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열 정치사회부장
안중열 정치사회부장

24일 밤 영국과 미국, 캐나다 등 5박 7일 순방 일정을 마치고 서울공항에 도착한 윤석열 대통령에겐 순방 성과를 밝히기에 앞서 이른바 ‘막말’ 논란 수습이 시급해졌습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참배 계획이 틀어지면서 발생한 조문 취소, 한미‧한일정상회담 불발 촌극으로 불거진 ‘굴욕외교’ 지적에도 명쾌한 답변을 내놓아야 합니다.

외교‧안보라인 전면 교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에서 어느 시점에 어떤 방식으로 이른바 ‘외교 참사’ 논란에 대통령의 입장이 나올지도 관전포인트가 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대통령실 출근길 도어스테핑(약식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실책에 책임 있는 발언을 할지 대통령실 마이크를 통해 간접 사과를 할지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입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참배 계획이 불발되면서 나온 ‘조문 취소’ 논란으로 이번 순방길의 첫 단추를 잘못 뀄던 윤 대통령은 한미‧한일 정상회담 취소로 스텝은 완전히 꼬였습니다.

2년 9개월 만에 강제징용 배상문제 해결 물꼬가 기대됐던 한일정상회담 불발뿐만 아니라 애초 합의되지도 않았던 양국 정상의 만남 소식이 전해지면서 굴욕외교 논란마저 키웠습니다.

특히 언론을 통해 공개된 국회를 향한 비속어 막말 논란은 숨 가쁘게 진행되고 있던 순방 이슈를 삽시간에 집어삼켰지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최한 ‘글로벌펀드 재정공약회의’를 마치고 회의장을 나서며 “국회(미국 의회)에서 이 XX들이 승인을 안 해주면 바이든이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말하는 장면이 MBC 방송을 통해 여과없이 공개됐기 때문입니다.

대통령실은 다급하게 발언의 대상이 미국 대통령, 미 의회가 아닌 더불어민주당이라고 해명했습니다만, 거세지는 대통령 발언 공세에 ‘바이든’이 아닌 ‘날리면’이라는 김은혜 홍보수석의 군색한 변명은 오히려 기름을 부었습니다.

국민은 망신살이 뻗쳤고 자존감이 훼손됐는데도 말입니다.

국가 생존과 직결된 외교를 준비도 대응도 사후 대처 부실 지적이 괜히 나오는 말도 아니고요.

이젠 대통령의 시간이 왔습니다. 더는 해명이 아닌 인정, 그리고 명쾌한 입장도 필요합니다.

대통령이 취임 후 격의 없는 소통을 위해 야심 차게 준비한 도어스테핑(약식기자회견)이 어쩌면 이번 막말‧굴욕외교의 실책을 지울 수 있는 골든타임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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