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현대홈쇼핑]
[사진=현대홈쇼핑]

[이뉴스투데이 최은지 기자] 지난해 TV홈쇼핑사와 유료방송사업자 간 송출수수료 갈등이 터져 나온 가운데, 코앞으로 다가온 정부의 첫 중재 결과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홈쇼핑과 KT스카이라이프는 지난해 3월부터 송출 수수료 관련 협상을 진행해왔으나, 자체적으로 합의점에 이르지 못하며 갈등이 극에 달했다. 

결국 현대홈쇼핑은 두 차례 KT스카이라이프에 방송 송출 중단을 예고하는 이른바 ‘블랙아웃’을 결정했고, 이에 KT스카이라이프는 지난해 11월 과기정통부에 대가검증협의체를 가동을 요청했다.

대가검증협의체는 과기정통부가 지난해 3월 ‘홈쇼핑 방송채널 사용계약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사업자 간 협상 기간(8개월) 이후에도 합의가 이뤄지지 않거나, 사업자 한쪽이 협의 종료 의사를 밝히면 계약과 관련한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자동으로 가동된다.

이에 따라 과기정통부는 외부전문가 5인으로 구성된 대가검증협의체를 같은 달 17일 가동했다. 협의체 운영 지침에 따르면 협의체는 구성된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결론을 내야 한다. 이에 시기상 이달 중 결론이 나올 것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단 대가검증협의체 가동 이후 60일이 지난 후에도 결론을 내지 못하거나 필요한 경우 30일 이내로 한 차례 기한을 연장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홈쇼핑이 KT스카이라이프 송출 중단을 공지했다. [사진=현대홈쇼핑] 
현대홈쇼핑이 KT스카이라이프 송출 중단을 공지했다. [사진=현대홈쇼핑] 

◇ 거세지는 송출수수료 갈등

갈등의 배경이 된 송출수수료는 홈쇼핑사가 유료 방송 사업자에게 지불하는 채널 사용료로, 이들은 매년 관련 협상을 진행하며 갈등을 겪어왔다.

TV홈쇼핑협회에 따르면 2022년 TV홈쇼핑의 방송 매출액 비중은 전체의 49.4%로, 처음으로 50% 밑으로 떨어졌다. 방송 매출액 비중은 2018년 60.5%, 2019년 56.5%, 2020년 52.4%, 2021년 51.4% 등으로 지속 하락세다. 

반면에 2022년 송출수수료 규모는 1조 9065억원에 달했다. 2018년(1조 4304억원) 대비 33.3% 증가한 수치다. 이에 따라 방송 매출액 대비 송출 수수료 비율 또한 2018년 46.1%에서 지난해 65.7%로 급상승했다. 홈쇼핑사 입장에선 상품 판매를 통한 순 매출 중 3분의 2가량이 송출 수수료로 나간 셈이다. 

이에 지난해는 홈쇼핑업계와 유료 방송사업자 간 송출 수수료 갈등이 극에 달했다. 홈쇼핑업계가 일부 유료 방송 사업자에 방송 송출 중단이라는 초강수를 둔 것이다. 홈쇼핑사가 자발적으로 방송 송출까지 중단을 예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실제 롯데홈쇼핑은 딜라이브 강남케이블티브이의 송출 중단을 예고했으나 양사 합의로 일단락됐으며, CJ온스타일 또한 LG헬로비전과 송출수수료 관련 추가 협상을 진행 중에 있다.  

다만 송출 중단을 피한 것과 별개로, 송출수수료 갈등은 갈수록 심해질 것이라는 평가다. 한 홈쇼핑업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송출수수료는 TV홈쇼핑사의 실적 등 여러 요소를 감안해 협의를 진행한다. 지난해 대부분의 홈쇼핑사가 부진한 업황에 영업이익 하락세를 보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 올해 협의 과정이 더 험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더 적극적인 정부 역할이 필요하다”

이에 업계에선 대가검증협의체가 향후 송출수수료 대가를 산정하는 데 중요한 선례가 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대가검증협의체가 가동되고 결과를 도출해 내는 것이 처음인 만큼, 그 의미가 남다르다는 것이다. 

대가검증협의체는 TV홈쇼핑사와 유료방송사업자간의 협상 과정에서 사업자들이 자료를 성실이 제공했는지, 불리한 송출 대가를 강요하지 않았는지 등의 수수료 대가 산정 가이드라인을 준수했는지 살펴본다. 

단 대가검증협의체의 결과는 자문의견의 형태로 강제성은 없다. 이에 따라, 양 측이 협상시 고려한 요소 값에 대해 적합성 또는 불합리성에 대해서만 언급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이에 일각에선 정부가 보다 적극적인 중재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실제 국회입법조사처는 최근 ‘방송사업자간 홈쇼핑 송출수수료 갈등요인과 과제’라는 보고서를 통해 “현재 홈쇼핑 시장은 송출수수료 협상이 교착되거나 임시적으로 갈등을 봉합하는 형국이다. 갈등 지속으로 인한 홈쇼핑, 케이블방송의 경영상 위기는 방송시장 생태계 전반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데이터 검증을 실질화하고, 협상이 방송사업자의 재허가·재승인 심사에 반영하는 등 시장에서 합리적인 홈쇼핑 송출수수료 산정과 이에 기반한 사업자간에 협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 역할 및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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