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커머스업계가 C커머스의 국내 시장 진출로 지각변동을 맞고 있다. 쿠팡이 지난해 처음으로 흑자를 내며 이커머스 1위 자리를 공고히한 가운데, 알리·테무 등으로 대표되는 C커머스가 순위권으로 금새 따라 올라온 것이다. C커머스가 이토록 무서운 성장세를 가질 수 있던 배경과, 짝퉁·개인정보 문제 등 C커머스가 앞으로 해결해나가야 할 과제들을 2편으로 나눠 살펴본다.  <편집자주>

[사진=알리익스프레스, 최은지 기자. 그래픽=최은지 기자]
[사진=알리익스프레스, 최은지 기자. 그래픽=최은지 기자]

[이뉴스투데이 최은지 기자] 최근 국내 이커머스업계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쿠팡이 지난해 사상 첫 연간 흑자를 달성하며 국내 이커머스 1위 자리를 공고히한 가운데, 중국 이커머스(이하 C커머스)인 알리와 테무가 무서운 성장세로 존재감을 드러내며 쿠팡의 대항마가 된 것이다. 

14일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달 알리익스프레스의 앱 사용자는 818만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며 더욱 커진 존재감을 드러냈다. 

특히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한 종합몰 앱 순위에서는 1위 쿠팡 다음으로 알리익스프레스가 이름을 올렸다. 이어 11번가, 테무, G마켓이 각각 3위, 4위, 5위를 기록하며, 5위권 안에 알리와 테무가 안착하는 변화가 생겨났다. 

주목할 점은 성장 속도의 차이다. 쿠팡의 경우, 2010년 창사 이래 14년 만에 계획된 적자를 마무리하고 지난해 처음으로 흑자를 냈다. 이에 반해 알리익스프레스는 지난해 3월 1000억원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본격적인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섰고, 테무 또한 지난해부터 진출을 본격화한 상황이다.

[사진=알리익스프레스]
[사진=알리익스프레스]

◇따라할 수 없는 ‘초저가’ 전략

C커머스의 성장 배경에는 고물가 기조 속 초저가 전략이 주효했다. ‘이 가격으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파격적인 가격에 제품을 선보이며 수많은 소비자들을 끌어당긴 것이다.  

일례로, 알리에는 대표적인 유인책 ‘천원마트’가 있다. 1000원대 상품을 3개만 사면 무료로 배송해 주는 꽤 파격적인 서비스다. 테무는 후발주자인 만큼 각종 할인과 쿠폰, 무료 배송 등 고객 유인 마케팅에 더욱 공격적이다. 최대 90% 할인이라는 공격적 프로모션을 앞세워 1000원 미만의 제품까지 선보인다. 

이러한 초저가 전략이 가능한 요인으로는 DTC(direct-to-consumer) 구조가 거론된다. 고객과 제조사를 직접 연결하면서 가격을 대폭 낮출 수 있었다는 게 C커머스 업체들의 설명이다. 또 오픈마켓 형식으로 수 많은 판매자들이 입점해 다양한 상품들을 선보이면서 가격 경쟁력을 꾀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이커머스 한 관계자는 “C커머스 업체들의 제품 가격은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수준”이라며 “셀러들도 굉장히 많아 그 안에서도 경쟁이 일며 초저가가 유지되는 모습”이라도 설명했다.

이에 일각에선 초저가 전략이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저변을 바꿀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그간 중국 공산품을 일부 한국 유통업자들이 가져와 G마켓, 11번가, 네이버 쇼핑 등 각종 오픈마켓에 이윤을 두고 판매했는데, 앞으로 소비자들이 알리를 통해 구매하면서 기존 셀러들과 오픈마켓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또 다른 이커머스 업계 한 관계자는 “소비자 입장에선 저렴한 가격을 선호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너무 터무니 없는 가격들은 앞으로 입점업체들을 출혈경쟁하게 만들 것”이라며 “더불어 C커머스의 등장으로 국내 오픈마켓 기업들이 외면을 받으면, 결국 국내 소상공인들이 활동할 수 있는 생태계도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알리익스프레스가 K-venue에서 함께할 국내 판매자들을 모집한다. [사진=알리익스프레스]
알리익스프레스가 K-venue에서 함께할 국내 판매자들을 모집한다. [사진=알리익스프레스]

◇ 비교 불가한 막강한 자본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모두 모기업의 전폭적인 자본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도 변수다. 알리익스프레스의 모기업인 알리바바그룹은 시총 240조원을 웃돈다. 지난해 매출만 174조원에 달한다. 테무 또한 시총 260조원의 판둬둬 기업이 모기업이다. 이에 반해 미국에 상장한 쿠팡의 시가총액은 38조원 안팎으로, 앞으로 투자를 단행할 수 있는 ‘자본’에서 이미 큰 격차가 있는 셈이다. 

실제, 알리익스프레스의 ‘수수료 0% 프로모션’은 이러한 막강한 자본력이 바탕이 됐다는 평이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지난 2월 국내 상품을 판매하는 ‘K-venue(케이베뉴)’ 입점 셀러를 모집한다고 발표하면서 입점수수료와 판매수수료 면제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다. 

셀러 입장에선 수수료를 내지 않고 매출을 확보할 수 있으니 결과는 당연히 좋았다. 국내 식품업계 1위 CJ제일제당이 입점한 데 이어, 동원F&B, 삼양식품 등 주요 국내 식품사들이 입점을 긍정 검토했다. 또 공식 입점은 아니지만 개인 판매자나 제조사 대리점을 통해 판매되는 제품들도 들어오면서 케이베뉴 내 식품 브랜드가 지속적으로 늘어났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알리 입점은 새로운 판로를 확보하게 되는 개념으로 대부분 긍정적으로 고려하는 분위기”라며 “입점 초기 판매수수료 0% 등의 유리한 조건에서 소비자 접점을 확대할 수 있는 것 또한 큰 이점”이라고 평가했다.

주목할 점은 자본이 바탕이 되는 승부수가 계속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실제 알리바바그룹 사업계획서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한국에서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앞으로 3년간 약 1.5조원을 투자할 계획을 세웠다. 

대표적인 키워드는 배송과 셀러다. 우선, 판매 상품의 배송 기간을 크게 단축하기 위해 약 2632억원을 투자, 올해 안에 18만㎡ 규모의 국내 통합물류센터(풀필먼트)를 구축한다. 더불어 한국 셀러의 글로벌 판매를 돕는 데 1316억원을 투자한다. 셀러들에 입점해야 하는 이유를 또 한가지 만들어준 셈이다. 

알리바바그룹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밝힐 수는 없지만 한국에 대한 투자를 지속해 확대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한국 로컬 셀러와의 협력, 소비자 보호, 중소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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