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영화관에서’ 넷플릭스를 구독하고, 집에서 75인치 UHD 화면으로 감상하는 시대가 됐지만 영화관이란 공간이 주는 특별한 경험까지 가져오지는 못한다. 좋은 영화를 제때 극장에서 즐길 수 있길 응원하는 마음으로 이번 주에 개봉하는 신작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사진=영화 ‘풀타임’]
[사진=영화 ‘풀타임’]

[이뉴스투데이 이지혜 기자] 에리크 그라벨 감독에게 제78회 베니스국제영화제 오리종티 부문 최우수 감독상을 안겨 준 영화 ‘풀타임’을 전주국제영화제 폐막식 상영작으로 만났다. 당시 감독이 직접 내한했기에 서울에서도 GV(게스트 비지트) 프리뷰가 마련돼 후배 기자에게 꼭 보라고 추천했는데 관람 후 “몰입감이 정말 대단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영화 소개에 앞서 후배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풀타임’은 홀로 두 아이를 기르는 워킹맘이 기차로 1시간여 거리에 살면서 광역 통근을 하는 소재의 영화여서다. 후배는 서울에 거주하고 서울로 출퇴근을 하는 싱글 자취생이다. 여자라는 유일한 공통점 외에 전혀 다른 삶을 사는데도 집중하도록 만드는 게 이 영화의 힘이라 하겠다. 같은 처지에 있지 않더라도 공감하게 만드는 연기로 주연 로르 칼라미 또한 베니스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사진=영화 ‘풀타임’]

더 구체적으로 ‘풀타임’ 줄거리를 소개하자면, 쥘리(로르 칼라미)는 파리 교외에 살면서 파리 시내 호텔 룸메이드로 장거리 출퇴근을 하고 있다. 원래는 유통사 마케터였으나 결혼 후 출산과 양육으로 경력 단절이 있었다. 전 남편은 양육비도 제때 안 부쳐주며 무책임하지만, 쥘리는 아이들이 닭장 같은 좁은 공간에 살게 하기 싫다며 스스로 고단한 왕복 4시간 출퇴근을 선택했다. 이런 일상에 위기가 닥친다. 유류세 인상에 반대하는 2018년 노란 조끼 시위로 전국적인 교통 파업이 발생해 대중교통 시스템이 마비됐기 때문이다. 회사에서는 이런 사정을 인정하지 않고, 설상가상으로 고임금에 조건이 좋은 유통 마케터 면접 기회를 얻었으나 연차를 내지 못해 업무시간 중 무단이탈을 감행한다.

[사진=영화 ‘풀타임’]
[사진=영화 ‘풀타임’]

에리크 그라벨 감독은 “나도 쥘리와 마찬가지로 변두리에 산다. 당초 이 영화 시나리오를 시작한 것은 기차 안에서 광역 통근하는 사람들의 고단한 삶을 주목했다”며 “도시에서 멀찌감치 떨어진 곳에서 살면서 더 나은 삶을 획득하기 위해 삶의 도박장에서 고전하는 내 이웃에 대해, 매일 통근 기차 안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홀로 아이들을 키우는 이 여성의 시점을 통해 우리 삶의 리듬과 매일매일 이어지는 일상 속의 투쟁을 보여주고자 했다”며 “나중에 영화를 시작하기 직전 노란조끼 파업이 발생해 이를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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