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왼쪽은 홍콩레스토랑 타이힝, 오른쪽은 위부터 청키 디저트, 크리스탈제이드 딤섬, 타이힝 차슈. [사진=이지혜 기자]

[홍콩=이뉴스투데이 이지혜 기자] 요리 예능 프로그램이 흥성하고, 여행 인스타그램에 음식 사진이 넘쳐나는 요즘이다. 하지만 막상 내가 다녀올 여행지 동선을 짜다보면 먹는 문제를 정하기가 쉽지 않다. 콕 찍은 유명 맛집은 유독 여행지와 거리가 있어 일부러 움직여야 하고, 그렇더라도 또 처음 가보는 곳인데 꼭 내 입에 맛있으라는 법은 없어서다.

7월 초 홍콩을 다녀왔다. 이번 여행 테마는 최근 유행하는 뉴트로와 찍기만 해도 화보가 되는 사진을 얻을 수 있는 곳이었다. 이렇듯 장소 위주로 움직이다보니 각 장소에서 식사 때나 지친 다리를 쉬워줘야 할 때 쉽게 발을 옮길 수 있는 곳들로 찾았다. 이왕이면 비단치마, 동시에 홍콩 현지인들이 즐겨찾는 맛집과 홍콩적 특색이 있는 음식점을 방문하려고 노력했다.

이하 소제목에 있는 여행명소에서 뭔가 먹어야 한다면 이 리스트를 활용해보길 추천한다.

◇침사추이:하버시티·1881·스타의거리·스타페리선착장

홍콩여행의 스테디셀러 구룡반도 침사추이에서는 홍콩인들이 일상적으로 즐기는 대중 음식점과 디저트 가게 방문을 추천한다.

쇼핑몰 하버시티 내 음식점 타이힝은 베이징오리구이나 하이난치킨라이스와 같은 고급요리를 캐주얼하게 맛볼 수 있는 곳이다. 달달한 소스와 육수가 어우러진 밥에서 광동식 요리 매력도 느낀다. 더위와 피로 가운데 입맛을 돋우는 음식들이기도 하다. 홍콩 내 60개 매장이 있어 어디서든 쉽게 먹어볼 수 있어 더 좋다.

국내에도 들어와 있는 프랜차이즈 크리스탈제이드도 캔톤로드에서 찾기 쉽다. 한국보다 20~30% 저렴한 가격으로 샤오롱바오와 탄탄멘 등을 먹을 수 있는 점도 신난다. 딤섬류는 한국 매장과 맛 비교도 해보고, 홍콩 현지식을 1~2개 추가해 먹어보는 재미도 더해진다.

홍콩을 비롯한 동남아 지역은 아열대 기후에 지치기 쉬운 만큼 빙수와 망고, 코코넛 등 열대과일로 기분 좋아지는 디저트가 발달해 있다. 마찬가지로 국내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는 허류산(후이로우산) 외에 지역 빙수전문 체인 청키도 추천한다. 나단로드점을 밤에 찾았는데 줄도 서 있고 떠들썩한 분위기가 흥겨웠다.

몽콕 레이디스마켓과 템플스트리트 주변 맛집. 사진 왼쪽은 위부터 타이거슈가 흑당버블티, 페이제 꼬치, 호몽콕 어죽, 오른쪽은 위부터 탐자이삼고 마라탕, 미도카페 인기 메뉴들.[사진=이지혜 기자]

◇센트럴:IFC·란콰이퐁·소호·타이퀀·H퀸

센트럴은 무조건 발품을 많이 파는 곳이다. 특히 쇼핑보다 발목 피로도가 한층 높은 갤러리투어를 한다면, 시간 아깝다 여기지 말고 잘 쉬워줘야 퍼지지 않고 최상의 컨디션으로 즐길 수 있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테이크아웃잔 사진만 봐도 “너 홍콩 갔어?”라고 질문하게 하는 %아라비카커피도 한 잔쯤 마시고 오면 좋겠다. IFC몰 내에 있다. 소호에 위치한 NOC 커피 1호점도 최근 새롭게 뜬 공간이다. 2011년 ‘그랜드 바리스타 챔피언십’에서 라테 챔피언을 차지한 두 친구가 창립했다. 카메라어플을 절로 켜게 만드는 라떼 아트와 고소한 우유맛과 원두풍미가 잘 어우러진 향긋한 플랫화이트가 맛있다.

시장 골목과 란콰이퐁 등으로 이동하다보면 길거리 가게들이 보인다. 홍콩말로는 ‘다이파이동’이라고 불리는 이곳에서 파는 밀크티와 국수는 무척 저렴한 반면 기대 이상의 맛을 느낄 수 있다.

도회적인 공간인 센트럴에 갔다면 좀 더 격식 있는 레스토랑에도 도전해보자. 홍콩은 저렴한 인건비와 식재료 값 덕분에 다른 국제도시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고급레스토랑을 즐길 수 있는 ‘가심비’ 지역이다. IFC몰 내에 있는 레스토랑 SHE는 광동식 볶음밥, 달달한 간장소스의 깊은 맛에 부드러운 육질의 차슈 등이 맛있다.

홍콩섬 센트럴. 왼쪽은 위부터 NOC커피, 노점가게 '다이파이동', 오른쪽은 H퀸에루프톱에 위치한 바 피크닉, NOC 아트라떼, 피크닉 칵테일. [사진=이지혜 기자]

◇몽콕:레이디스마켓·운동화거리·템플스트리트마켓

구룡에서 조금만 위로 올라가면 홍콩인 거주지역이 시작된다. 그 가운데 몽콕은 일상과 쇼핑, 외식이 어우러진 곳이다. 여기에 옷과 소품을 주로 많이 파는 레이디스마켓과 운동화거리, 가죽제품과 시계를 많이 취급하는 템플스트리트 야시장 등 쇼핑 스폿도 있어 여행객들도 빼놓지 않고 찾게 되는 곳이다.

레이디스마켓 가까이에 위치한 호몽콕은 볶음국수와 우육면, 완탕, 어죽 등 홍콩 일상식이 맛있는 집이다. 길건너에 대만 흑당버블티 카페 타이거슈가와 꼬치집 페이제가 눈길을 끈다. 타이거슈가는 30분 이상씩 대기해야 하는 한국과 달리 줄이 없어서 뭔가 이득보는 것 같은 기분이다. 음료 한 잔 가격은 한국 4900원과 비슷한 수준인 30홍콩달러(4500원)다. 반면에 페이제는 이 거리에 있는 다른 꼬치집과 달리 30~40여명이 늘 줄 서서 사먹는 곳이다.

레이디스마켓 시작점 인근에 위치한 탐자이삼고는 마라탕 육수와 운남식 쌀국수를 조합한 국수집이다. 33홍콩달러(5000원)면 한국 마라탕집에서 2만원 정도를 지불해야하는 내용물까지 호화로운 국수 큰 한 그릇을 준다.

템플스트리트 쪽에서는 미도카페가 단연 에이스다. 2층 건물인 이곳은 타일과 1950년 스타일 테이블 등이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홍콩식 버터토스트, 마카로니토마토수프, 망고사이다 , 밀크티 등 일상적인 차찬탱 메뉴지만 독자적인 맛의 내공을 느껴볼 수 있다.

홍콩 풍경. 사진 첫줄 위부터 센트럴 과일 가게, 홍콩 자라젤리, 가운데 줄 위부터 빈티지숍, 아래는 구룡반도 스타의 거리 야경, 오른쪽은 삼수이포 아파트. [사진=이지혜 기자]

삼수이포:메이호하우스·압류스트리트·페이호스트리트

침사추이나 소호거리로 대표되는 홍콩 풍경 사진 주류에 최근들어 옛날식 저층 소형 아파트와 70~80년대 옛 주거모습을 담아낼 수 있는 삼수이포가 새롭게 가세했다. 재래시장 등도 사진 촬영하기에 매력적인 이미지로 여행객을 유혹한다.

이곳에는 미쉐린 원스타를 받은 홍콩 딤섬가게 팀호완 본점이 있다. 소고기계란 토스트가 유명한 선항유엔도 명소이며, 두 가게 모두 삼수이포역에서 가깝다. 걷다가 지치면 소살리토 등 빈티지한 감성을 자극하는 올드 카페 들어가 잠시 시간감각을 잃어버리는 것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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