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홈쇼핑 자체 딜커머스 앞광고제작소 대표 이미지. [사진=현대홈쇼핑]
현대홈쇼핑 자체 딜커머스 앞광고제작소 대표 이미지. [사진=현대홈쇼핑]

[이뉴스투데이 최은지 기자] 올해 홈쇼핑업계는 먹구름이 가득했다. 기존 홈쇼핑 타겟층인 TV 시청자 수의 감소로 경영 환경이 어두운 가운데, 유료방송 사업자들에 지불하는 송출수수료 부담은 갈수록 커지면서다. 

21일 TV홈쇼핑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TV홈쇼핑의 방송 매출액 비중은 전체의 49.4%로, 처음으로 50% 밑으로 떨어졌다. 방송 매출액 비중은 2018년 60.5%, 2019년 56.5%, 2020년 52.4%, 2021년 51.4% 등으로 지속 하락세를 보였다. 

이 같은 현상에는 TV 시청자 수 감소가 주효했다.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매체 이용행태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2018년부터 2022년 사이 연령별로 ‘일상의 필수 매체’로 TV를 꼽은 비율이 60대는 72.8%→52.5%, 50대 50.2%→31.8%, 40대 23.8%→9.2% 등으로 변화했다. 

기존 고객층의 이탈은 실적 부진으로 이어졌다. 먼저 롯데홈쇼핑은 올해 3분기 매출이 21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3% 감소, 76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올 상반기 새벽방송 중단이라는 악재를 맞았다가, 지난 8월부터 정상 영업을 재개했지만 적자를 피하지 못했다. 이에 지난 9월에는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을 단행하기도 했다. 

다른 홈쇼핑사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현대홈쇼핑은 3분기 매출이 2551억원으로 7.4% 감소, 영업이익은 무려 68.2% 하락한 93억원을 기록했다. GS샵의 3분기 매출은 10.2% 감소한 2598억원을 기록, 영업이익은 18.7% 감소한 213억원이다. CJ온스타일은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3.2% 성장한 71억원을 달성했지만, 매출은 2.9% 하락한 3003억원이다.

현대홈쇼핑이 KT스카이라이프 송출 중단을 공지했다. [사진=현대홈쇼핑] 
현대홈쇼핑이 KT스카이라이프 송출 중단을 공지했다. [사진=현대홈쇼핑] 

◇송출 수수료 갈등 “터질게 터졌다” 

문제는 송출 수수료가 이러한 업황을 더욱 어둡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송출 수수료는 홈쇼핑사가 유료 방송 사업자에게 지불하는 채널 사용료로, 이들은 매년 매년 관련 협상을 진행하며 갈등을 겪어왔다.

실제 TV홈쇼핑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TV홈쇼핑의 방송 매출액 비중은 전체의 49.4%로, 처음으로 50% 밑으로 떨어졌다. 방송 매출액 비중은 2018년 60.5%, 2019년 56.5%, 2020년 52.4%, 2021년 51.4% 등으로 지속 하락세다. 

이에 반해 지난해 송출 수수료 규모는 1조 9065억원에 달했다. 2018년(1조4304억원) 대비 33.3% 증가한 수치다. 이에 따라 방송 매출액 대비 송출 수수료 비율 또한 2018년 46.1%에서 지난해 65.7%로 급상승했다. 홈쇼핑사 입장에선 상품 판매를 통한 순 매출 중 3분의 2가량이 송출 수수료로 나간 셈이다. 

결국, 올해는 홈쇼핑업계와 유료 방송사업자 간 송출 수수료 갈등이 극에 달했다. 홈쇼핑업계가 일부 유료 방송 사업자에 방송 송출 중단이라는 초강수를 둔 것이다. 홈쇼핑사가 자발적으로 방송 송출까지 중단을 예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해당 갈등은 현재 잠정 보류 상태다. 롯데홈쇼핑은 딜라이브 강남케이블티브이의 송출 중단을 예고했으나 양사 합의로 일단락됐다. 현대홈쇼핑의 경우 KT스카이라이프와 갈등이 있었지만 정부의 개입으로 송출 중단 조치는 보류됐다. CJ온스타일 또한 LG헬로비전과 송출수수료 관련 추가 협상을 진행 중에 있다. 

롯데홈쇼핑이 청년 크리에이터들이 상품 판매를 진행하는 이색 라이브 커머스 '크크쇼핑'을 선보인다. [사진=롯데홈쇼핑]
롯데홈쇼핑이 청년 크리에이터들이 상품 판매를 진행하는 이색 라이브 커머스 '크크쇼핑'을 선보인다. [사진=롯데홈쇼핑]

◇시청자 수 줄고, 송출 수수료는 부담···탈 TV 전략 펼치는 홈쇼핑

시청자 수 감소, 송출 수수료 부담의 공통점에 모두 ‘TV’가 있는 만큼, 홈쇼핑업계는 채널 다변화 전략을 돌파구로 보고있다. 새로운 채널을 확보해 신규 고객을 유입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 것이다. 

먼저 롯데홈쇼핑은 미디어 커머스 컴퍼니를 내세우며 탈TV를 가속화하고 있다. 우선 지난 7월 자체 유튜브 채널 내내스튜디오를 통해 커머스 예능 ‘강남의 덤덤’을 론칭했다, SNS, 모바일 앱 등 멀티채널에서 MZ세대 맞춤 콘텐츠와 상품을 선보이겠다는 전략이다. 더불어 롯데홈쇼핑 IP(지적재산권)인 벨리곰을 필두로 라이선스 사업도 전개한다. 벨리곰 캐릭터는 지난 3년간 2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자체 인플루언서 양성에도 나섰다. 최근 모바일TV 엘라이브를 활용해 청년 크리에이터들이 상품 판매를 전개하는 ‘크크쇼핑’을 도입했다. 크크쇼핑은 롯데홈쇼핑의 인재 육성 프로그램 상생 일자리를 끝 청년 크리에이터들이 직접 나서 패션, 뷰티, 생활, 가전 등 여러 분야 상품을 선보이는 모바일 생방송 프로그램이다.

현대홈쇼핑은 최근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선보였던 딜커머스 콘텐츠 ‘앞광고제작소’를 독립된 채널로 운영하기로 했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예능 특화 채널로 개별 브랜딩을 강화하기에 유리하도록 별도 채널을 개설하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파생 신규 프로그램 론칭, 전략적 제휴 등 콘텐츠 비즈니스 모델을 고도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딜 커머스는 할인 혜택이 제공되는 가격 네고와 상품 판매의 결합을 의미한다. 앞광고제작소에서 할인율이 결정되면, 해당 가격대로 공식 온라인몰 현대H몰과 모바일 라이브커머스 쇼라에서 판매를 진행해 현대홈쇼핑 모바일 플랫폼간 시너지 확대 및 신규 고객 확보를 노리는 전략이다. 더불어 현대홈쇼핑은 앞광고제작소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22일부터 메가박스 전국 90개 지점에서 영화 상영 전 광고도 진행한다. 

GS샵 속옷 MD와 PD 등 직원들이 'VOC인사이트'를 보며 신상품 기획 논의를 하고 있다. [사진=GS샵]
GS샵 속옷 MD와 PD 등 직원들이 'VOC인사이트'를 보며 신상품 기획 논의를 하고 있다. [사진=GS샵]

GS샵은 모바일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강화했다. 지난 3월부터 TV방송과 모바일 앱을 연결하는 ‘크로스 라이브’를 론칭한 것이 대표적이다. 크로스 라이브는 TV와 모바일 고객을 공유함으로써 두 채널 모두 고객층을 확대, 두 채널만이 가진 강점을 연결시킨다는 기획이다. TV는 중장년층이, 모바일 방송은 젊은층이 즐겨본다는 점을 고려했다. 

또 홈쇼핑 업계 최초로 NDI(네트워크 디바이스 인터페이스) 기반 방송시스템을 조성하는 등 기술 고도화에 나섰다. NDI는 네트워크를 활용해 다수의 방송 장비를 제어하거나 영상·음성데이터를 주고받는 프로토콜로, 방송 장비, 공간과 관계없이 물리적 제약에서 자유롭다. 이달 초에는 약 6000만 건의 고객 의견(Voice Of Customers)을 AI 기술로 분석할 수 있는 ‘VOC 인사이트’ 서비스를 정식 오픈했다. 이를 통해 고객 반응을 보다 세밀하게 살피고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CJ온스타일은 ‘채널 간 경계를 허물어 고객 취향을 충족시키는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겠다’는 목표로 원플랫폼 사업 모델을 구체화했다. 원플랫폼은 채널 · 콘텐츠 · 마케팅 · 고객 서비스 등 CJ온스타일이 보유한 모든 밸류체인(Value Chain)을 조합 및 결합해 브랜드사에게는 차별적 가치를 제공하고 고객에게는 새로운 쇼핑 경험을 전달하는 전사 전략 체계다.

일례로, 이전에는 각 채널별로 적합한 상품을 각각 소싱해 프로모션했다면 원플랫폼 사업 이후에는 브랜드 및 제품별로 적합한 멀티 채널 구성을 제안한다. 제품 컨셉에 따라 유튜브 콘텐츠 등을 동반한 콘텐츠 커머스 기획 및 tvN 등 CJ ENM 채널을 활용한 마케팅 광고, 이에 더해 고객 데이터까지 제공하는 것이다.

CJ온스타일 관계자는 “브랜드사에는 그 어느 플랫폼에서도 경험하지 못한 가치를 제공해 만족도를 높이고, 이로 인한 락인(Lock-in) 효과를 기반으로 CJ온스타일의 상품 경쟁력을 확보해 궁극적으로 함께 동반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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