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영화관에서’ 넷플릭스를 구독하고, 집에서 75인치 UHD 화면으로 감상하는 시대가 됐지만 영화관이란 공간이 주는 특별한 경험까지 가져오지는 못한다. 좋은 영화를 제때 극장에서 즐길 수 있길 응원하는 마음으로 이번 주에 개봉하는 신작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사진= 영화 ‘베르히만 아일랜드’]
[사진= 영화 ‘베르히만 아일랜드’]

[이뉴스투데이 이지혜 기자] 스웨덴 고틀란드섬 북쪽에 위치한 포뢰섬을 영화업계 사람들은 ‘베르히만 섬’이라고 부른다. 잉그마르 베르히만 감독이 대표작 ‘페르소나’(1966)를 비롯해 총 5편의 작품을 연출한 장소이며, 베르히만 감독이 2007년 89세의 일기로 타계할 때까지 노년기를 보냈던 곳이기 때문이다. 우리에겐 ‘헤어질 결심’ 탕웨이와 김태용 감독이 이곳에서 결혼식을 올려 알려졌고, 수많은 영화인이 한 번쯤 방문하고 싶은 영화 성지로 꼽힌다.

오는 8월 4일 개봉하는 영화 ‘베르히만 아일랜드’는 미아 한센-러브 감독이 2014년부터 2019년까지 매년 포뢰섬을 방문하며 시나리오부터 촬영까지 진행했다.

그 시작은 이러하다. 한센-러브 감독은 ‘에덴: 로스트 인 뮤직’(2015) 촬영이 끝난 직후, 예술적 복합성을 가진 한 커플에 대한 이야기를 떠올렸다. 그저 아이디어로만 멈춰서 이야기가 어디로 향해야 할지, 어디에 세워질지 분명하지 않을 때 포뢰섬으로 여행을 다녀온 그레타 거윅을 만났다. 노아 바움백 감독은 포뢰섬을 방문한 후 ‘결혼 이야기’를 집필한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사진= 영화 ‘베르히만 아일랜드’]
[사진= 영화 ‘베르히만 아일랜드’]

한센-러브 감독은 사랑하는 연인이자, 각자 자신만의 세계를 품고 있는 영화감독 커플을 포뢰섬으로 데려왔고, 그들의 경계에 대해 관찰하고 질문하기 시작했다. 연인이 품어야 할 사유와 공유의 경계 그리고 창작가로서 품어야 할 현실과 픽션의 경계를 고민하던 끝에, 두 가지의 구조를 가진 스토리가 탄생했다.

‘베르히만 아일랜드’에서 영화감독 커플인 크리스(빅키 크리엡스)와 토니(팀 로스)가 각자 새로운 작품의 시나리오를 집필하기 위해 잉그마르 베르히만의 포뢰섬으로 향한다. 모든 것이 순조로운 토니와 달리 크리스는 좀처럼 결말로 나아가지 못하고 방황한다. 크리스는 토니에게 의지하려고 하지만, 토니는 크리스와 깊이 소통하려고 하지 않는다. 크리스는 토니와 모든 것을 공유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사진= 영화 ‘베르히만 아일랜드’]
[사진= 영화 ‘베르히만 아일랜드’]

미아 한센-러브 감독은 “잉그마르 베르히만은 인간의 가장 어두운 구석을 관찰했지만, 내가 추구하는 것은 우리 삶 속에 있는 빛을 발견하는 것”이라고 포뢰섬에서 작업을 설명했다.

또한 “스스로를 미약하고, 의존적이라고 여기던 그녀가 존경하는 거장 감독과 사랑하는 동료이자 연인에게서 해방되어 자신만의 창조적인 힘을 발견하고 찾아가는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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