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영화관에서’ 넷플릭스를 구독하고, 집에서 75인치 UHD 화면으로 감상하는 시대가 됐지만 영화관이란 공간이 주는 특별한 경험까지 가져오지는 못한다. 좋은 영화를 제때 극장에서 즐길 수 있길 응원하는 마음으로 이번 주에 개봉하는 신작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사진=영화 ‘배드 럭 뱅잉’]
[사진=영화 ‘배드 럭 뱅잉’]

[이뉴스투데이 이지혜 기자] 지난해 제71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황금곰상을 수상한 ‘배드 럭 뱅잉’은 소재와 작업 방식 두 가지로 주목을 받았다.

먼저 소재 면에서 교사들이 사생활 때문에 학교에서 쫓겨나는 일, 예를 들어 라이브 캠 섹스 채팅, 아마추어 포르노 영상물 업로드 등을 다뤘다.

교사 에미(카티아 파스칼리우)는 남편과 합의 하에 찍은 섹스 비디오가 포르노 사이트에 유출된 사실을 알게 된다. 이를 발견한 학생들 사이에 비디오가 금세 퍼졌고, 곧이어 동료 교사들과 학부모들이 에미를 해임하기 위해 긴급회의를 소집한다. 심판대에 서서 온갖 조롱과 모욕을 당하고 에미는 크게 분노한다.

[사진=영화 ‘배드 럭 뱅잉’]
[사진=영화 ‘배드 럭 뱅잉’]

라두 주데 감독은 “친구들과 오랜 토론 끝에 ‘배드 럭 뱅잉’을 시작했다”며 “우리는 루마니아와 다른 국가들의 실제 이야기들에 대해 논의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친구들과 열렬한 토론을 하면서 비록 주제가 사소하고 얄팍해 보이지만, 그에 대한 반응이 이렇게 강력하다면 그 이면에 훨씬 더 많은 것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 영화는 루마니아를 배경으로 하지만 주제는 이곳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주데 감독은 “나는 교사 에미의 영상이 유출되면서 벌어지는 사건이 동시대 우리가 사는 삶의 모든 것과 연관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현실과 디지털 세계를 오가는 인간으로서 우리의 권리와 자유, 삶의 본성, 상호작용, 사생활과 공적인 삶의 혼합 등에 대해 각자 진중하게 성찰하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사진=영화 ‘배드 럭 뱅잉’]
[사진=영화 ‘배드 럭 뱅잉’]

이밖에 영화 작업 방식에서 직관적으로 눈에 띄는 점이 영화 속 배우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나온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작업한 여타 영화 대부분은 현장 스태프는 마스크를 착용했어도 영화에 출연하는 배우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배드 럭 뱅잉’은 첫 촬영 날, 프로듀서 아다 솔로몬이 모든 영화 촬영장에서 마스크 착용이 의무적이며, 4시간마다 새 마스크와 교환해야 했고, 배달된 샌드위치만 먹어야 한다고 고지했다. 모두가 동의했고 대부분은 비록 피곤했지만 규칙을 존중했다.

[사진=영화 ‘배드 럭 뱅잉’]
[사진=영화 ‘배드 럭 뱅잉’]

마스크 착용으로 인해 때로 긴장감이 형성되기도 했지만, 촬영 동안 모두 감염되지 않고 건강하게 마쳤다.

주데 감독은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위험에 빠트리거나 다치게 할 수 있는 규칙 위반에 반대한다”며 “더위 속에서 12시간 동안 마스크를 쓰는 것은 힘들지만 영화 현장에서 자신의 동료에 대해 존경심을 가지고 일하길 바랐다”고 원칙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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