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열 정치사회부장
안중열 정치사회부장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100일 기자회견이 이른바 ‘자화자찬식’ 행사로 변질되면서 ‘불통’ 이미지만 키우고 있습니다.

그간 문재인 정부의 ‘보여주기식’ 국정방향에 비판했던 지금의 정부여당은 보여줄 게 없을 정도로 정책 철학이나 방향이 빈약하기만 합니다.

대통령실 출입기자단의 불편한 질문에 대해 대통령의 ‘동문서답’으로 인해 그간 강조해온 소통 의지에도 물음표도 붙었습니다.

기자회견 진행과정도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40분간 예정된 기자회견 시간은 대통령의 국정홍보가 25~25분, 이후 질문‧답변을 포함해 예정된 시간은 10여분을 넘겨 50여분 정도로 진행됐습니다.

기자회견인지 브리핑인지 혼선이 빚어지자 일부 기자들은 “대통령 국정홍보를 듣기 위해 온 게 아닌데 워하나. 그냥 TV시청이나 하자”며 자리를 뜨기도 했습니다.

특히 대통령이 아닌 기자들의 질문을 받던 강인선 대변인이 지목한 언론사를 두고 괜한 오해까지 샀습니다.

현장에서 보면 단언코 각본은 없었습니다만 질문하기 위해 번쩍 든 다수 기자의 손이 무색해졌고, 괜한 ‘사전교감’ 의혹만 남겼지요.

대통령실 출입기자는 물론 TV 라이브 시청자 사이에서 ‘요란했지만 특별한 게 1도 없는 기자회견’이란 지적도 나옵니다.

‘대통령에게 듣는다’는 슬로건이 걸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은 그렇게 시작됐습니다.

논란의 중심이었던 인사 실패엔 “생각하고 좀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지금부터 벌써 시작을 했지만 그동안에 대통령실부터 어디에 문제가 있었는지 지금 짚어보고 있다”는 대통령의 답변은 궁색하기만 합니다.

헌정 사상 첫 시행된 출근길 도어스테핑(약식기자회견)에서 제기됐던 대통령의 답변과 태도 논란에도 개의치 않는 분위기입니다.

도어스테핑이 ‘불통’과 정책 혼선까지 가져오고 있지만, 대통령의 도어스테핑은 계속될 전망입니다.

이날 핵심 질문이었던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에 대한 언급을 회피했습니다만, 그 과정에선 패싱보다는 콘트롤 논란만 키웠습니다.

‘취임 석 달 만에 대통령 후보시절 지지자의 절반이 빠져나갔다’는 한 기자의 질문엔 ‘일희일비’로 답하지 말고 지난 100일을 곱씹어봐야 합니다.

출범 이후 지나온 100일에 반성은 없고 자화자찬에 그쳐서는 안 됩니다. 그래서 되묻습니다. 그게 최선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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