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文정부, 변해야 내년 총선도 기약할 수 있다
상태바
[데스크칼럼] 文정부, 변해야 내년 총선도 기약할 수 있다
  • 안중열 정치사회부장
  • 승인 2019.04.04 12: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남 창원 성산과 통영·고성 두 곳에서 치러진 4·3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진보진영과 보수진영 간 대결은 수치상 1대 1이지만 사실상 자유한국당 승리로 마무리됐다.

황교안 대표 체제에서 첫 선거를 치른 한국당은 전통적 텃밭인 통영·고성에 가볍게 깃발을 꽂은데 이어 애초 ‘진보 정치 1번지’로 분류되면서 절대적 열세 지역인 창원 성산에서도 초박빙 승부를 펼치며 강력한 존재감을 심어줬다.

보궐선거에 ‘올인’한 한국당 입장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싸늘하게 식은 PK민심을 일정 정도 되돌렸을 뿐 아니라 보수 세력 결집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 지역경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 투기 논란, 장관 후보자들의 낙마로 등 돌린 민심을 업고 대치정국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개표 막판 역전을 허용하며 석패하기는 했지만 고 노회찬 전 정의당 의원 지역구였던 창원 성산에서 초반 열세를 뒤집고 정의당 후보와 수백표차 접전을 펼치는 의미 있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역대 선거에서 공장과 노동자가 많아 PK 지역 중에서도 유독 고전을 면치 못한 창원 성산에서의 선전을 바탕으로 ‘좌파정권 실정론’을 앞세운 공세가 가능해졌다.

신임 당 대표 취임 후 첫 선거를 비교적 무난하게 이끈 황 대표의 리더십도 공고해질 전망이다. 축구장 유세 논란을 극복하면서 황 대표의 당내 입지도 다져질 것으로 보인다. 황 대표는 정부의 경제 실정과 인사 실패 등을 집요하게 파고들며 보수진영 구심점으로의 자리매김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에 가뜩이나 ‘인사 파동’ 여진으로 수세에 몰린 민주당은 무승부라는 결과에도 불구하고 깊은 내상을 입었다. 집권당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양보한 후보 단일화 승부수가 ‘자충수’가 될 뻔했다. 민주당은 나머지 통영·고성뿐만 아니라 기초지자체 3곳에서 모두 패했다. 사실상 민주당은 건진 게 아무 것도 없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민주당은 창원 성산에서 후보 단일화한 정의당 여영국 후보가 접전 끝에 막판 극적으로 역전하면서 한숨을 돌렸지만, 보수 텃밭인 통영·고성에서 완패하면서 냉혹한 부산·경남(PK) 민심을 다시 확인했다. 특히 이번 선거가 내년 총선의 성패를 좌우할 PK 민심을 미리 살펴본다는 점에서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통영·고성은 한국당 승리가 예상되긴 했지만 정점식 후보 득표율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양문석 후보의 성적표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제20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한국당 후보가 무투표로 당선된 지역인 만큼 쉽지 않은 승부를 예상하긴 했지만 이 정도의 결과가 나오리라고는 예상치 못했기 때문이다.

정의당 텃밭으로 여겨진 창원‧성산에서도 정의당에 양보한 후보가 막판 역전에 성공했지만 진땀을 흘려야 했다. 이번 보선으로 내년 총선 최대 격전지로 점쳐지는 PK에서 우위를 차지하려한 민주당으로서는 뼈아픈 결과다. 여야 대치 상황과 인사 파동 등을 바라보는 PK 지역 민심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집권 중반기 국정 운영 동력이 필요한 문재인 대통령으로서는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문재인 정부는 더 늦기 전에 변해야 한다. 보궐선거의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야당과의 대치가 아닌 협치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 당장 2기 내각 구성부터 국민 눈높이에 맞게 재검토해 국정 동력의 불씨를 살려야 진짜 승부처인 내년 총선을 기약할 수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비회원 글쓰기 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