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학년 등교 개학 앞두고 ‘민식이법’ 사기 주의보
상태바
전 학년 등교 개학 앞두고 ‘민식이법’ 사기 주의보
오는 27일부터 순차적으로 개학…스쿨존 내 사고에 대한 우려 높아
개학 전부터 민식이법 악용 조짐…해당 법 거론하며 금전 요구키도
청와대, 전문가 의견 무시…민식이법 개정 청원엔 “과도하다” 일축
  • 윤진웅 기자
  • 승인 2020.05.22 07: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윤진웅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미뤄졌던 개학이 실시되면서 운전자들의 ‘곡소리’가 전국 방방곡곡에서 울려 퍼질 것으로 예상된다. 민식이법에 의한 가중 처벌 외에도 금전을 목적으로 법을 악용해 접근하는 사기꾼들이 기승을 부릴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개학 전부터 비슷한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민식이법 개정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정부는 변호사, 교수 등 전문가들의 의견에 귀를 닫고 있다. 국민들의 우려 속에 등장한 관련 청원에 대한 답변으로는 “과도한 우려”라는 성의 없는 답변과 함께 “모든 사건을 구체적으로 판단하겠다”는 허황된 해결책을 내놨다.


◇ 오는 27일부터 순차적으로 개학…교사·학부모부터 조심해야


교육부 등 관련 부처에 따르면 오는 27일 고2와 중3, 초등학교 1, 2학년이 등교를 시작한다. 이후 1주일 간격으로 고1과 중2, 초등학교 3, 4학년 등이 등교할 예정이다. 6월 말부터 초중고 전 학년이 정상 등교한다.

본격적으로 어린이 등하교가 시작되면서 교사와 학부모들을 향한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자동차를 이용해 어린이 보호구역을 자주 드나드는 만큼 어린이와 사고 가능성이 커서다.

지난 3월 25일부터 민식이법이 시행되면서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어린이와 차 사고가 날 경우 보험가입에 상관없이 운전자는 3년 이상 징역을 받게 된다. 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에는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내야 한다.

대부분 교통사고가 과실에 의한 것이지만 이는 고의적인 사고를 일으킨 범죄자에 대한 처벌과 동일한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민식이법 적용을 피하기 위해선 운전자의 과실이 0일 경우에만 가능한데, 이 같은 상황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일각에선 '운전자가 조심하면 된다'는 식의 반론도 제기된다. 민식이법 시행 이후 어린이 보호구역 내 사고율이 현저히 줄었다는 주장도 나온다. 형량이 센 만큼 운전자들이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겨울철 바닷가 관광객이 줄었다'는 내용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등교가 미뤄진 상황에서 어린이 보호구역 내 사고율은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등하교가 본격적으로 시작돼야만 유의미한 집계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 “민식이법 처벌 받을래? 돈 내놓을래?” 악용 사례 증가 우려


문제는 이뿐 아니다. 민식이법 악용 사례다. 민식이법을 두려워하는 운전자를 대상으로 현금을 뜯어내려는 범죄자가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많다.

실제로 지난 18일 한문철 교통사고 전문변호사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한문철 TV'에는 스쿨존에서 발생한 사고가 아닌데도 민식이법을 언급하며 합의금을 요구한 부모에 대한 소식이 전해지며 논란이 됐다. 영상 속 사고에는 차량이 골목을 지나가는 도중 한 아이가 식당에서 튀어나와 부딪혀 넘어지는 장면이 담겼다. 

한 변호사는 “이건 살짝 넘어진 정도다. 뛰다가 돌부리에 넘어진 것보다 약하게 넘어진 것”이라며 “할아버지가 사고 피해자였다고 해도 ‘무죄’를 받아야 하는 사고”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당 사고는 절대적으로 운전자에게 잘못이 없다”며 “경찰에 민식이법으로 접수해봤자 ‘공소권 없음’으로 접수되지 않는다”고 했다.

억울한 운전자는 계속해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고의로 사고를 유도하는 듯한 영상들이 유튜브와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올라오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동시에 민식이법 개정에 대한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 청와대 “과한 우려다” 국민청원 일축…전문가 의견은 ‘무시’


하지만 청와대는 이 같은 국민의 걱정과 우려를 외면하는가 하면 변호사, 교수 등 전문가들의 의견들도 무시하고 있다. 민식이법과 관련한 청원에 대해 답변하면서도 "형벌 비례성 원칙에 어긋난다"는 주장에 대해선 "다소 과한 우려"라고 일축했다.

청와대는 지난 20일 '민식이법 개정 요구'에 대한 국민청원에 대해 답변했다. 해당 청원 글은 앞서 35만4857명의 동의를 받으며 정부 관계자 답변 기준인 20만명을 넘었다.

답변자로 나선 김계조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현행법에 어린이안전의무 위반을 규정하고 있고 기존 판례에서도 운전자가 교통사고를 예견할 수 없거나 사고 발생을 피할 수 없던 상황인 경우 과실이 없는 것으로 인정하고 있다"며 "(청원인의 지적은)다소 과한 우려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린이 안전을 지키고자 하는 입법 취지와 사회적 합의를 이해해 주시길 부탁드린다"며 "합리적 법 적용이 이뤄지도록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도로교통공단 등의 과학적 분석을 통해 사건마다 구체적으로 판단해 억울한 운전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청와대 답변은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복수의 교통사고 분석사는 "조금 과장해서 부상의 기준이 목을 잡느냐 마느냐에 달린 게 현실인데, 중구난방인 유권해석 속에서 과실이 없다는 것을 증명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라고 지적했다.

사건마다 구체적으로 판단하겠다는 청와대 답변에 대해선 "스쿨존 사건마다 국가 기관들이 나서 구체적으로 판단을 하겠다는 것인데 이게 얼마나 허황된 소리냐"며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으로 넘어가겠다는 것밖에 안 된다"고 했다.

지난 3월25일부터 시행된 민식이법은 지난해 9월 충남 아산시 소재 한 초등학교 앞 횡단보도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은 고(故) 김민식 군의 이름을 딴 법안이다.

민식이법을 촉발한 가해 운전자는 규정속도를 지켰음에도 지난달 27일 금고 2년을 선고받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비회원 글쓰기 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