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5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신하연 기자] 대형 악재를 줄줄이 앞두고 국내 주식시장이 긴장하고 있다.

주요국의 금융제재에 따른 러시아 디폴트 여부와 오는 16일(현지시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발표에 따라 당분간 글로벌 증시가 큰 폭으로 출렁일 전망이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2645.65) 대비 15.34포인트(0.58%) 내린 2630.31에 출발해 하락폭을 키우며 2622.22로 장을 마쳤다.

6거래일째 2600선에서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코스피는 이달 들어서만 3%가까이 빠졌다.

지난 밤 미국 증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회담 기대로 상승 출발했으나 FOMC를 앞둔 경계감에 국채금리가 급등하자 기술주 중심으로 낙폭을 키웠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31.20포인트(0.74%) 하락한 4173.11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262.59포인트(2.04%) 떨어진 1만2581.22로 거래를 마감했다.

다만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05포인트(0.00%) 오른 3만2945.24로 장을 마쳤다.

러시아 채무불이행(디폴트) 여부는 달러 표시 채권에 대한 이자 1억1700만달러(한화 약 1454억원) 지급 만기일인 오는 16일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이를 지급하지 못하더라도 30일의 유예기간이 주어지지만 4월 15일에도 상환하지 못하면 최종 디폴트 처리된다.

현재 러시아 정부는 국채 이자와 원금을 상환할 자금력은 있지만 서방 국가들의 금융 제재로 달러 자금에 접근할 수 없는 상태다.

전쟁 장기화에 따른 원자재 가격 급등, 인플레이션 확대 가능성과 맞물리면서 연쇄적으로 글로벌 투자 심리 악화가 우려되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러시아 디폴트가 국제 금융시장에 미치는 타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기관이 러시아 국채를 많이 보유하고 있거나 러시아 정부의 디폴트가 러시아 기업들의 디폴트로 이어질 경우 위기가 초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광열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러시아 정부가 발표한 루블화 상환이 채권 발행시 합의된 조건에 부합 하지 않는 이자 및 원금 지급 방식일 경우 이는 어떠한 사유와 형태를 막론하고 계약 불이행”이라면서 “러시아 정부는 공표문을 통해 상환 이행을 주장하고 있지만, 서방의 투자자 및 글로벌 신용평가사의 시각은 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주요 신용평가사가 러시아의 신용등급을 디폴트 직전 단계까지 강등한 가운데 러시아와 관련한 지정학 및 금융 관련 리스크에 가장 민감한 유럽 주식시장은 직전 고점 대비 20% 넘게 하락한 상태다.

이미 관련 리스크가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됐지만, 이번 주 한 번 더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2일(현지시간) 하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증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2일(현지시간) 하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증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현지시간 15~16일로 예정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FOMC 결과도 관건이다.

미국 2월 소비자물가(CPI)가 7.9%로 고점을 갱신, 1970년대 오일쇼크 이후 40년 만에 최고 수준을 이어가면서 고강도 긴축적 통화정책 가능성도 커졌기 때문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상승도 공급 측면 마찰에 의한 인플레이션을 가중시키고 있다.

글로벌 긴축기조에 속도가 붙고 있는 가운데 한국에서는 늦어도 오는 5월 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의 0.25bp(1bp=0.01%) 금리 인상이 유력하다.

주요국 가운데 영란은행(BOE)이 가장 먼저 정책금리를 0.10%에서 0.50%로 올린데 이어 유럽중앙은행(ECB)도 자산매입 종료 시점을 3분기로 앞당기고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위험자산 회피심리에 따라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상대적으로 원화가치가 절감된 만큼 국내 주식시장에서의 외국인 자금 이탈도 우려된다.

지난 14일 하루 새 10원 넘게 오르며 1240원을 돌파한 원·달러 환율은 이날 장중 1244.40원까지 오르면서 2020년 3월 24일(장중 1265.00원) 이후 2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다만 일각에서는 주식시장에서의 악재는 전망이 이미 주가에 반영되고, 오히려 현실화됐을 때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주가의 일시적 반등을 기대하기도 한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주 진행될 악재의 현실화에서 주식시장이 빼따꼼쁠리(악재의 기정사실화에 주가가 하락하고 그것이 현실화되면 주가가 상승하는 것)를 따른다면, 주식시장의 일시적 반등을 기대해 볼 수 있다”면서 “물론 기조적인 관점에서 주식시장의 하락 압력은 여전하지만, 상반기 한 차례 베어마켓 랠리가 나타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