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 들어서고 있는 중국인 관광객들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1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 들어서고 있는 중국인 관광객들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정희경 기자] 중국 단체관광 빗장이 풀렸지만 지방 공항 역할은 여전히 미미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항공사들 역시 지방발 중국 노선 취항에 아직은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중국 문화여유부는 지난 10일 한국·미국·일본 등 세계 78개국에 대한 자국민의 단체관광을 허가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2017년 3월 사드 보복 차원으로 여행사를 통한 한국 단체관광을 사실상 금지하는 한한령이 내려진 이후 6년 5개월 동안 한국을 찾는 중국인 인바운드 여행객은 대폭 감소했다.

기존 방한 중국 관광객의 47%를 차지하던 단체관광객을 잃고, 2019년 이후에는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하늘길마저 닫히면서 국내 들어오는 중국인 관광객 수는 연간 20만명 전후 수준이 됐다. 올해 들어 중국 노선이 일부 재개되면서 개별 관광객이 점차 늘고 있지만, 지난달까지 13만2545명 정도에 그쳤다. 이번 상반기에도 중국 관광객 수는 국제노선 이용객 순위에 들지 못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번 중국인 방한 단체관광 자유화 소식에 국내 지방들이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가장 반색하는 곳은 제주도다. 제주 방문 중국인 관광객은 2016년 300만명을 넘어섰지만, 사드 사태와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지난해 1만명대 밑으로 떨어졌다.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는 올해 하반기 국내외 항공사와 현지 업계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주 77편으로 운항하고 있는 중국 6개 지역 직항노선을 17개 지역 주 157편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국내 유일 비자 없이 입국할 수 있는 ‘무비자 입국’도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에 따라 제주국제공항이 국내 지방 공항 중 최대 수혜자가 될 거란 관측이 나온다. 한 관광업계 관계자는 “중국 단체관광이 재개되면 현재 제주공항 국제노선이 주 100회 정도에서 코로나19 이전 수준인 주 편도 174회로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무안국제공항도 희망을 갖고 있다. 광주·전남 여행의 관문 중 하나인 무안공항을 두고 전남도 관계자는 “중국인들의 단체 관광길이 열림에 따라 무안공항에도 훈풍이 불 것으로 본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무안공항을 이용한 중국인 관광객은 한한령 이전인 2015년엔 7만1000명, 2016년 6만5000명이었다. 그러나 2017년부터는 4000명, 2018년 1000명, 2019년 1600명, 2020년 222명, 2021년 3명으로 급격히 감소했으며 지난해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지방 공항과 중국을 연결하려는 저비용항공사(LCC)의 움직임은 더디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2개 노선 대비 현재 11개 중국 노선으로 9개 노선을 확대 운항 중이고 지난 2일 제주~베이징 노선을 신규 취항하기도 했지만, 앞으로의 증편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현재 코로나19 이전 운항했던 노선을 회복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현재까지 지방발 중화권 노선 취항에 대해서 확정된 바는 없다”고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지난 2019년 제주~시안 노선을 운항했던 진에어도 해당 노선 재운항 검토 가능성에 관한 질문에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이외 다른 지방 공항들의 상황은 더욱 불확실하다. 청주 및 대구국제공항의 중국 직항 노선의 경우 대부분 중국 국적사가 운항하고 있고, 국내 항공사로는 티웨이항공 정도에만 의존하는 실정이다. 중국동방항공, 중국남방항공, 사천항공 등 중국 국적사의 앞으로 행보도 예측하긴 어렵다. 티웨이항공도 “올해 동계 기간에 인천~청도 노선 재운항은 검토 중이지만, 지방 공항 출발 노선 신규 취항은 여러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지켜보며 추후 확대할 예정”이라고 답할 뿐이다.

국내 주요 공항인 인천·서울 출발 중국 직항노선 운항마저도 대형항공사(FSC; Full Service Carrier)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일부 중단하거나 증편에 신중한 모습이다. 이런 상황을 두고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한때 우리나라를 연 800만명 넘게 방문할 만큼 우리 항공 여객 운송의 큰손이었던 중국인 관광객들이 대거 자취를 감추면서, 지난 수년간 항공업계는 더 큰 어려움을 겪었다”며 “앞으로도 한중 외교 관계 등 다양한 변수들이 작용하기 때문에 바로 긍정적인 효과를 예단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