껴지게 만드는 사람이 있다. 물론 주연을 대기업 오너 3세나 얼굴이 출중한 사람만 하진 않는다. 인생에서 자신이 주연이냐, 조연이냐를 결정하는 것은 결국 자신의 느낌이겠다.

요아킴 트리에 감독은 오는 25일 개봉하는 영화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에서 이 문제를 고민해보았다. 감독은 지금 당장 자신의 인생에서 무엇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은 걸까? 마흔 살이 되면서 다양한 관계를 겪는 친구들을 보며 사랑에 대해, 우리의 삶에 대한 환상과 현실 사이의 타협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어졌다.

그렇게 만들어진 캐릭터 율리에(레나테 레인스베)는 의학을 공부하던 스물아홉 살로 자신이 진짜 원하는 걸 찾겠다며 세상으로 나온다. 파티에서 만난 만화가 악셀(안데스 다니엘슨 리)과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이미 성공한 삶을 살고 있는 악셀과 율리에가 원하는 것은 다를 수밖에 없었고 두 사람을 조금씩 어긋나게 한다. 때문에 율리에는 악셀과 연인이면서도 비슷한 나이대의 에이빈드(할버트 노르드룸)와 만남에도 끌린다.

[사진=영화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

“내 삶에서 조연 역할을 하는 것 같아….”

함께 시나리오를 작업한 트리에 감독과 에스킬 보고트는 각본을 마치 문학처럼 12개의 챕터로 만들었다. 인생의 장과 장 사이의 공간이 실제로 보이는 공간만큼 소중하다고 보여주기 위해서다. 어른이 되는 것에 대한 영화지만, 아직 어른이 되지 못했다고 느끼는 어른들을 위한 영화이기도 하다.

트리에 감독은 “율리에의 20대 중반부터 30대 초반까지 몇 년을 문학과 같은 구성으로 만들어 삶을 망라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이 문학적 형식은 율리에가 책에 그려질 법한 드라마틱한 운명을 갈망하고 있다는 점도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사진=영화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
[사진=영화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

그러면서 악셀과 에이빈드와 만남에 대해 타이밍을 변수로 언급했다.

트리에 감독은 “율리에는 착하고, 지적이고, 잘생기고, 배려심도 많은 악셀과 관계에 정착할 듯 보였지만 결국 관계에 만족하지 못했다”며 “그것은 율리에가 자신을 받아들이고 사랑해야 하며 너무 비참하게 느끼지 않아야 할 ‘자기만의 방’을 아직 갖지 못했기 때문이며 진짜 인연이라고 해도 어느 시점에 만나느냐에 따라 어그러질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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