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식이법 시행 D-3…운전자 불만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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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식이법 시행 D-3…운전자 불만 고조
오는 25일 민식이법 시행…어린이 보호구역 내 사고 시 처벌 강화
운전자 과실 0인 경우 적용 안 되지만, 사실상 불가능…거부감 높아
민식이 부모 거짓말 재조명…일부 네티즌 “왜 거짓말 했냐” 실망감 표출
  • 윤진웅 기자
  • 승인 2020.03.22 09:0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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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뉴스투데이 윤진웅 기자] 도로교통법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민식이법) 시행을 앞두고 운전자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고의 책임을 오로지 운전자가 지게 하는 졸속법이라는 의견이 많다.

특히, 어린이 보호구역을 자주 드나드는 교사나 학부모들의 긴장감이 더해진다. 민식이법 1호 위반 대상이 되지 않으려면 차를 이용한 통학 일체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비아냥도 들린다.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오는 25일부터 개정 도로교통법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민식이법)이 시행된다.

이날부터 스쿨존에서 제한속도(시속 30㎞)를 위반해 어린이를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 보험가입에 상관없이 운전자에게 3년 이상 징역을 처한다. 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에는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한다.

민식이법은 지난해 9월 11일 충남 아산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교통사고로 숨을 거둔 김민식군의 이름을 따서 붙인 법률안이다. 당시 9살의 어린 나이로 유명을 달리한 김민식군의 안타까운 죽음에 ‘스쿨존 내 안전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같은 해 12월 24일 공포됐다.

어린이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마련된 민식이법이지만, 운전자들은 이를 두고 악법이라고 불평한다. 대부분 교통사고가 과실에 의한 것인데도 고의적인 사고를 일으킨 범죄자에 대한 처벌과 동일 선상에 놓인다는 이유에서다.

민식이법 적용을 피하기 위해선 운전자의 과실이 0일 경우에만 가능한데, 이 같은 상황은 불가능에 가깝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학부모는 “아침저녁으로 차량을 통해 아이들 통학을 돕고 있는데 아무래도 걱정이 된다”며 “차를 이용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우니 최대한 조심하는 수밖에 없겠다”고 전했다.

5년째 매일 자가용으로 등교시키는 최모씨(40대·남)는 “법을 지켜 거북이 운전을 하고, 횡단보도에서 일단 정지와 신호를 모두 지켜도 부주의한 아이들이 튀어나오면 징역을 피할 길이 없다”며 “아이를 어린이 보호구역 밖에서 등교시키는게 가장 안전(?)한 셈이 됐다”고 비판했다.

어린이 보호구역 인근에 거주하는 한모씨는 “출퇴근 길에 어린이 보호구역을 무조건 지나야 하는데 앞으로 좀 더 조심해야겠다”면서도 “차라리 이사 할 때까지 차를 이용하지 말아야 하는 건 아닌가 생각도 해봤다”고 비꼬았다.

이 같은 민식이법에 대한 지나친 거부감의 원천은 민식이 부모의 과장과 거짓말에서 시작됐다는 점에 있다. 당시 민식이의 죽음을 안타깝게 생각하고 법안에 찬성했던 일부 국민마저도 배신감을 느낀다는 의견이 나온다.

민식이 아버지가 방송에 출연해 당시 사고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캡처=채널A]
민식이 아버지가 방송에 출연해 당시 사고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캡처=채널A]

앞서 민식이 부모는 한 방송에 출연해 “민식이가 좌우를 확인하고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을 때 가해자 차량이 속도를 줄이지 않고, 전방 주시도 안 했다”며 “민식이를 치고 나서 브레이크를 잡지 않고 3m 이상을 달렸다”고 주장했다. 소식을 접한 시청자들과 네티즌은 공분하며 가해 운전자를 강하게 비판했다. 가해 운전자는 결국 구속됐다.

하지만 당시 사고 영상을 담은 블랙박스가 공개되면서 민식이 부모의 주장이 거짓으로 드러났다. 영상 속 민식이는 좌우를 살피지 않고 좌회전 대기 차량 사이에서 갑자기 튀어나왔다. 또한, 가해 차량은 충돌 후 곧바로 급브레이크를 잡았다. 과속도 하지 않았다. 영상 분석 결과 차량의 속도는 23km로 밝혀졌다.

한 네티즌은 “민식이 부모가 방송에 출연해 한 말을 믿고 아내와 국민청원에 동참하고 주변 지인에게도 참여를 독려하는 등 사고차 운전자를 악으로 단정지었다”며 “감성에 치우쳐 이성적인 판단을 잃어버린 저 자신에게 실망했다. 왜 거짓말을 했냐”고 실망감을 표출했다.

사고 현장을 담은 블랙박스 영상. [캡처=JTBC]

민식이법을 놓고 감정 호소에 따른 졸속 법안이라는 비판이 많다. 방송 등으로 급격히 형성된 여론에 의해 결정된 포퓰리즘 기반 법안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지난해 11월 MBC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이 묻는다, 2019 국민과의 대화' 공개방송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민식이 부모에게 빠른 법안 통과를 공개적으로 약속하면서 제대로 된 반대, 수정 의견이 나오기 어려웠다는 전문가의 시각도 있다.

민식이법 위반 1호 발생 상황에 따라 법안 수정 요구가 빗발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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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치치 2020-03-25 15:16:59
좀 심하다;; 나도 자식키우지만...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애기가 튀어나온것을 운전자탓이라고 볼 수 있을까? 30속도 다 지키고 정지까지 했는데 애기가 부딪혔다고 해도 운전자탓인셈이네?

ㅇㅇㅇ 2020-03-25 15:06:18
공개적인 자리에서 눈물 한번에 사실을 왜곡하고도 동정 받아서 법안 통과시키는 유일무이한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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