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다양한 사업 수장뿐 아니라 그룹 총수의 역할도 해내고 있다. [사진=신세계그룹]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다양한 사업을 진두지휘하는 것은 물론 그룹 총수의 역할도 해내고 있다. [사진=신세계그룹/그래픽=김종효 기자]

[이뉴스투데이 김종효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사업 행보는 그야말로 ‘어메이징’하다. 오프라인 위주의 유통업계에서 보란듯이 온라인 유통채널을 성공시켰고, 이베이코리아와 스타벅스 등을 인수하면서 소비자는 물론 업계 관계자들까지 놀라게 했다.

정 부회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밝힌 내용은 유통업계를 들썩이게 했다. 이른바 ‘신세계 유니버스’ 구축의 구체화가 담겼다. 정 부회장은 이를 위해 디지털을 끊임없이 강조했다. 그룹 유통의 중심축을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으로 끌어오겠다는 것이다.

정 부회장은 “우리의 목표는 제2의 월마트, 제2의 아마존도 아닌 제1의 신세계”라며 “올해 ‘온전한 디지털 피보팅’만이 디지털 대전환시대에 승자가 되기 위한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이를 위한 준비와 계획을 모두 마친 상태에서 올해는 ‘오프라인조차 잘하는 온라인회사’가 되기 위해 실천할 차례라고 밝혔다.

특히 정 부회장은 올해 신세계 거래의 절반이 온라인과 연관된 매출이어야 한다면서 신세계만의 디지털 생테계인 ‘신세계 유니버스’를 만들겠다고 선포했다. 그룹의 콘텐츠와 자산을 모두 연결해 고객에게 더 큰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는 목표다.

정 부회장이 ‘신세계 유니버스’를 구축하려는 이유는 분명하다. 고객을 더 오래 신세계의 틀 안에 붙잡아두려는 것이다. 실제로 정 부회장은 “고객의 시간과 공간을 함께 하는 회사가 되어야 한다”며 “온오프라인 구분 없이 고객이 우리의 공간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게 하는 것이 유일한 명제”라고 강조했다.

온라인 중심 유통체제로 가기 위해 중심이 되는 사업은 바로 SSG닷컴과 지마켓이다. 양사 시너지가 충분히 발휘될 때 신세계 온라인 사업이 안정된다는 분석이다. 

신세계그룹 통합 온라인몰인 SSG닷컴은 정용진 부회장 최대 업적 중 하나로 꼽힌다. [사진=신세계그룹]
신세계그룹 통합 온라인몰인 SSG닷컴은 정용진 부회장 최대 업적 중 하나로 꼽힌다. [사진=신세계그룹]

정 부회장의 업적 중 하나이자 미래성장동력으로 꼽히는 신세계그룹의 통합 온라인몰 SSG닷컴은 경쟁 업체들보다 한 발 빠른 움직임으로 큰 성장을 이뤘다. 정 부회장은 2009년 신세계그룹 부회장 자리에 오른 후부터 온라인 사업을 신세계그룹의 새로운 성장동력이라고 강조했다. 야구단 인수 후 구단명을 ‘SSG 랜더스’로 정한 이유도 SSG닷컴의 자연스러운 홍보 효과를 위한 것이다.

정 부회장이 SSG닷컴을 출범할 때만 해도 신세계그룹은 백화점과 대형마트에 각각 온라인몰을 운영하고 있었다. 이를 통합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서비스 질과 잦은 오류로 많은 질타를 받았다.

정 부회장은 이 같은 논란이 불거진 뒤에도 SSG닷컴을 포기하지 않았다. 오히려 신세계백화점, 이마트몰, 트레이더스몰을 하나로 통합해 SSG닷컴의 사업 영역을 확장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우며, 새로운 유통업태를 발굴하고 집중 투자를 통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고객으로부터 기회를 찾고 시대의 변화에 맞지 않은 관행은 떨쳐내고, 시장의 한계를 돌파할 수 있도록 창조와 혁신을 주도해야 한다”고 말해 앞날을 내다보는 혁신을 중시하는 사업 스타일을 엿볼 수 있게 했다. SSG닷컴 물류센터를 지으려다 주민들과 시 반발로 무산되자 전국의 이마트 물류센터를 활용해 물류 인프라를 구축한 발상은 업계가 놀랄 정도였다.

SSG닷컴은 지난해 오픈마켓을 종료한 대신 그로서리, 라이프스타일 등 이미 경쟁 우위를 확보한 핵심 카테고리에 집중한다. 지마켓에 오픈마켓을 집중시키겠다는 것이다. 이는 신세계그룹이 2021년 이베이코리아 인수 직후부터 추진해온 전략이다. 정 부회장은 SSG닷컴과 지마켓의 시너지를 위해 통합 풀필먼트 정책과 거점 공동 활용 방안을 수립하고 있다. 고객 사용 중심으로 플랫폼을 고도화해 AI기반 검색 및 판매자 광고 기능 고도화를 추진 중이다.

정용진 부회장은 스타벅스 지분을 추가 인수하며 한국화하는 데 성공했다. [사진=스벅TV]
정용진 부회장은 스타벅스 지분을 추가 인수하며 한국화하는 데 성공했다. [사진=스벅TV]

스타벅스를 국내화한 것도 정 부회장 최대 업적 중 하나로 꼽힌다.

이마트와 미국 스타벅스 본사는 각각 지분 50%를 출자해 지난 1997년 스타벅스코리아를 설립했지만, 2021년 이마트가 미국 본사 지분 17.5%를 인수하면서 신세계그룹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싱가포르투자청이 미국 본사 지분 32.5%를 인수하면서 미국 본사의 한국 스타벅스 지분율은 0%가 됐다. 

신세계그룹이 한국 스타벅스 최대 주주가 되면서 사소한 운영까지 미국 본사와 협의를 거친 이전과는 달리 빠른 의사 결정이 가능해졌다. 정 부회장의 아이디어도 대부분 반영된다. 실제 종이빨대 색깔이 박스색 같다는 고객 불만이 접수되자 빨대 색을 흰색으로 바꿨고, 재질도 코팅제를 바꿔 음료 속에서 더 오래 버틸 수 있도록 했다. 진동벨 사용을 금지하는 본사 원칙에 맞춰 앱으로 주문하고 알림을 받는 사이렌오더를 개발하기도 했다.

이렇듯 정 부회장의 발상은 남다르다. 사업을 진행할 때 당장의 손익보다 한 발 더 나아가 그룹사 전체를 아우르는 이미지와 시너지를 고려한다. 이런 탁월한 감각 때문에 온라인에서 정 부회장의 별명은 ‘용지니어스(용진+지니어스(천재))’다. 이마트가 지난해 상표권으로 출원해두기도 한 네이밍이다. 별명마저도 추후 그룹사업과 연계시킬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이다. 

이미 정 부회장을 닮은 고릴라 캐릭터 ‘제이릴라’를 활용해 구찌, 톰보이 등과 협업 상품을 출시했고, 베이커리브랜드 ‘유니버스바이제이릴라’를 론칭하는 등 IP 사업까지 뛰어들었다. 작은 것 하나도 극대화하고 발상을 전환해 도전하는 정 부회장의 사업성이 빛을 발했다.

정용진 부회장은 올해 신세계그룹 각 계열사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신세계 유니버스’를 구축할 계획이다. [사진=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은 올해 신세계그룹 각 계열사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신세계 유니버스’를 구축할 계획이다. [사진=신세계그룹]

정 부회장은 그룹사의 많은 사업 부문을 직접 진두지휘한다. 이마트와 스타필드, 면세점, SSG닷컴 등 굵직한 사업을 맡고 있음에도 다른 사업을 끝없이 확장하고 있다. 

놀라운 사실은 이렇게 많은 사업 중 깜짝 놀랄만한 성과를 거둬낸 것이 한두 개가 아니고, 그러면서도 어머니인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대신 대외 활동을 도맡아 하는 등 그룹 총수 역할도 해내고 있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신세계 히어로’라 할 수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정 부회장은 그룹 계열사 시너지와 고객 경험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해 사업을 확장한다. 또 최신 트렌드에 맞게 AI, 빅데이터 등 4차산업혁명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결과를 이끌어낸다. 즐기는 문화에 있어서도 많은 신경을 써 스타필드 등 쇼핑몰을 하나의 테마파크처럼 조성하고자 하는 성향도 독특하다. 화성국제테마파크 조성 역시 오프라인 매장의 경쟁 상대로 테마파크를 꼽아온 것의 연장선”이라고 설명했다.

신세계 관계자 역시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데 거부감이 없고, 오히려 한 단계 발전시켜 적용하는 천재적인 면이 있다. 성과가 나도 안주하지 않고 더 많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아이디어를 낸다. ‘신세계 유니버스’는 이런 정 부회장의 사업 성향이 집결되는 완성판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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