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식이법’ 발의 의원 대거 국회 입성…법 개정 물 건너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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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식이법’ 발의 의원 대거 국회 입성…법 개정 물 건너 가나
여당, 당초 졸속법 비판에도 민식이법 강행
여론 수렴해 개정할 경우 비판 인정한 꼴
현실적 한계 인정하고 여야 합의 도출해야
  • 윤진웅 기자
  • 승인 2020.04.21 09: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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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뉴스투데이 윤진웅 기자] ‘정치적인 목적으로 발의된 졸속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민식이법의 개정 추진이 어려울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번 총선에서 여당이 압승을 거둔 가운데 해당 법을 발의한 여당 국회의원들 역시 대거 당선됐기 때문이다.

여론을 받들어 전면 개정이 이뤄질 경우 당초 여당이 입법을 무리하게 강행했다는 비판을 자인하는 꼴이 돼 버린다.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민식이법의 취지와 현실적 법 집행의 한계를 인식하고 국회가 입법과 개정을 면밀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고 책임 운전자에게만 돌려”…민식이법 개정 청원 35만명 돌파


민식이법
민식이법 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청원 인원이 35만을 돌파했다. [캡처=청와대 홈페이지]

지난해 10월 ‘특정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민식이법)’이 제안됐다. △어린이보호구역 내 교통사고 사망 사고 발생 시 3년 이상 징역 △음주운전‧중앙선 침범 등 12대 중과실 교통사고 사망 발생 시 최대 무기징역 등이 골자다.

국회는 같은해 12월 10일 해당 법률안을 가결했고, 지난 3월 25일부터 본격 시행됐다.

막상 민식이법이 시행되자 운전자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커졌다. 사고 책임을 오로지 운전자가 지게 하는 졸속법이라는 의견이 많다.

민식이법 적용을 피하기 위해선 운전자의 과실이 0일 경우에만 가능한데, 이 같은 상황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게 법조인들의 중론이다.

특히, 고의적인 사고를 일으킨 범죄자에 대한 처벌과 동일 선상에 놓인다는 점을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이 같은 이유로 민식이법 개정에 대한 요구가 빗발치며 국민 청원은 현재 35만을 넘어섰다.

해당 청원은 오는 22일 마감된다.


◇ 민식이법 발의 의원 14명 중 12명, 21대 국회의원 당선


민식이법을 제안한 의원 16명 명단. [캡처=의안정보시스템 홈페이지]

국민 청원에도 불구하고 법 개정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해당 법안을 발의한 의원들이 이번 총선에서 대거 당선되며 의석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 등에 따르면, 민식이법을 제안한 의원 16명 중 무려 12명이 21대 총선에서 당선됐다. 불출마자 2명을 제외하면 14명 중 12명이 당선된 셈이다.

민식이법을 대표 발의한 강훈식 의원을 비롯해 기동민·김경협·김병기·김영진·안호영·윤후덕·이상헌·임종성·정춘숙·조승래·조정식 의원 등 12명은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민식이법 발의 국회의원 자격 논란 ‘재점화’


(왼쪽부터) 강훈식, 이용득,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 와중에 해당 법안을 발의한 강훈식 의원 등 3명의 자격 논란도 재점화됐다. 이들 의원이 과거 무면허 운전 등 도로교통법을 위반해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재조명되면서다.

대표 발의자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003년 12월 도로교통법 위반(무면허 운전)으로 벌금 100만원 처분을 받았다. 2011년 8월에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교특법) 위반으로 벌금 150만원을 내기도 했다.

교특법은 12대 중과실을 범해 사람을 다치게 하는 경우 적용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강 의원은 민식이법에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12대 중과실 교통사고 사망 발생 시 최대 무기징역'이라는 조항을 넣었다.

발의를 함께한 같은 당 이용득 의원 역시 1992년 12월 교특법 위반으로 벌금 250만원을 낸 전력이 드러났다. 이뿐 아니라 1994년 3월에는 도로교통법 위반과 뇌물공여의사표현 등으로 벌금 100만원을 냈다. 교통법규 위반을 적발한 경찰관에게 뇌물을 주고 사건을 무마하려고 시도를 했다는 의미다.

조정식 의원은 2000년 7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 측정 거부)으로 150만원의 벌금형을 받았다.

이 같은 전력은 이들 의원의 진정성까지 의심을 받게 만들었다. 당시 법안 발의가 어린이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한 목적이 아닌 그저 선거법 등을 통과시키기 위한 정치적인 목적이었을 뿐이라는 비판이 거세진 대표적 이유이기도 하다.


 “21대 국회, 여야 합의해 개정해야”  


스쿨존 교통사고로 숨진 고(故) 김민식 군의 이름을 딴 '민식이법' 중 하나인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지난해 10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고 있다. 찬성이 압도적인 가운데 반대표 하나가 눈에 띈다.
스쿨존 교통사고로 숨진 고(故) 김민식 군의 이름을 딴 '민식이법' 중 하나인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지난해 10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찬성이 압도적인 가운데 반대표 하나가 눈에 띈다.

일각에선 민식이법 개정이 정치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지만, 시행과정에서 크고 작은 부작용들이 계속해서 나타날 경우 실효성있는 개정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강효상 미래통합당 의원은 "(민식이법이) 논리적으로 과잉입법이라는 것은 대부분 법조인이 공감하고 있는 것"이라며 "과잉처벌 등으로 문제가 되는 특가법 일부에 대해서는 21대 국회의원들이 개정법안을 발의할 것"이라고 했다.

여야가 국민의 뜻을 받들어 합리적인 선에서 처벌을 완화하는 쪽으로 합의 하에 개정하면 된다는 것이다. 강 의원은 특가법 찬반투표 당시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진 1인이다. 민식이법에 반대하면 역적으로 몰리는 사회분위기 속에서도 소신 투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강 의원은 "처벌 내용을 완화하는 개정안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 다만, 오는 5월 말 20대 국회가 끝나는 시점이라 연구한 내용을 바탕으로 의견만 개진할 가능성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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