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정우 기자] 4천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바둑에서 인간에게 도전해 승리를 거둔 인공지능(AI)은 구글이 인수한 딥마인드라는 스타트업에서 태어났다.

딥마인드와 같이 창의적인 기술을 보유한 신생 기업들은 차별화 기술에 목마른 대기업들이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눈독을 들이는 대상이기도 하다. 스타트업 입장에서도 투자나 인수자를 통해 자사의 기술력을 세상에 알리고 상품화 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인공신경망과 기계학습을 통해 스스로 훈련이 가능한 인공지능 프로그램인 알파고를 개발한 딥마인드는 2014년 구글에 약 4억달러에 인수됐으며 이후 수십 명에 불과하던 사원 수도 200명 이상으로 느는 등 집중적인 투자를 받았다.

◆ ‘미래’에 투자하는 글로벌 기업들

과거 수년 간 구글 뿐 아닌 내로라하는 글로벌 IT기업들은 딥마인드와 같은 기술력 있는 스타트업에 투자해 왔으며 이를 자사의 제품 또는 서비스에 적용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인간의 지능 형성 체계 자체를 코드화한 인공지능 개발에 뛰어든 스타트업 비카리우스는 2010년 창립 이래 테슬라의 엘론 머스크,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등 미국 IT업계 거물들과 삼성, ABB 등으로부터 7000만달러 이상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미 오래전부터 인공지능에 투자해 ‘왓슨’ 등의 성과물을 낳은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달 딥러닝을 기반으로 스마트폰 등에서 문장 또는 단어 자동완성 기능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스위프트키를 2억5000만달러에 인수했다.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의 휠체어 컴퓨터에도 적용된 것으로 알려진 이 소프트웨어는 전 세계 100여개 언어를 지원한다.

역시 인공지능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애플은 지난해 딥러닝 기반의 이미지 인식·판독 기술 보유 스타트업 퍼셉티오와 음성인식 기술 개발 스타트업 보컬IQ를 인수했다. 애플은 자사의 스마트폰 ‘아이폰’ 시리즈 등에 인공지능과 음성인식 기반의 서비스 ‘시리’를 선보인 바 있다.

◆ 삼성전자도 적극적… 지난해 6800억원 투자

국내 기업 중에는 비카리우스에 2000만달러를 투자한 삼성전자가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에 가장 적극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스타트업 투자 자금은 2011년 1800억원에서 지난해 6800억원 수준으로 최근 5년 동안 세 배 이상 늘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체제로 전환한 삼성이 과거 그룹 내 수직계열화를 통해 모든 기술력을 보유하려 했던 노선을 선회해 외부 투자로 경쟁력을 찾겠다는 것이다.

이 자금은 삼성벤처투자에서 조성하는 펀드에 들어가 삼성전자의 인수합병 또는 스타트업 지분투자 등에 사용된다.

6800억원의 투자자금은 반도체 등 부품 기업, 스마트폰 등 완제품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에 각각 2000억원씩 쓰이며 2000억원은 우수한 기술력을 지닌 기업에, 나머지 800억원은 원천기술 보유 기업에 투자된다.

이처럼 여러 분야의 기업에 대한 투자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모아 미래 경쟁력으로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분투자와 함께 스타트업과의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기술력을 배워가는 노선을 택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최근 인공지능, IoT(사물인터넷), 헬스케어, 스마트가 등 미래 기술 관련 기업에 투자를 늘려 지난해 비카리우스를 비롯해 로봇 스타트업 지보, IoT 네트워크 스타트업 필라멘트, 스마트카 플랫폼 개발 기업 빈리, 빅데이터를 통한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다카두 등 20여 곳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아직 삼성의 투자 규모가 구글, 애플 등 경쟁사들에 비해 한참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하고 오히려 글로벌 IT기업들의 국내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공세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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