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이세정 기자]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타고 거친 오프로드만 달리던 시대는 끝난지 오래다.
유모차나 카시트를 부담 없이 싣기 위해서, 혹은 넓은 시야 확보를 선호해서 SUV를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지고 있다. 물론 '그냥 좋아서' SUV를 구매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는 추세다.
이렇다 보니 "굳이 SUV가 힘이 좋을 필요가 있을까?"는 물음표를 던진 이들이 있다. 고심을 거듭한 이들은 결국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꿨다. 'SUV는 디젤'이라는 일종의 불문율을 깨버리기로 한 것이다.
주인공은 바로 르노삼성자동차다. 기존의 시장 강자가 만들어 놓은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우리만의 놀이터' 만들기에 주력하고 있는 르노삼성은 이번에 '정숙한 도심형 SUV' 시장을 겨냥했다.
르노삼성은 이달 초 중형 SUV인 QM6의 가솔린 모델을 출시했다. 지난해 9월 출시한 QM6의 디자인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가솔린 엔진을 얹어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힌 것이다.
박동훈 르노삼성 사장은 지난 7일 열린 QM6 가솔린 시승 행사에서 "도심에서 타는 차량임에도 불구, 과도한 파워와 지나친 토크가 필요한지에 대해 의문이 생겼다"며 "이에 도심 주행에 최적화된 2.0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정숙한 QM6 GDe를 출시했다"고 설명했다.
QM6 GDe는 2.0 자연흡기 GDI 가솔린 엔진에 일본 자트코사의 최신 엑스트로닉 무단변속기가 장착돼 최고출력 144마력, 최대토크 20.4kg·m의 힘을 낸다. 가솔린 터보 엔진으로 운영되는 경쟁차보다 힘은 약하지만, 정숙성은 최대로 끌어올리기 위해 무지막지막 공을 들였다. 차음 윈드쉴드 글라스(앞유리)를 기본 적용하고 소음 유입 가능성이 있는 차체 곳곳에 다양한 흡·차음재를 추가 보강했다.
무엇보다 QM6 GDe의 가장 큰 장점은 경제성이다. 쏘렌토 가솔린 모델은 디젤 모델보다 75만~130만원, 싼타페 가솔린은 디젤보다 100만~130만원 가량 저렴하다. 반면 QM6는 가솔린과 디젤 모델 가격 차이가 290만원에 육박한다.
높은 연료 효율성도 특징이다. QM6 GDe의 공인 연비는 11.2~11.7km/ℓ로, 경쟁 모델인 현대차 싼타페(가솔린 기준 8.3~9.3km/ℓ)와 기아차 쏘렌토(8.7~9.6 km/ℓ)보다 높다.
우선 외관상의 큰 변화는 없다. QM6가 지니고 있는 '프리미엄 감성품질'은 그대로 품고 있다. 다만 LED 전방 안개등이 추가됐고 1열 컵 홀더의 디자인이 좀 더 편리하게 바뀌었다. 트렁크 공간에는 정장을 넣을 수 있는 매직 플로어가 새롭게 장착됐다. 또 기존에 있던 임시 타이어를 없애는 대신 펑크 수리 키트를 넣어 활용도를 향상시켰다.
르노삼성만의 세로형 8.7인디 터치스크린은 고급스러운 실내 분위기를 만들어 줬다. 터치스크린 조작에 적응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길지 않았고 이내 익숙해졌다.
이번 시승 코스는 인천 연수구 송도동 소재 '경원재 앰배서더 인천' 호텔에서 영종도까지 편도 약 70Km 구간.
시동을 키고 호텔을 빠져나가는 동안 별다른 소음이 들리지 않아 놀라웠다. 에어컨을 끄고 주행하니 QM6 GDe의 정숙성을 크게 체감할 수 있었다. 정숙함을 넘어 고요하기까지 했다.
주행감은 매끄러웠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도심 주행에서도 답답함이 느껴지지 않았다. 잠시 정차한 뒤 출발하는 사이의 초반 반응 속도는 다소 느리다고 느껴졌지만 거슬릴 정도는 아니었다.
도심 구간을 빠져나와 인천대교로 올라섰다. 바람이 심하게 불었지만 풍절음이나 노면 소음은 거의 없었다.
스티어링 휠(핸들)은 단단하게 세팅돼 차체를 잡아줬고 잘 조율된 서스펜션은 코너링과 급제동 시에도 흔들림이 적었다.
에코(ECO) 모드로 놓고 달린 결과 연비는 ℓ당 15.0㎞가 나왔다. 이날 가장 높은 연비를 기록한 시승차는 19㎞/ℓ를 달성했다.
SUV 특유의 거친 매력은 덜 했지만, 정숙성만큼은 단연 최고였다. QM6 GDe은 르노삼성이 포지셔닝한 '정숙한 도심형 SUV'에 잘 부합했다.
QM6 GDe 가격은 ▲SE트림 2480만원 ▲LE트림 2640만원 ▲RE트림 285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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