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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명수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장(스마텔 대표)이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백연식 기자] 

[이뉴스투데이 백연식 기자] “지난 6월 알뜰폰 1000만 시대가 열렸다. 매년 가계통신비 인하에 적지 않게 기여하고 있다. 그러나 알뜰폰 사업을 하는데 전파사용료 부과·도매대가 사후규제 등 다양한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 및 국회 도움이 필요하다”

고명수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알뜰폰협회)장은 지난 25일 서울 중구 한 식당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공개한 ‘2025년 9월 말 기준 유·무선통신서비스 가입 현황 및 무선데이터 트래픽 통계’에 따르면 알뜰폰 가입 회선 수는 지난 6월 1000만회선을 돌파한 뒤 9월 말 기준 약 1100만회선까지 증가했다.

황성욱 알뜰폰협회 부회장은 “전파사용료 부담이 가중되고 망 도매대가 산정 관련 사후 규제 등으로 비용 측면 부담이 늘고 있다”며 “통신3사의 자급제 대상 무약정 저가 요금제(SK텔레콤 에어, KT 요고, LG유플러스 너겟 등) 공세에 따른 경쟁 심화로 알뜰폰 사업자 경쟁력 위축 등 어려움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업자들이 가장 시급한 과제로 언급하는 부분은 전파사용료다. 전파사용료는 통신 및 방송 등 전파자원을 활용하는 사업자에게 정부에서 부과하는 사용료를 말한다. 알뜰폰협회 구성원의 대부분인 중소 사업자들은 올해부터 전파사용료의 20%를 부담하고 있다. 내년에는 50%로 상향되고 2027년에는 전액을 납부하게 된다. 중소 알뜰폰 사업자는 정부에 지속적으로 전파사용료 감면 기간 연장을 요구해왔다.

전파법에 따르면 이동통신용 전파사용료는 가입자당 분기별 2000원이다. 여기에 각종 감면계수를 반영해 최종 사용료를 책정하는데, 통신사들은 이를 감안해 가입자당 분기별 1200원 수준의 전파사용료를 내고 있다.

알뜰폰 업체들은 지난해 업계 전체적으로 1.5% 적자를 냈다. 올해 전파사용료 부담율이 50%로 올라가면 적자 기조가 확대돼 사업 지속성이 우려된다는 입장이다. 전파사용료 100% 부담 시 적자는 연간 3.9%로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또한 전파사용료를 100% 납부하게 되면 도매대가까지 이중으로 사용료를 내는 것이라고도 피력했다. 기존 이통사 요금제를 할인받아 사용하는 RS(수익배분방식) 방식이 소비자에게 받는 요금의 일정 비율을 도매제공대가로 이미 지불하고 있기 때문이다.

황 부회장은 “올해는 적자 기조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돼 사업 지속성이 심히 우려된다"며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 등 금융범죄 예방 비용 외에 전파사용료 추가 부담이 시작됐는데 알뜰폰사업자는 도매제공대가로 이통사에 지불한 전파사용료만큼 중복 부담하게 된다”고 우려했다.

협회 회원인 18개사 기준 ISMS 인증과 보이스피싱 등 금융범죄 방지를 위해 투자한 비용은 지난 2023년 382억원, 지난해 425억원 규모다. 일회성 비용이 아니기 때문에 가입자당 연간 비용 4671원이 발생한다.

특히 올해부터 도매대가 협상 방식이 사전규제에서 사후규제로 바뀌면서 실질적인 대가 인하 어려움이 있는 것이 현실이다. 도매대가는 알뜰폰 사업자가 이동통신사 망을 빌릴 때 지급하는 비용이다. 요금제 원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따라서 도매대가 인하는 곧바로 알뜰폰의 가격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사전규제는 협상력이 약한 알뜰폰 사업자를 대신해 과기정통부가 망제공 의무가 있는 이동통신시장 지배 사업자인 SK텔레콤과 직접 망도매대가 협상에 나서는 방식이다. 반면 사후규제는 알뜰폰 업체와 망도매제공 사업자인 SK텔레콤이 먼저 협상한 뒤, 그 결과를 과기정통부에 보고하고 필요 시 정부가 이를 반려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다.

정부는 사후규제를 적용하더라도 일정한 대가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해당 기준이 마련되지 않았으며 고시에는 도매대가 기준 대신 ‘과도한 가격 인상을 하지 않는다’는 내용만 담겼다. 올해 초 발표된 정부와 SK텔레콤의 마지막 도매대가 협상의 경우 망도매대가 인하가 너무 소폭으로 이뤄졌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황 부회장은 “알뜰폰 사업자 입장에서 협상력이 약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도매대가 인하가 없을 경우 알뜰폰 사업의 정상 운영이 어렵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알뜰폰협회는 알뜰폰스퀘어플러스를 서대문구에 지난 6월 설치했다. 알뜰폰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해 고객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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