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이세정 기자] '작은 고추가 맵다'. 옛 속담으로만 그 녀석을 설명하기엔 충분치 않다. 하물며 그 녀석은 더이상 작지 않다. 속담은 탈락이다.

'완벽한 변신에 성공했다'. 이 역시 부족한 감이 없지 않다. 단순히 '변신'이라 칭하기보단, 새로운 차급의 탄생이라는 표현이 맞을 듯 싶다.

'디자인·주행성능·가격 등 모든 면을 압도하는 탈 준중형차, 타의추종을 불허한다'. 사심이 담겼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든다.

국내 준중형 세단 시장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겠다는 포부를 안고 시장에 출격한 그 녀석은 바로 '올 뉴 크루즈'다.

9년만에 풀체인지(완전변경)를 거친 한국지엠주식회사 쉐보레의 '올 뉴 크루즈'는 국내 자동차 시장에 센세이션 일으키고 있다.

어떤 의미에서 '센세이션'이라는 단어를 선택했냐고 묻는다면 "준중형급을 뛰어넘는, 중형차와도 한판승부를 벌일 수 있는 당당함"이 그 이유라고 답한다.

첫 인상은 강렬하다. 매끈하고 쭉 빠진 외관 디자인은 날렵하고 단단하다. 겉보기엔 '이게 준중형차라고?'라는 의문도 생긴다. 넉넉하다는 의미다.

고급스러운 느낌도 충분히 챙겼다. 쉐보레 브랜드 큰형과 작은형격인 임팔라와 말리부의 디자인 디테일을 계승한 덕분이다.

전면부를 살펴보니 쉐보레 패밀리룩을 상징하는 듀얼 포트 그릴 디자인과 함께 길게 뻗은 프로젝션 헤드램프, LED 시그니처 주간주행등이 만나 다이내믹함을 강조한다.

또 보닛이 짧고 실내공간 비율이 높은 '캡포워드 스타일'을 적용해 스포티함을 챙긴 것은 물론, 당당함도 뽐낸다.

기존 모델 대비 전고는 10mm 낮아져 스포츠 세단의 느낌을 한껏 살린 것은 물론, 날렵한 인상도 심어준다.

문을 열고 들여다본 실내는 예상을 뛰어넘었다. 심플하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엄밀히 말하면 '깔끔'하다.

운전자석에 앉아 몸을 이리저리 비틀어봤다. 준중형급이라고 말하기 미안할 정도로 실내공간이 상당히 넓었다.

전고는 낮아졌지만 시야가 답답하다는 느낌은 없다. 기자의 경우 앉은 키가 큰 편이지만, 헤드룸 공간이 넉넉해 불편함은 느끼지 못했다.

실제 올 뉴 크루즈는 기존 모델 대비 휠베이스가 15mm 커졌고 전장은 25mm 늘어났다.

뒷좌석 레그룸 역시 22mm 확장됐다. 중형차급에 버금가는 실내 거주성을 확보한 만큼, 무릎을 바짝 구부려 이동할 필요가 없다.

대시보드와 센터페시아는 간결하면서도 고급스럽다. 센터페시아 중앙에는 8인치의 고해상도 풀컬러 스크린 디스플레이가 위치했다. 그 아래에는 여러 스위치들은 각각 적재적소에 배치돼 있어 잘 정돈된 느낌을 준다.

스트어링 휠의 그립감도 나쁘지 않다. 너무 묵직하지도 가볍지 않고 적당하다.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외관 디자인이나 내부 인테리어가 주는 만족감만으로도 '펀 드라이빙'을 기대하기 충분했다.

이날의 시승코스는 서울 중구 반얀트리 호텔에서 출발해 경기도 양평 중미산 천문대 구간까지 약 71.95km 거리였다.

호텔에서부터 서울을 빠져나올 때까지 답답한 흐름이 이어졌다.

간혹 올림픽대로에서는 질주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기기도 했다. 맛보기식으로 '살짝쿵' 밟아본 가속페달. 기다렸다는 듯 치고나간다. 생각도 못한 반응속도다.

이 녀석의 진면목은 가속페달을 힘껏 밟고 내달릴 수 있는 고속도로와 구불구불한 와이딩 구간에서 발휘된다.

춘천고속도로에 다다르자 본격적인 질주가 시작됐다.

GM의 차세대 1.4리터 직분사 터보 엔진이 장착된 올 뉴 크루즈는 153마력의 최대 출력과 24.5kg.m의 최대 토크를 확보했다.

저속에서부터 고속으로 급가속할때 반응속도는 가히 놀라웠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시간인 '제로백'은 7초 후반대지만, 체감하는 시간은 더 빠르다.

'부아앙' 하고 치고 나가는 기세에 의기양양해진다. 고속에서의 핸들 떨림도 거의 없다. 그만큼 잘 만들어진 차라는 이야기다.  

한계를 보고 싶은 마음에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았다. 녀석 역시 만만치 않다. 밟는 대로 쭉쭉 뻗어나간다.

구불구불한 길이 이어지는 중미산 인근에 도착해 심호흡을 깊게 했다. 도로가 얼지 않았지만 그늘이 진 구간은 미끄러워 보여 집중할 필요가 있었다.

연속으로 이어지는 급커브 구간에서는 단단한 하체가 잘 버텨줬다. 단단한 접지력을 발휘했고 밀리지 않았다.

가속페달을 밟았다 뗐다, 핸들을 꺾었다 풀었다를 연신 반복했다.

어깨가 들썩일 정도로 신이 났다. 코너구간에서 시트는 몸을 감싸줘 쏠림이 없었다. 미끄러짐 없이 원하는 방향대로 잘 따라와 줬다.

오르막길에서 처지는 느낌은 없었다. 이전 모델보다 110kg 경량화를 이룬 덕분인지 머뭇거림 역시 없었다.

이날 실 주행연비는 12.8km/ℓ로, 복합연비 13.5km/ℓ보다 다소 떨어졌다. 급가감속 주행과 과격한 코너링을 고려할 때 나쁘지 않다. 

압도적인 상품력에도 불구, "너무 비싸다"며 가격논란이 빚어지기도 했지만 이제 문제없다.

한국지엠은 이달 초 올 뉴 크루즈의 출시 가격을 트림별로 최대 200만원 인하하며 가격경쟁력까지 확보했다.

전 트림에 신형 1.4 터보 엔진과 3세대 6단 자동변속기를 기본으로 적용한 올 뉴 크루즈의 판매 가격은 ▲LS 1690만원 ▲LT 1999만원 ▲LT 디럭스 2151만원 ▲LTZ 2308만원 ▲LTZ 디럭스 2349만원(부가세포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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