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이 반값택배를 접수하고 있다. [사진=GS리테일] 

[이뉴스투데이 최은지 기자] 개인 간 중고 거래 활성화와 맞물려 편의점 택배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고객에게 편리함을 주기 위해 시작된 서비스가 어느덧 매출 ‘효자’로 변화했다.

8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국내 중고 거래 시장 규모는 2008년 4조원에서 2021년 24조원까지 커졌다. 이 규모는 올해 30조원, 오는 2025년에는 43조원 규모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개인 간 중고 거래 성장세는 편의점 택배 시장이 커지는 배경으로 작용했다. 편의점 택배는 점포에 고객이 방문해 택배 물품을 전달하면, 편의점이 배송을 도맡아주는 서비스다. 중고 거래시 집 앞 편의점에서 간편히 택배를 보낼 수 있다는 점에서 큰 강점을 갖는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편의점 택배 서비스가 1석 2조 효과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택배 서비스 관련 매출은 기본으로, 고객이 편의점에 방문하면서 다른 물건을 구매하는 효과까지 자연스럽게 나타났다.

일례로 편의점 택배를 이용하려면 발송인과 수취인 모두 편의점을 방문해야 한다. 이에 따라 배송 1건당 편의점이 얻을 수 있는 집객 효과는 2명이다. 실제 GS25에 따르면, 택배 서비스로 인한 순수 집객 효과는 누적 5800만명 규모로 환산된다. 대한민국 인구수(5175만명)를 감안할 시 국민 1인당 최소 1번이 이상은 택배를 찾아 GS25를 방문한 셈이다.

CU 편의점 택배 모바일 상품권. [사진=BGF리테일]
CU 편의점 택배 모바일 상품권. [사진=BGF리테일]

◇물류망 적극 활용 GS25·CU···“더 키운다”

편의점 택배 시장에서 가장 치열한 전쟁을 펼치고 있는 곳은 GS25와 CU다. 양 사는 전국적으로 분포된 점포를 물류망으로 적극 활용해 보다 저렴한 택배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점포 수는 GS25가 1만 7390곳, CU가 1만 7762곳이다.

GS25는 지난 2019년 업계 최초로 자체 물류 인프라를 활용한 초저가 택배 서비스 ‘반값택배’를 선보였고, CU는 이듬해 ‘알뜰택배’를 선보였다. 반값택배와 알뜰택배 모두 일반 택배의 반값 수준인 최저 1800원에 이용 가능하며, 이는 조금이라도 더 아끼고자 이뤄지는 중고 거래 특성상 배송비 절약을 원하는 수요과 크게 맞아 떨어졌다. 

지금까지만 보면 우위를 점하고 있는 곳은 GS25다. 업계는 편의점 택배 시장에서 GS25가 70%가량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 지난해 기준 월평균 이용자 수는 GS25 반값택배가 약 100만 건, CU 알뜰택배는 30만여 건을 기록했다. 다만, 택배의 기본이 되는 물류망(점포 수)에서 CU가 우위를 점하고 있는 만큼 향후 사업 전략에 따라 점유율이 변화할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에 양 사는 고객 유치를 위해 택배 서비스 고도화·다양한 프로모션에 집중하고 있다. 먼저 GS25는 지난해 10월 기존 내륙-내륙, 제주-제주 형태로 운영하던 반값택배 서비스 범위를 제주-내륙까지 확대했다. 앞으로도 도서산간 지역까지 서비스 영역을 지속 확대한다는 게 GS25의 계획이다.

파격 프로모션도 이어간다. GS25는 이달 반값택배 론칭 만 5주년을 기념해 번개장터앱, 토스앱에서 반값택배를 예약 및 결제할 경우 300원 즉시 할인 혜택을 마련했다. 또 만 5주년 당일인 25일에는 ‘반값데이’ 이벤트를 진행한다. 앱을 통해 반값택배를 접수하면 GS&POINT 900포인트가 지급되는 것으로, 반값택배 최저 가격이 1800원인 것을 감안하면 고객은 900원에 반값택배를 이용하게 되는 셈이다. 

CU는 다양한 유통 채널과 협업해 택배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일례로, CU는 지난해 10월 카카오와 택배 제휴를 맺고 카카오T 앱 내 퀵·배송 서비스에서 매장 택배를 접수할 수 있게 했다. 이는 토스, 중고나라, 번개장터 등 다양한 채널과 서비스 제휴를 맺은 데 이은 고객 접점강화다.  

지난해 11월에는 업계 최초로 편의점 택배 전용 상품권을 만들기도 했다. 알뜰택배·국내택배·EMS 국제택배 등 모든 택배 서비스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CU 택배 전용 모바일 상품권’이다. CU 관계자는 “편의점에서 문화상품권, 게임 캐시 충전권, 외식 교환권 등의 상품권을 주로 판매해왔으나 택배 상품권까지 나온 건 최근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따른 새로운 트렌드”라고 설명했다. 

이마트24 매장에서 고객이 네이버 예약 편의점택배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사진=이마트24]
이마트24 매장에서 고객이 네이버 예약 편의점택배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사진=이마트24]

◇세븐일레븐·이마트24, 협업으로 소비자 편의성 높인다  

점포 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업계 3·4위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는 물류망을 이용한 반값 수준의 택배 서비스는 없지만, 타 사와의 협업을 적극적으로 전개하며 소비자 편의성을 도모하고 있다. 

먼저, 세븐일레븐은 지난 1월부터 정식으로 중고나라 연동 택배 서비스를 선보였다. 중고나라 앱에서 판매자가 배송정보를 등록할 때 세븐일레븐 택배를 선택한 후 택배비까지 일괄 결제할 수 있다. 이 덕분에 택배 발송을 위해 점포를 찾은 뒤에도 별다른 등록 과정 없이 사전에 전달받은 예약번호 등을 활용하면 된다. 

세븐일레븐은 향후에도 젊은 고객층 확보를 위해 중고나라와 다양한 프로모션을 기획한다는 계획이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중고거래를 즐기는 젊은 MZ고객을 편의점 택배 서비스 단골 고객으로 유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며 “택배를 비롯해 중고나라와 연계할 수 있는 보다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이마트24는 ‘네이버 예약 편의점 택배 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이 서비스는 소비자가 네이버 검색창에 ‘이마트24 점포명’ 또는 ‘이마트24 편의점 택배’를 검색한 뒤 택배 예약 버튼을 눌러 이용할 수 있다. 물품 정보를 작성하고, 예약 요금을 결제한 뒤 이마트24에 방문해 예약번호로 접수하면 된다. 기존에는 현장 접수, 또는 이마트24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한 택배 예약만 가능했다.

이마트24 관계자는 “네이버 예약 편의점택배 서비스 도입으로 고객 편의를 높임으로써 가맹점 매출 증가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택배 서비스 이용을 위해 매장을 방문한 고객들이 다른 상품을 함께 구매하는 병매 효과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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