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세정 기자>

[이뉴스투데이 이세정 기자] 소형 스포츠유틸리티(SUV) 시장에서 '제왕', '넘버 원', '최강자' 등으로 불리는 모델이 있다. 쌍용자동차 티볼리다. 

특히 국내 소형 SUV 시장은 '티볼리 왕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개를 갸우뚱 거리는 이들도 있겠지만, 숫자를 놓고 보면 동의할 수밖에 없다.

티볼리는 2015년 1월 첫 출시 이후 약 3년에 가까운 시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월평균 4700여대 이상씩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현재까지 누적 판매량은 15만대로, 국산 소형 SUV 가운데 단연 압도적인 성적이다.

사실 국산 소형 SUV 시장은 2013년부터 형성되기 시작했지만, 연간 누적 판매량이 1만대도 넘지 못하는 별 볼일 없는 시장이었다.

하지만 티볼리가 등판한 해부터 시장 규모는 8만2000여대로 훌쩍 뛰어넘기 시작하더니 올해는 '내수 10만대 돌파'가 예고될 정도로 확대됐다.

티볼리의 광폭적인 흥행은 그동안 소형 SUV 시장 진출을 고민하던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를 자극시키기 충분했다. 두 업체는 뒤늦게나마 각각 '코나'와 '스토닉'을 출시하고 티볼리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

하지만 쌍용차도 후발주자들의 공격을 보고만 있지 않았다. '명불허전' 타이틀을 지키기 위해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인 '티볼리 아머'를 출시하며 전열을 재정비했다.

티볼리 아머는 새로운 디자인을 적용해 상품성을 대폭 끌어올렸고, 주력 트림의 가격대를 낮춰 경쟁력을 챙긴 것이 특징이다. 특히 국내 최초 주문제작형 콘셉트의 스페셜 모델인 '기어 에디션'도 함께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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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최근 서울 강남부터 충남 당진까지 왕복 약 300km 구간에서 티볼리 아머를 시승했다.

'플라밍 레드'에 '화이트' 루프로 포인트를 준 티볼리 아머는 모든 이들의 시선을 끌기 충분했다. 톤 다운된 칙칙한 레드가 아닌, 밝고 경쾌한 느낌이다.

외관은 남성스러운 이미지가 강하다. 기존 모델이 귀엽고 통통한 인상이었다면, 아머는 단단하고 다부지다.

범퍼에 적용된 새로운 디자인이 가장 먼저 눈길을 끈다. '아머'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미식축구 보호구에서 영감을 얻었다.

범퍼 상단에는 크롬라인 몰딩이 새롭게 적용됐다. 무겁게만 느껴질 수 있는 전면부에 포인트를 줘 세련미도 챙겼다.

하늘로 뻗어 비상하는 날개를 형상화한 숄더윙 그릴은 그대로 적용됐다. 헤드램프부터 그릴까지 일화된 선으로 이어져 있어 차체를 더욱 커보이게 하는 효과를 준다.

정면을 바라보니 어느새 긴장감이 느껴졌다. 헬맷을 쓴 근육질의 미식축구 선수가 휘슬이 울리길 기다리고 있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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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면 디자인은 기존 모델과 큰 변화가 없지만, 신규 다이아몬드컷팅휠이 채택돼 더욱 다이내믹한 느낌이다.

기존에 일부 외장 컬러에서만 선택 가능했던 투톤 컬러 사양도 8가지 모든 컬러에서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개성을 추구하는 젊은 고객층을 적극 공략하기 위한 전략이다.

무엇보다 '기어 에디션'은 티볼리 아머의 가장 큰 경쟁력이자 차별점이다. 아웃사이드미러부터 리어 LED 윙로고 엠블럼, 도어스팟램프, 블랙휠, 루프컬러, 데칼 등 다양부한 전용 아이템의 조합해 고객은 '세상 어디에도 없는 나만의 차'를 제작할 수 있다.

티볼리 아머의 전장과 전폭, 전고는 각각 4205mm, 1795mm, 1600mm다. 축거는 2600mm다. 이전 모델보다 전장만 10mm 길어졌고 전폭과 전고, 축거는 동일하다. 하지만 체감상 더욱 커진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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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인테리어의 메인 컬러는 블랙이었다. 단정하면서 세련됐다. 시트와 도어트림 등 인테리어 전반에 퀼팅 패턴이 새롭게 적용돼 깔끔하면서 고급스러웠다.

운전자를 최우선으로 고려한 센터페시아의 구성은 압권이었다.

초보 운전자의 경우 주행 중 디스플레이를 조작하거나 에어컨·히터 등을 키고 끄는데 어려움이 느낀다. 하지만 디스플레이 하단 버튼에 '모드, 설정, 현위치, 목적지' 등이 한글로 적혀있어 처음 운전석에 앉은 사람들도 큰 무리 없이 조작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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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버튼의 경우 한 눈에 조작이 가능할 정도로 단순하게 배열돼 있어 만족스러웠다. 물론 호불호가 갈리지만, 시인성 만큼은 엄지를 들어줄만 하다.

계기판 역시 시인성을 강조한 듯 심플했다.

소형 SUV 최초로 채택된 D컷 스티어링 휠의 그립감이 좋았다. 스포츠카에 주로 사용되는 D컷 스티어링 휠은 하단을 수평으로 처리해 스포티한 감각을 느낄 수 있다.

실내 공간은 소형 SUV답지 않게 널찍했다. 뒷자리에 앉아봤지만 레그룸은 불편함이 없었다.

넉넉한 수납 공간도 강점 중 하나다. 2열 시트를 완전히 접으면 1115ℓ의 공간이 확보된다.

티볼리 아머는 가솔린과 디젤 두 가지 엔진 라인업으로 운영된다.

이번 시승차는 'LX 모델'(디젤)이었다. 아이신(AISIN)사의 6단 자동변속기와 조화를 이루는 e-XDi160 디젤 엔진이 탑재돼 최대 출력 115ps, 최대 토크 30.6kg·m를 발휘한다.

특히 1500~2500rpm 구간에서 최대 토크를 발휘하기 때문에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도심 주행에 최적화된 차량이다.

고속 구간에 들어서 가속 페달을 밟아봤다. 빠르게 앞으로 치고 나가는 맛은 없었다. 하지만 한 번 힘이 붙기 시작하자 금새 속도가 올랐다.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에 대한 응답력도 나쁘지 않았다. 운전자가 원하는 만큼 잘 반응해 줬다. 

디젤 엔진 특유의 소음과 진동은 있었지만, 시속 100km 전후해서는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기분 탓인지 모르겠지만, 이전 티볼리보다 정숙했다.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면서 더욱 단단해졌나 보다.

노면 충격은 어느정도 흡수해 준다. 과속방지턱을 지나가자 너무 크지도, 너무 적지도 않은 충격이 전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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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볼리 아머는 차선유지보조, 차선이탈경보, 긴급제동보조, 전방추돌경보, 스마트하이빔, 자동주행안전시스템, 차량전복방지장치, 경사로밀림방지, 브레이크보조시스템 등 안전한 주행을 돕는 최신 안전 사양이 대거 탑재됐다.

차선을 벗어나면 먼저 '삐삐삐'하는 경고음이 들린다. 이후에도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을 조작하지 않으면 저절로 차선을 유지시켜준다. 또 옆차가 빠르게 끼어들 경우에도 경고음이 울려 운전자의 주의를 환기시켜준다.

소형 SUV치고 너무 똑똑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주차 시 타이어의 방향도 계기판에서 알려줘 고개를 빼지 않고도 반듯한 일자를 맞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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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을 마치고 확인해 보니 연비는 12.5㎞가 나왔다. 공인 연비 14.7 km/ℓ보다 다소 낮지만, 정체가 극심했던 서울 도심 구간을 고려해 보면 수긍할 만한 연비다.

티볼리 아머 디젤 모델의 가격대는 2060만~2420만원대로 책정됐다. 가솔린 모델은 1651만~2242만원대다. 스페셜 모델인 기어 에디션은 가솔린이 2195만원, 디젤이 240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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