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홍근 제너시스BBQ그룹 회장의 ‘닭 사랑’은 유별나다. 그런 애정이 BBQ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 [사진=연합뉴스]
윤홍근 제너시스BBQ그룹 회장의 ‘닭 사랑’은 유별나다. 그런 애정이 BBQ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김종효 기자] 윤홍근 제너시스BBQ그룹 회장의 별명 중 하나는 ‘치킨왕’이다. 유튜브 ‘네고왕’ 등에 출연하면서 젊은 소비자들이 윤 회장에게 이런 별명을 붙였다. 

윤 회장의 에피소드를 살펴보면 ‘치킨왕’이라는 별명은 결코 과하지 않다. 그만큼 윤 회장의 ‘닭 사랑’은 놀라울 정도다. 매일 닭 한 마리를 먹는다는 얘기가 돌 정도다. 맛을 조사하기 위해 생닭을 먹은 적도 있다. 

윤 회장 집무실에는 닭을 형상화한 장식물이 5000여점이나 전시돼 있다. 해외 출장을 가면 현지에서 가장 맛있다고 하는 닭고기 요리 집을 찾고, 이어 현지 음식 가운데 가장 맛있는 음식점을 방문하고, 백화점을 간 뒤 마지막으로 닭 모형을 파는 골동품 시장이나 기념품 가게에 간다고 할 만큼 닭에 진심이다.

제너시스BBQ의 성장은 윤 회장의 이런 닭 사랑에서 비롯됐다. 하지만 오롯이 닭에 대한 열정 하나만으로 BBQ가 지금처럼 성장한 것은 아니다. 외식업계에선 윤 회장이 BBQ를 필두로 한국 프랜차이즈 업계를 한 단계 발전시키고, 올바른 프랜차이즈 문화를 정착시켰다고 호평한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모든 기업 총수가 마찬가지겠지만, 윤 회장의 BBQ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은 남다르다고 해도 좋을 정도다. 또 프랜차이즈 업계에 대한 자긍심과 책임감이 크기 때문에 BBQ 프랜차이즈에 대한 시너지 효과가 엄청나다”며 “BBQ보다 오래된 치킨 브랜드들이 있고, BBQ가 매년 치킨 매출 1위를 하는 것이 아님에도, BBQ가 치킨 프랜차이즈의 대명사가 된 것은 윤 회장의 업적이 크다”고 평가했다.

윤 회장은 BBQ의 발전과 차별화를 위해 많은 고심을 한다. 1995년 창업 당시 목표로 한 부분도 ‘차별화’였다. 당시까지 치킨집은 호프집과 동일하게 인식됐기 때문에 윤 회장은 어린이와 여성을 타깃으로 한, 깨끗하고 건강에도 좋은 치킨집을 목표로 제너시스BBQ를 창업했다. 비만을 우려해 치킨을 사달라는 아이들에게 3번에 1번만 사준다는 주부의 말에 착안해 기존의 치킨과 기름 자체에서 차별화를 둔 BBQ의 대표 메뉴 ‘황금올리브치킨’을 직접 구상했다.

윤 회장은 실제 BBQ의 발전을 위해 차별화와 더불어 고객 및 가맹점주들과의 소통을 끝없이 강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객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의견을 반영하는 것이 가맹점 매출로 직결돼 결국 가맹점주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경영방침이다.

평일 오후, 송리단길을 찾은 고객들이 BBQ 빌리지 송리단길점에 들어가기 위해 줄서서 기다리고 있다. [사진=제너시스BBQ그룹]
평일 오후, 송리단길을 찾은 고객들이 BBQ 빌리지 송리단길점에 들어가기 위해 줄서서 기다리고 있다. [사진=제너시스BBQ그룹]

◇우수인재 확보 위해 신입사원 연봉 ‘파격인상’···업계도 깜짝

최근엔 MZ세대 고객을 공략하고 있다. 지난해 복합외식공간을 지향하는 프리미엄 플래그십 매장 ‘BBQ빌리지’를 서울 송파에 낸 것은 물론, 인기 e스포츠 ‘리그오브레전드(LoL)’와 협업해 메뉴 등을 참신하게 변경한 ‘빌지워터점’을 출점했다. 지난해 KT와 인공지능(AI) 및 디지털 전환(DX) 분야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주문 방식의 다양화를 도입하기로 했다. 

또 가맹점주들을 위해서 약 2년 간의 준비를 거쳐 ESG 경영 강화를 위한 6대 상생정책 방안을 발표해 기존의 가맹 계약을 수정했고, 다양한 계층의 취업·창업 지원 사업 추진과 외식 프랜차이즈 스타트업 지원 확대, 가맹점과 함께하는 사회공헌 사업 강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윤 회장은 창사 10주년 때 모든 가맹점주를 직접 만나기 위해 전국 순회에 나섰고, 가맹점주들의 자녀를 위한 장학금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가맹점에 각별히 신경을 쓴다. 영업부장 출신으로 현장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어야 하고, 본사와 가맹점 사이 충분한 의사소통이 사업 성패를 좌우한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윤 회장이 치킨업계를 넘어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 전반을 놀라게 한 것은 바로 올해 신입사원 채용을 하면서였다. 제너시스BBQ는 대졸 신입사원 연봉을 지난해 3400만원에서 올해 4540만원으로 33.5%나 인상한다는 파격적인 결정을 내렸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대졸 초임 평균 연봉은 3300만원 수준이다. BBQ가 책정한 신입사원 연봉은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 최고 수준으로, 국내 대기업 신입사원 평균 연봉에 육박한다. 

이 소식이 전해진 뒤 올해 상반기 제너시스BBQ그룹의 공채엔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인 2500여명의 지원자가 몰렸다.

윤 회장은 “잠재력을 갖춘 우수한 인재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해 이런 결단을 내렸다. 업계 최고 대우를 제공해 구성원들이 세계 최대, 최고의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에 근무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는 근무환경 조성을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윤홍근 회장은 가맹점주와의 소통을 중시한다. 윤 회장이 전국 패밀리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제너시스BBQ그룹]
윤홍근 회장은 가맹점주와의 소통을 중시한다. 윤 회장이 전국 패밀리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제너시스BBQ그룹]

◇“BBQ 치킨 먹고 탈나면 20억원 배상”···자신감으로 위기 정면돌파

윤 회장은 BBQ에 대한 믿음과 자긍심을 바탕으로 과감한 승부수를 던져 경영 위기를 정면으로 돌파하곤 했다.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 당시 가맹점주들에게 부담이 되던 환율 상승에 따른 원가 인상분을 본사와 닭고기 공급업체와 나눠가지기로 하면서 고통을 분담했고, 부진한 점포에 지원금을 주며 독려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TV 광고를 재개해 브랜드를 더 적극적으로 알려 BBQ의 상승 동력을 마련하기도 했다. 

조류인플루엔자 파동 당시에도 마찬가지였다. ‘조류독감’이라 불리던 용어 개선에 나서는 한편, 정상적으로 조리된 닭을 먹어도 인체에 무해하다는 것을 앞장서서 강조했다. “BBQ 치킨을 먹고 문제가 발생한다면 20억원을 배상하겠다”는 파격 광고로 이목을 집중시켜 위기에 정면으로 맞섰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 치킨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윤 회장이 ‘치킨값이 3만원은 돼야 한다’는 발언으로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을 때도 다른 치킨업계는 윤 회장을 응원했다. 표현이 강하긴 했지만 치킨업계를 비롯한 프랜차이즈의 고충을 대변하려 했던 의도를 알기 때문”이라며 “한국외식사업협회 상임회장을 맡고 있기도 한 윤 회장은 자신의 브랜드를 키우는 것뿐 아니라, 프랜차이즈 업계의 목소리를 알려야 한다는 책임감도 잘 알고 있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제너시스BBQ 관계자는 “윤 회장의 공격적 마케팅, 정면돌파 성향 등으로 강한 이미지로 기억되곤 하지만, 실제로는 세심하게 가맹점에 신경쓰고 제품 품질을 살피는 타입”이라며 “무엇보다 BBQ 최고의 가치를 BBQ 그 자체에 둔다. BBQ의 의미는 ‘Best Believable Quality’, 즉 ‘최고의 믿을 만한 품질’이다. 그만큼 윤 회장은 최고의 품질을 토대로 BBQ 회사와 가맹점이 모두 성장할 수 있는 방향을 항상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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