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2세대 퀀텀닷 'SUHD TV' <사진 제공=삼성전자>

[이뉴스투데이 김정우 기자] 삼성전자가 글로벌 TV 시장에서 10년째 1위를 달성하면서 ‘SUHD TV’의 경쟁력이 부각되고 있다. 소비자 사용 환경에 맞는 제품 완성도를 통해 업계 1위 자리를 굳히고 있는 것.

시장조사기관 IHS 발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전 세계 TV 시장에서 연간 매출기준 27.5%, 수량기준 21.0%의 점유율로 매출과 수량에서 모두 1위를 달성했다.

이는 삼성전자가 처음으로 일본 소니를 제치고 세계 TV 시장 1위에 오른 2006년 당시 점유율(매출 14.2%·수량 10.6%)에 비해 2배가량 확대된 성과다. 이후 삼성전자는 지난 10년간 한 차례도 놓치지 않고 매출과 수량 모두 1위를 기록했으며 이 기간 전 세계에 판매된 삼성 TV는 약 4억2700만대에 달한다.

지난해 소비자 가전 박람회 ‘CES 2015’에서 처음 선보인 삼성 SUHD TV는 삼성전자의 1위 수성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TV라는 제품 사용 환경에 가장 적합한 기술을 선택한 결과다.

SUHD TV는 현재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로 떠오른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방식 대신 ‘퀀텀닷(양자점)’ 기술을 적용한 제품이다.

퀀텀닷 디스플레이는 받은 에너지를 방출하는 양자점 특성을 이용해 높은 색재현율과 휘도를 구현하는 방식이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에 주로 적용되는 OLED 디스플레이가 대화면 구현에서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한계를 기존 제품의 성능을 비약적으로 향상시켜 메우고 있는 것.

우선 디스플레이 측면에서 TV 사용 환경은 스마트폰 등의 그것과는 차이가 있다. 한번 화면이 켜지면 보통 수 시간 이상 연속 시청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화면을 자주 껐다 켰다 하는 스마트폰과는 다르다.

유기물질을 사용해 색을 구현하는 OLED 방식은 유기물의 특성상 오랜 시간 지속적으로 빛과 열에 노출되면 색재현율이 떨어진다는 한계가 있다. 장기간 같은 화면에 노출되면 해당 부분의 색이 변질되는 ‘번인(Burn-in)’ 현상도 이 같은 특성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다.

SUHD TV의 경우 무기물로 이뤄진 퀀텀닷 패널을 사용하는 만큼 상대적으로 내구성과 수명 문제에서 자유롭다. 특히 평균 제품 사용기간이 2년여로 짧은 스마트폰과 달리 5~10년 이상인 TV의 경우 디스플레이 수명 측면에서도 안정적인 방식이다.

또 일반적으로 대화면 TV의 사용 환경이 빛이 많이 들어오는 거실 등이라는 점에서도 화면 밝기가 높은 퀀텀닷 디스플레이가 OLED 방식에 비해 유리하다.

OLED 방식의 경우 개별 화소를 완전히 끌 수 있어 ‘완벽한 블랙’으로 높은 명암비를 구현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광량이 많은 환경에서는 밝기가 시인성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삼성 SUHD TV의 휘도는 1000니트(nit)에 이르지만 OLED TV의 경우 500~800니트 수준이다.

아울러 소비자 입장에서 제품을 구매할 때 가장 중요한 부분은 가격이다.

OLED 방식의 TV가 높은 제조 단가로 인해 아직 1000만원을 호가하는 고가인 반면 SUHD TV는 최고급 모델도 600만원대에 판매돼 가격 경쟁력에서도 우위에 있다. 삼성전자의 65인치 SUHD TV(KS 9500)의 판매가는 699만원이며 LG전자의 시그니처 65인치 OLED TV는 1100만원, E6 시리즈는 940만원이다.

이 같은 이유로 삼성전자는 아직 해결해야할 문제가 남아있는 OLED 방식보다 기존 제품의 완성도를 대폭 높여 사용자가 ‘실질적으로 원하는’ 제품으로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다.

이는 삼성전자가 올해 선보인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 S7’ 시리즈가 제품의 소비자 수요에 맞는 사양과 물리적 완성도를 추구한 것과도 같은 맥락이다. 갤럭시 S7 시리즈는 LG전자의 ‘G5’가 새로운 모듈화 기능 등으로 주목을 받을 때 'IP68' 등급의 방수·방진 기능 등을 적용하고 부족함 없는 사양을 갖추는 데 주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즉 시장 선도 기업의 입장에서 마케팅에 특화된 ‘신기술’을 무분별하게 적용하기보다 기존 제품의 완성도를 높여 소비자 신뢰도를 높이겠다는 정석적인 전략을 충실하게 적용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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