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YMCA 자동차안전센터는 지난 5일 차량 녹·부식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은폐하고 판매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로 혼다코리아를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사진=이세정 기자>

[이뉴스투데이 이세정 기자] 혼다의 '녹(錄)' 논란이 비단 한국만의 문제가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캐나다와 호주, 중국, 말레이시아 등 다양한 국가의 소비자들이 혼다 신차에서 녹이 발생했다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혼다코리아는 지난달 초부터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CR-V'에서 녹이 발생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문제가 제기된 차량 대다수가 올해 5월 이후 판매된 신차였던 만큼, 녹 사태의 파장은 빠르게 확산됐다.

이후 중형 세단인 '어코드'와 준중형 세단 '시빅'에서도 녹이 발견됐다는 소비자 제보가 잇따르면서 혼다코리아의 내수 판매량은 반토막이 났다.

또 시민단체인 YMCA 자동차안전센터는 혼다코리아가 녹·부식이 발생한 것을 미리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차량을 판매했다며 지난 5일 검찰에 고발장을 접수하기도 했다.

혼다코리아는 방청작업과 무상보증 등의 대책을 내놨지만, 소비자들은 교환이나 환불, 공개사과 등을 요구하고 있는 상태다.

현재 회사 측은 미국 공장에서 생산된 해당 차량이 약 2개월 여간의 운송 과정을 거치면서 해풍(바닷바람)을 맞아 녹이 슬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녹' 논란이 일본 혼다자동차가 진출한 다수의 국가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진캡처=호주 온라인 커뮤니티 월풀 포럼>

호주의 대표적인 온라인 커뮤니티 '월풀 포럼(Whirlpool Forum)'에는 지난달에 2017년형 시빅에서 녹이 발생했다는 글과 사진이 게재됐다.

호주 웨스턴 오스트레일리아에 거주하는 이 게시자는 "3주 전에 혼다 시빅 VTI-LX를 구입했다"며 "뒷쪽 창문 윗 부분과 옆부분, 트렁크에서 녹이 발견됐다. 일정 부분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페인트를 갉아먹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보증 여부와 상관 없이 3주 밖에 안된 차에서 녹이 발생한 것이 문제"라며 "딜러와 접촉했지만 이런 (녹) 문제는 처음이라고 했다. 현재 딜러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그들(일본 혼다)이 자신들이 사용하는 것처럼 차를 (잘) 만들지 않는다는 점"이라며 "혼다 호주는 이 문제에 대해 손을 놓고 있고 굉장히 불쾌하다"고 덧붙였다.

<사진캡처=CR-VOC(crvownersclub)>

호주 자동차 미디어 오토가이드닷컴이 운영 중인 'CR-VOC(crvownersclub)'에는 2017년형 CR-V에서 녹이 발생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지난 5월 게시된 '2017년형 신형 CR-V 하단부의 녹?'이라는 글에 따르면 주행거리가 650마일(약 1050km) 정도된 2017년형 CR-V 투어링 차량에서 녹이 발견됐다. 이 글을 올린 게시자는 "조수석 뒷문과 휠 근처를 비롯해 몇몇 특정 부위에 녹이 슬었다"며 신차에서 녹이 발생하는 것이 일반적인지 물었다.

이에 한 회원은 "상태가 좋지 않다. 녹을 제거하고 방청제를 발라야한다"고 조언했다.

<사진캡처= 혼다 시빅 포럼(CIVICX.COM)>

글로벌 혼다 커뮤니티인 '혼다 시빅 포럼(CIVICX.COM)'에도 지난해 11월 한 소비자가 2016년형 시빅 EX-T에서 녹이 발견됐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캐나다 몬트리올에 거주하는 게시자는 "출고 한 달, 주행거리 900km된 시빅의 차량 하부에서 심각한 녹이 발견됐다"며 "과연 정상인가?"라고 작성했다.

해당 글에는 중국인 구매자가 사진과 함께 댓글을 달았다. 중국 샤먼에 거주하고 있다고 밝힌 그는 "운전석 발 아래 부분의 섀시에 녹이 슬었다"며 "당신 것도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말레이시아 조호르바루에 거주하고 있는 한 소비자는 이달 12일 혼다 말레이시아 법인의 공식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CR-V를 인도받은 지 2주가 됐는데 지붕과 후드에 녹이 발생하고 페인트가 닳아 떨어지고 있다"며 "혼다가 품질 경영을 하고 있는 것이 맞느냐"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수입차 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 녹이 발생한 정확한 원인 규명이 이뤄지지 않은 만큼, 속단할 수는 없다"면서도 "일부 국가의 경우 해상이 아닌, 육상으로 배송되고 해상으로 운송하더라도 1달이 채 안걸리는 경우가 있다. 특히 대시보드 내부나 엔진룸의 녹으로 미뤄볼 때 해풍이 원인이 아닐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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