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신하연 기자] 글로벌 긴축 기조와 러시아‧우크라이나 리스크 등이 맞물리면서 안전자산 선호가 우세한 가운데 원‧달러 환율 고공행진 하고 있다. 원화가치 절감으로 외국인 투자자의 ‘엑소더스(대탈출)’가 가속화되는 이유기도 하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인 투자자는 이달 들어 코스피에서만 4조7893억원가량을 던졌다. 코스닥시장까지 포함하면 순매도 금액은 5조원을 훌쩍 넘는다. 같은 기간 5조7000억원 어치를 순매수하며 물량을 받아내고 있는 개인 투자자의 움직임과는 대조된다.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2091조원)에서 외국인이 보유한 주식(666조원)은 31.86%를 차지하면서 2016년 2월 11일(31.77%) 이후 6년 1개월 만에 최저점을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은 15일 종가 기준 1245원까지 치솟으면서 고공행진 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최고 수준인 1280원(장중 고점 1296원)에 근접하는 모양새다. 이날 하루 만에 1230원대로 내려가긴 했지만, 1240원 돌파는 2020년 5월 25일(1244.2원) 이후 1년 10개월 만에 처음이다.

통상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상대적으로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 한국에 투자한 외국인은 자금을 투매한다. 외국인 자금이 일제히 달러자산으로 몰리는 셈이다.

간밤 미국 뉴욕거래소에서는 국제유가 폭락에 힘입어 주요지수가 일제히 반등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99.10포인트(1.82%) 오른 3만3544.34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89.34포인트(2.14%) 뛴 4262.45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67.40포인트(2.92%) 급등한 1만2948.62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S&P500 지수의 경우 최근 4거래일 만에 첫 상승 마감을 기록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8.32포인트(1.08%) 오른 2649.85에서 출발해 횡보하다가 2659.23(+1.44%)에 장을 마치며 소폭 상승했지만 7거래일째 2600선에서 회복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번 엑소더스가 올해 코스피 시장 하방 압력에 미칠 장기적인 영향이 우려되는 이유기도 하다.

미 연방준비제도. [사진=연합뉴스]
미 연방준비제도. [사진=연합뉴스]

현지시간 16일로 예정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도 고강도 긴축 통화정책이 유력해진 가운데 장기적으로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의 달러 이탈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기준금리의 0.25%포인트(25bp) 인상 전망이 우세하지만, 연준이 이른바 빅스텝(50bp 인상)을 결정할 경우 코스피는 주중 2500선까지 하락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발표된 미국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7.9%로 1980년대 오일쇼크 이후 최대 상승률을 경신했다. 제롬 파월 의장도 최근 “인플레이션이 2%를 훨씬 웃돌고 강력한 노동시장으로 인해, 우리는 이달 회의에서 연방 금리의 목표 범위를 올리는 게 적절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전 세계 주요국의 금융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의 디폴트 우려도 투자심리 위축 원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러시아는 현지시간 16일까지 달러 표시 채권에 대한 이자 1억1700만달러(한화 약 1454억원)를 지급해야하고, 오는 31일까지 상환해야 하는 달러 이자 및 원금은 총 7억3000달러다.

러시아 주식시장은 지난달 24일부터 휴장하고 있다. 같은달 28일 이후 러시아 채권 거래도 정지된 상태다. 3월 이후 러시아의 외화 채권 디폴트 가능성이 확대되면서 글로벌 신용평가사는 일제히 러시아 국가신용등급을 강등 조치하고 있다.

러시아에서 손실을 본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신흥국 투자를 철회할 경우 신흥국 주가와 환율이 출렁일 가능성도 있다. 한국도 신흥시장으로 분류된다.

나정환 케이프증권 연구원은 “러시아 디폴트가 현실화되더라고 1998년 러시아 금융위기 때와는 다를 것”이라며 “러시아는 서방국가 금융 제재로 인해 약 3000억달러 규모의 자산이 동결됐다고 발표했는데 동결되지 않은 나머지 외환보유액으로 3, 4월에 지급해야하는 이자 및 원금인 28억6000달러를 지불할 수 있으며 글로벌 시스템 위기로 전이될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