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신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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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뉴스투데이 신하연 기자] “작금의 위기를 기회로 삼아 우리 자본시장이 선진시장으로 가는 기반을 굳건히 다지고자 합니다.”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이 12일 오전 하계 기자간담회를 열고 근심을 이로움으로 삼는 ‘이환위리(以患僞利)’의 자세를 강조했다.

최근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긴축 기조에 따른 금융환경 변동성 확대로 이른바 ‘빈사’ 상태에 빠진 투자업계를 다방면으로 지원해 시장 안정과 선진 시장으로의 도약으로 전환시키겠다는 다짐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최근 금융시장은 글로벌 공급망 훼손과 원자재 값 상승에 따른 높은 인플레이션 압력, 미국 연준의 통화긴축 강화에 따른 금리 인상 지속, 금통위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 등으로 인해 주가 하락, 금리 급등, 환율 상승 등 3중고에 직면해 있다”며 “협회는 자본시장 선진화와 혁신을 저해하는 요소가 없는지 꼼꼼히 살펴 정부와 시장의 가교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상반기 성과 및 하반기 중점 추진 과제로 △선제적 리스크 관리와 자율적인 시장 건전화 △새 정부의 규제혁신 작업 지원 △자본시장을 통한 노후대비와 국민 자산 형성에 기여 △모험자본 공급 활성화 △펀드시장 발전 도모와 자산운용산업에 대한 지원 △부동산신탁사 업무영역 확대 △디지털자산 비즈니스 진출 지원 △선진적인 시장 인프라 조성 △투자자와 전문인력 교육 등을 소개했다.

이날 시행에 들어간 퇴직연금 사전지정운용(디폴트옵션) 도입이 나 회장이 꼽은 임기 중 최고의 성과다.

나 회장도 직접 “작년말 국회를 통과한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제도 도입이 가장 보람 있는 순간”이라고 언급하며 “퇴직연금의 수익률 개선을 위한 커다란 전진이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사진=금투협]
[사진=금투협]

다만 ‘반쪽뿐인 성공’이라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당초 금투업계는 원리금보장상품보다는 실적배당형상품 비중을 높여 운용 수익률을 제고하려는 취지로 도입되는 디폴트옵션을 통해 은행 예·적금으로 묶인 퇴직연금이 펀드 등 투자 상품으로 이동하는 ‘머니무브’ 효과를 기대했으나, 결국 원리금보장상품이 디폴트옵션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은행연합회 등과의 알력 다툼에서 밀린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앞서 OECD 회원국 중 유일하게 원리금보장상품을 편입할 수 있게 한 일본의 경우 디폴트옵션 도입 이후에도 원리금보장형 상품 비중이 높게 나타나면서 디폴트옵션의 대표적인 실패 사례로 꼽힌다.

연임 여부에 대한 업계의 시선도 싸늘하다.

오는 12월 임기 만료를 앞둔 나 회장은 지난 2019년 말 금투협회장 입후보 당시 스스로 재임에 도전하지 않을 것임을 강조했지만, 임기 말이 다가올수록 관련 질의에는 즉답을 피하고 있다.

올 초 협회 기자간담회에서 연임 의사를 묻는 질문에 나 회장은 “남은 임기동안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넘어간 바 있다.

이날 같은 취지의 질문에 대해서도 “새 정부 들어선 상황에서 할 일이 많이 남아있다”며 “아직은 임기 이후 거취나 차기 회장 이슈에 대해서는 생각을 하지 않고 있으며 지금으로서는 맡은 바 소임에 충실하겠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한편 단일 업권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일반적인 협회와는 달리 증권사, 자산운용사, 부동산신탁사, 선물사등 4개 업권의 500개가 넘는 회원사로 두고 있는 금투협의 태생적 한계도 지적된다.

여기에 대형사, 중소형사, 외국계사 등의 다양한 이해관계가 상충되는 만큼 협회의 소통과 경쟁력이 더욱 절실하다는 의미다.

증권사 관계자는 “업권마다 이해관계가 다르다보니 회원사의 이익을 제대로 대변해 줄 수 없다는 불만이 업계 내 팽배해 있다”며 “금투협 역대 회장 중 연임 사례는 단 한건도 없었으나 나 회장이 공약한 과제들을 수행하기 위해 연임에 도전할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향후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나 회장은 지난 1985년 공채 12기로 대신증권에 입사해 25년간 대신증권에서만 근무 했다. 2012년 5월 대신증권 대표이사 사장에 오른 뒤 3연임에 성공, 이후 2019년 12월 한국금융투자협회 회장에 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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