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와 협업 관계인 BMW의 100주년 기념 컨셉카 '비전 넥스트 100' <사진=BMW>

[이뉴스투데이 김정우 기자] 지난 10여년 동안 전자업계의 최대 격전지였던 스마트폰 시장에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업계의 관심은 ‘스마트카’로 불리는 미래형 자동차 산업으로 쏠렸다. 국내에서도 삼성과 LG의 다음 경쟁 무대로 자동차용 전장부품 시장이 떠오르고 있다.

배터리, 디스플레이 등 자동차에 들어가는 전기장치 일체를 포함하는 전장부품 사업에 먼저 뛰어든 쪽은 LG전자로 2013년 VC사업본부를 만든 이후완성차 업체를 상대로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다.

GM에 전기차 구동 부품 공급, 폭스바겐과의 IoT(사물인터넷) 플랫폼 개발 등의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LG전자 자동차 전장부품사업은 지난해 4분기 처음으로 매출 5204억원에 97억원의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또 최근 증권가에서는 LG전자가 2020년까지 약 6조5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이 같은 실적 개선에 발맞춰 LG전자는 투자도 늘리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LG전자의 VC사업본부 투자액은 지난해 2072억원 수준에서 올해 약 3385억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LG전자가 이처럼 발 빠르게 시장 선점을 위해 움직이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도 경쟁에 뛰어들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박종환 부사장이 이끄는 전장사업팀을 신설하고 관련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인포테인먼트, 자율주행 중심으로 초반 역량을 집중하고 향후 계열사 간 협력을 강화하며 역량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 전장사업팀은 아직 조직 구성이 완료되지 않은 시작 단계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나 전통적인 협업 관계인 BMW 신형 ‘7시리즈’를 비롯해 르노삼성 차종에 태블릿을 공급하고 있다. 또 기존에 공급하던 자동차용 반도체, 디스플레이 분야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아직 전장사업 시작 단계라며 말을 아끼고 있지만 스마트폰 등 모바일 사업을 통해 확보한 기존 IT 역량을 감안할 때 미래 스마트카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

미래형 자동차인 스마트카의 핵심은 전기 구동장치와 자율주행, 네트워크 연결성,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이다. 삼성전자는 특히 소프트웨어 기술력을 기반으로 자율주행 기술이나 인포테인먼트용 운영체제(OS) 개발 등에 강점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최근 AI(인공지능) 기술 보유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대폭 늘리며 적극적으로 기술 확보에 나서고 있는 만큼, 이를 활용한 자율주행 기술 구현도 충분히 가능하다.

이 밖에도 삼성전자는 모바일과 가전 등 IoT 제품 개발 경험을 기반으로 스마트폰, 가전제품 등과 모두 연결될 것으로 예상되는 미래 스마트카의 네트워크 플랫폼 구축에도 충분한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이 같은 역량을 바탕으로 언제든지 자동차 관련 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LG전자가 부품 공급 실적 등에서 한발 앞선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언제든지 이를 따라잡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평가는 삼성이 향후 완성차 시장에까지 뛰어들 수 있다는 예상마저 낳고 있다. 삼성전자는 완성차 시장 진출 계획이 전혀 없다고 선을 긋고 있지만 최근 IT기업의 역량이 기존 완성차 업계를 위협할 수 있다는 분석이 이어지면서 삼성의 진출설이 끊이지 않는 것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전장사업이 어디까지 성장할지는 아직 예단하기 어렵지만 자동차에 들어가는 전자장비와 IT기술 비중이 날로 높아지는 추세에서 자동차가 하나의 스마트 디바이스화(化) 될 경우 이들 기업이 관련 시장을 주도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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