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CJ그룹 회장은 공격적 인수합병과 콘텐츠에 대한 과감한 투자로 CJ의 폭발적 성장을 이끌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공격적 인수합병과 콘텐츠에 대한 과감한 투자로 CJ의 폭발적 성장을 이끌었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김종효 기자]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2017년 경영에 복귀하며 ‘그레이트 CJ’와 ‘월드베스트 CJ’를 내세웠다. 2030년까지 3개 이상 사업에서 세계 1등을, 궁극적으로 모든 사업에서 세계 1위가 된다는 것이 목표다.

이재현 회장은 이를 위해 CJ 조직을 전면 개편했다. CJ그룹 주요 계열사 핵심사업과 관련 없는 유휴자산 및 비주력 사업부문을 팔거나 정리해 재무건전성을 확보했다. 경영 복귀 다음해인 2018년, CJ그룹 글로벌 경영전략 회의에서 이 회장은 수익성이 악화된 사업에 대해서는 상시적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뜻을 밝혔다.

지배구조 역시 합병법인의 주식 대신 모회사의 주식을 피합병법인 주주에게 지급하는 삼각합병을 통해 지주사 CJ를 정점으로 하고, CJ제일제당과 CJ ENM을 양대 축으로 하는 형태를 완성했다. 

이런 과정에서 이 회장의 전략이 빛을 발했다. 이 회장은 두 가지의 핵심 키워드를 갖고 회사 성장을 이끌었다. 공격적 인수합병과 콘텐츠 강화다.

◇적극적 인수합병, 대한통운 인수전 진두지휘도

애초 CJ가 식품사업을 넘어 미디어, 물류, 홈쇼핑 등 분야로 사업을 확대한 것은 이 회장의 공격적 인수합병 때문이었다. CJ건설, CJ CGV, CJ ENM, CJ오쇼핑 등이 이 회장의 작품이다. 이 외에도 해찬들, 하선정, 신동방, 한일약품을 인수하며 사업을 확장했고, 2011년 대한통운 인수전에선 직접 과감한 베팅을 지시해 포스코를 누르고 인수전 승자가 됐다.

특히 이 회장이 경영 복귀 후 추진한 글로벌 인수합병은 CJ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원동력이 됐다. 이 회장은 CJ제일제당과 CJ대한통운을 중심으로 미국과 유럽을 포함해 선진국의 현지 식품회사 및 물류회사를 집중 인수하는 등 해외 인수합병을 적극 추진했다.

CJ제일제당은 미국 카히키 푸드, 독일 마인프로스트, 미국 슈완스 등을 차례로 인수했다. 미국 냉동식품 기업 슈완스 인수에 들인 금액은 약 2조881억원으로, 당시 CJ그룹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이었다. 

이 회장은 슈완스 인수로 CJ제일제당이 미국 전역에 걸쳐 식품 생산과 유통, 인프라, 연구개발(R&D)의 역량을 갖춘 ‘K푸드 확산 플랫폼’을 확보했다. 이 회장의 식품사업 철학인 ‘한국 식문화 세계화’의 바탕이 되는 셈이다.

CJ대한통운 역시 미국 물류 기업인 DSC로지스틱스를 약 2300억원 인수하면서 CJ제일제당과 CJ대한통운의 미국 유통망 확대 기반이 됐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전략으로 CJ는 식품회사를 넘어 글로벌 콘텐츠 리더로 거듭났다. [사진=연합뉴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전략으로 CJ는 식품회사를 넘어 글로벌 콘텐츠 리더로 거듭났다. [사진=연합뉴스]

◇K컬처에 진심인 CJ, 글로벌 콘텐츠 리더로

이 회장은 지난해 CJ그룹의 중기비전 달성을 위해 컬처와 플랫폼, 웰니스, 서스테이너빌리티 등 4대 성장엔진 분야에 5년 동안 총 20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 회장은 당초 2021년 4대 성장엔진을 발표하며 2023년까지 10조원 이상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불과 6개월 만에 투자 규모를 2배로 늘린 것이다. 그만큼 핵심적인 동력으로 여기고 있다. 

이 중 가장 많은 돈을 투자하는 분야는 컬처다. 이 회장은 컬처 분야에 12조원을 투자해 세계 시장을 겨냥한 웰메이드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하고, 미래형 식품 개발 및 식품 생산시설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CJ는 전 세계에서 K컬처를 가장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는 기업으로 꼽힌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 상품으로 해외에서 기록적인 매출을 거두면서 K푸드의 세계화에 앞서고 있다. CJ제일제당의 식품사업이 내수용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하며 글로벌 기업으로 인정받았다. 비비고는 더CJ컵을 비롯해 미국 PGA 투어 주요 대회 후원사로 참여하면서 브랜드를 알리고 있다. 

영화, 음악, 드라마 등의 발전을 이끌었다는 평도 받는다. ‘콘텐츠 왕국’으로 불리는 CJ ENM은 <기생충>을 비롯한 영화산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전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서 수상하는 쾌거를 거뒀다. 역대 최다 관중을 동원한 영화 <명량>도 CJ 투자 작품이다. 이미경 부회장이 ‘기생충’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 후 이 회장에게 “불가능한 꿈일지라도 언제나 우리가 꿈을 꿀 수 있도록 해줘서 고맙다”고 감사의 뜻을 표할 정도다.

이 회장은 1995년 할리우드 신생 스튜디오인 드림웍스에 제일제당 연간 매출의 20%가 넘는 3300억원을 과감히 투자해 놀라움을 줬다. 이후 CJ는 국내 최초 멀티플렉스인 CGV를 개장했고, CJ그룹은 한국 영화계에 현대적 투자 배급 시스템을 확립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회장은 ‘문화가 없으면 나라가 없다’는 문화보국의 사명감으로 주변의 반대와 지속되는 적자에도 불구하고 문화사업에 대한 투자를 밀어붙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20년 당시 문재인 대통령에게 “대통령께서도 문화콘텐츠를 산업으로 인식해주시고 많은 지원을 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건의하기도 했다.

또 CJ ENM 업무보고 과정에서 <기생충> 성과에 대해 “<기생충>은 세계에 한국 영화의 위상과 가치를 알리고 문화로 국격을 높였다. 문화가 없으면 나라가 없다는 선대 회장님의 철학에 따라 국격을 높이기 위해 20여년 동안 어려움 속에서도 문화산업에 투자했다. 영화와 음악, 드라마 등 독보적 콘텐츠를 만드는 데 주력해 세계인이 일상에서 한국 문화를 즐기게 하는 것이 나의 꿈”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은 “계열사들은 컬처와 플랫폼을 중심으로 기존 사업의 글로벌·디지털 확장을 가속화하게 될 것”이라며 “기본 정신과 철학으로 모두가 잘사는 것과 공정·갑질 불가, 상생은 기본이고 ESG경영에 기반한 신사업으로 미래 혁신성장을 강력히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4대 성장엔진을 중심으로 조직 내 유무형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 회장은 “앞으로 목표는 글로벌에서 범위를 더욱 확장해 전 세계인의 라이프스타일을 이끄는 것”이라며 “과거 CJ는 단지 설탕과 식품을 만드는 제조회사였지만, 다양한 사업 확장을 통해 글로벌 생활문화기업으로 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 팬데믹 시기 오히려 성장을 거듭하면서 놀라움을 줬던 CJ는 영화뿐 아니라 음식 등을 통해 K컬처를 세계에 알리고 있다. 이 회장의 놀라운 선구안과 적극적인 경영 방식이 CJ그룹을 글로벌 콘텐츠 리더로 거듭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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