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은 11번가 사장이 타운홀 미팅에서 올해 목표를 제시했다. [사진=11번가]
안정은 11번가 사장이 타운홀 미팅에서 올해 목표를 제시했다. [사진=11번가]

[이뉴스투데이 최은지 기자] 11번가의 새 주인 찾기가 진행 중인 가운데, 이와 별개로 기업 내부에선 사업 경쟁력 확보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올해를 기점으로 2025년 흑자전환을 이뤄내겠다는 목표에서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11번가의 재무적 투자자(FI)인 나일홀딩스 컨소시엄은 최근 매각 주관사로 씨티글로벌마켓증권과 삼정KPMG를 선정하고 강제매각 절차에 돌입했다. 

당초 나일홀딩스 컨소시엄은 지난 2018년 11번가에 5000억원을 투자하면서 지분 18.18%를 가져갔다. 당시 11번가는 컨소시엄으로부터 투자를 받으면서 5년 내 상장을 조건으로 내걸었으나, 지난해 9월 당초 약속한 상장 기한을 넘겼고 SK스퀘어는 FI로부터 11번가 지분을 되사오는 콜옵션 행사 또한 포기했다. 

이에 따라, FI는 직접 매각 작업을 통해 투자금 회수에 나선 상황이다. 이번 매각은 FI가 자금을 먼저 회수하는 워터폴(Waterfall) 방식으로 진행된다. 매각 희망액은 5000억원대로 알려졌다. 이는 2018년 투자 당시 11번가 기업가치(3조원 안팎)를 한참 밑도는 것으로, 사실상 투자 원금만 회수해 빠져나가겠다는 의도다. 

◇ 새 주인 찾는 11번가, 기업가치 ‘어쩌나’

업계 안팎에선 11번가의 기업가치가 많이 떨어졌다는 점에서 원매자를 찾기 힘들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또 큐텐과의 협상 결렬, SK스퀘어의 콜옵션 포기 등으로 인수 매력도 또한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큐텐의 경우 실사까지 이어졌으나 협상이 불발됐고, 모기업인 SK스퀘어가 사업을 포기했다는 점에서 “그만한 이유가 있지 않겠냐”는 것이다. 

이 외에도 현재 이커머스 시장은 쿠팡과 네이버가 강자로 우뚝 선 상황으로, 최근엔 알리,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가 국내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며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 가운데 11번가의 경우, 보유하고 있는 강점이 뚜렷하지 않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이와 관련 한 이커머스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 시장이 크게 성장했던 코로나 기간, 11번가의 실적이 악화됐다는 점은 모기업인 SK스퀘어의 책임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 11번가는 지난 2020년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 이후 단 한 번의 흑자도 내지 못했다.

이어 “11번가의 경우,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특별한 강점이 보이지 않는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인수할 이유가 없고, 국내에 진출하고 싶은 외국계 기업이 그나마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11번가 CI. 사진=11번가
11번가 CI. 사진=11번가

◇11번가 “올해, 흑자 전환 길목”

이에 11번가는 무엇보다 경쟁력 확보에 박차,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는 모양새다. 일례로, 11번가는 2010년부터 진행해 온 티켓11번가 서비스를 지난 1일 종료하는 결단을 내렸다. 또 지난해에는 홈앤카 서비스도 종료했다. 

아울러 지난해 11월 희망퇴직 희망자를 신청받기도 했다. 신청 대상은 만 35세 이상 5년차 이상 직원으로 희망퇴직이 확정된 직원은 4개월분 급여를 받았다. 이는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으로, 업계에선 11번가의 이같은 움직임을 기업 효율화 의지로 평가했다.

최근에는 새해 첫 전사 타운홀 미팅을 통해 올해를 오픈마켓(OM) 사업의 흑자 전환 원년으로 만들고, 2025년에는 리테일사업을 포함한 전사 영업이익 창출로 턴어라운드에 성공하겠다는 목표 제시했다. 

꾸준한 수익성 개선 작업으로 지난해 연간 영업손실 규모도 전년(2022년) 대비 수백억 정도 절감한 것으로 보고 있어 올해가 11번가 흑자 전환 길목이 될 것이라는 기대다. 

구체적으로, 11번가는 올해 수익성 강화를 위해 △판매자 성장 △가격 △트래픽 △배송 △AI 등 5개의 신규 ‘싱글스레드(Single Thread, 이하 ST)’ 조직을 운영키로 했다. 

이를 통해 e커머스의 기본 경쟁력인 △상품 △가격 △트래픽 △배송 △편의성을 강화하고 각 영역에서의 전방위적 개선을 이뤄 ST 조직의 성과가 수익성 개선의 선순환으로 이어지는 라이플휠(Flywheel) 효과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안정은 11번가 사장은 타운홀 미팅에 “지난해 하반기 계속된 소비침체와 e커머스 경쟁 강화, 시장환경 변화 등에도 불구하고 11번가 모든 구성원들이 하나가 되어 전사 목표를 향해 달려왔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플랫폼의 등장과 글로벌 사업자들의 진출 그리고 주변 환경 변화 등 올해도 모든 것이 녹록치 않지만 11번가의 힘을 믿고 우리 고객을 위한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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