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롯데그룹과 신세계 본점 전경. [사진=각사]
(왼쪽부터) 롯데그룹과 신세계 본점 전경. [사진=각사]

[이뉴스투데이 신하연 기자] 2분기 실적 발표 시즌이 돌아오면서 ‘유통 맞수’ 롯데와 신세계의 하반기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 상반기 보복소비 여파로 백화점을 중심으로 유통 실적이 올라가는 가운데 양사가 정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어서다.

최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이커머스’ 중심의 사업 구조 재배치를 골자로 롯데쇼핑 대수술을 시작했다.

롯데쇼핑은 각 사업부에 흩어져 있던 온라인 담당 인력을 모아 롯데온 이커머스사업본부로 집중 배치, 조직 일원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 4월 이베이코리아에서 영입된 나영호 부사장 체제의 이커머스 사업에 힘을 싣는 셈이다.

신동빈 회장은 롯데온 강화뿐 아니라 최근 이례적으로 롯데백화점 강남점 등을 방문해 일부 백화점 제품 구성(MD)의 전 층 전격 교체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유통 사업 ‘리뉴얼’도 주문했다.

롯데의 체질 개선 시도가 이어지면서 일각에서는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를 포함한 임원급 인사의 대대적인 개편과 함께 외부 인재 영입도 점치고 있다.

사업 다각화를 위한 인수·합병(M&A) 가능성도 여전히 열려 있다.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 최종 불참을 선언한 직후 강희태 대표는 사내 전산망에 “향후 시너지 및 가치평가 적정성을 면밀히 검토하고 필요할 경우 M&A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이커머스부문 강화를 중심으로 조직 내 일부 이동이 있었던 건 맞다”라면서도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임원 인사나 대규모 개편설은 아직 검토한 바 없다”고 일축했다.

롯데쇼핑 2분기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1.9% 감소한 5조2760억원, 영업익은 670억원이 전망된다.

매출액은 올해 상반기 유통업체 전체 매출(12.1%)과 오프라인 매출(8.6%) 성장세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영업이익도 매출 규모가 더 작은 신세계의 추산 영업익(760억원)을 밑도는 수준이다.

다만 명품·패션·잡화 수요 호조와 부진점 구조조정에 따른 고정비 절감 효과로 백화점(10.3%)과 할인점(1.7%), 슈퍼는 전년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늘어날 전망이다.

반면 신세계는 최근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이어 스타벅스 코리아 최대 주주(지분 17.5%를 4742억원에 추가 인수)에 오르면서 성장 모멘텀을 확보하고 있다.

신세계는 올해 들어서만 야구단(SSG 랜더스), 여성 패션 플랫폼(W컨셉)을 인수하며 굵직한 M&A를 적극 추진해왔다.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3조4000억원을 쏟아붓긴 했지만, 향후 신선식품 배송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신세계그룹 통합 플랫폼 SSG닷컴과의 시너지를 통해 온라인 시장 점유율 반등의 전기도 마련했다.

스타벅스 코리아 지분 확보로는 배당금 수익 확대와 계열사 내 연계 마케팅 활용폭 확장이 기대된다.

최근 성수동에 위치한 이마트 본사 건물까지 매각에 나서면서 유통 판도 전환을 위한 움직임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매각 후 재개발이 끝나면 신축 건물에 재입점하는 방식으로, 21년차 노후점포인 성수점을 미래형 점포로 변화를 꾀하는 동시에 ‘디지털 기업’ 전환을 위한 재원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마트는 본사 매각 결정과 관련 “노후화된 점포를 미래형 점포로 개발해 자산가치를 극대화하고, 디지털 기업 전환을 위한 투자 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그룹 자산 전략적 재배치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신세계는 이미 지난 1분기 연결기준 매출 1조3200억원, 영업이익 1236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전년동기비 매출액은 10.3%, 영업이익은 37배 넘게 늘었다.

2분기 매출액은 전년비 30%가량 성장한 2조1750억원, 영업이익도 3.4% 오른 760억원이 예상된다.

특히 백화점 고가 내구재와 패션·잡화 카테고리 수요가 호조를 보이면서, 2분기 기존점 성장률이 23%가량 올랐다.

(왼쪽부터) 롯데백화점 동탄점 조감도와 대전신세계 엑스포점 조감도. [사진=각 사]
(왼쪽부터) 롯데백화점 동탄점 조감도와 대전신세계 엑스포점 조감도. [사진=각 사]

이달 중 각각 동탄과 대전에 문을 여는 롯데백화점 동탄점과 대전신세계 엑스포점도 주목받고 있다.

올해 하반기와 그 이후 실적에까지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이달 20일 오픈을 앞둔 롯데백화점 동탄점은 롯데백화점이 7년 만에 선보이는 신규 점포다.

지하 2층에서 지상 8층 규모 연면적 약 24만6000㎡(약 7만4500평)에 달하는 경기도 최대 규모로, ‘머물고 싶은 백화점’을 콘셉트로 준비 막바지 단계다.

롯데쇼핑 측은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 등 비상 시국에도 “오픈 일정은 차질 없이 소화할 예정”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오는 9월에는 경기도 의왕시에 롯데프리미엄아웃렛 타임빌라스점을 선보인다. 지하 2층~지상 4층 규모(2만1540평)로 230여개 브랜드가 입점한다.

특히 동탄은 신도시 특성상 소비 ‘큰손’인 30~40대 비율이 높은 데다 인근에 삼성전자 등 대기업 사업장 직원들을 끌어들이기에 최적의 장소로 통한다.

같은 달 신세계백화점도 대전 엑스포 과학공원에 대전신세계 엑스포점을 오픈하며 롯데에 맞불을 놓는다.

신세계의 13번째 점포이자 2016년 대구 신세계에 이은 6년 만의 신규 점포로, 대전 엑스포과학공원 부지에 과학시설 등을 포함해 총면적 27만9263㎡ 규모다.

대전 신세계가 자리할 도룡동 엑스포공원은 대전의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알짜 상권이다.

박상준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하반기 전망에 대해 “단기적으로 7월초 코로나19 4차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상향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 있다”면서도 “다만 의류 소비가 살아나고 소비자심리지수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중기적으로 백화점 매출은 비교적 긍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의 상반기 주요 유통업체 매출동향에 따르면 2021년 상반기 주요 유통업체 오프라인 매출은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에 대한 기저효과와 잠재된 소비심리 표출에 따라 백화점(26.2%)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백화점 부문은 해외여행에 대한 제약이 지속되며 명품 등 유명브랜드(45.0%) 매출이 큰 폭으로 성장하고, 아동‧스포츠(35.1%)‧가정용품(28.8%) 등 전 상품군 매출이 호조를 이어갔다.

대형마트도 다중이용시설 기피로 매출이 감소했던 식품(3.3%)‧가전문화(2.1%)‧의류(1.8%) 등의 매출 회복으로 전체 매출(0.3%)이 소폭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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