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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기요 라이더.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신하연 기자] 한때 인수합병(M&A) ‘대어’로 평가됐지만 본입찰에서 굴욕을 맛본 배달앱 요기요가 자칫 유통가에서 계륵이 될 위기에 놓였다.

요기요는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에 매각 시한 연장 신청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에 따르면 매각 시한 연장서류를 공식 접수하지는 않았지만 조만간 정식으로 신청할 가능성이 크다.

매각 기한(8월 2일)까지 대금 납입을 완료해야 하는데 현 시점에서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공정위의 조건부 매각 승인에 따라 딜리버리히어로(DH)는 배달앱 업계 1위 배달의민족을 품기 위해 요기요를 처분해야 하지만 아직까지 새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협상 시한을 감안하면 적어도 7월 초까지는 인수 후보자 윤곽이 나와야하고,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된다고 해도 계약서 작성에만 최소 3~4주가 소요된다.

연장 신청이 정식으로 접수되면 공정위가 시한 연장의 불가피성을 따져본 뒤 가부를 결정하게 된다.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1회에 한해 최대 6개월 연장이 가능하다.

유통가에 따르면 DH는 당초 6월 초로 예정됐던 본입찰도 두 차례나 연기된 바 있는 요기요의 매각과정이 순탄치 않자 시한 연장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다만 시한 연장 신청이 받아들일지는 지켜봐야 한다.

DH는 시한 연장 신청이 반려되면 내달 2일까지 대금납입을 마무리지어야 하며, 이후 요기요가 팔릴 때까지 1일 단위로 이행강제금을 부담해야 한다.

이행강제금은 관련 고시에 준거해 책정되며 인수가액 규모에 비례한다.

공정위 기업거래결합과 관계자는 “정식으로 신청이 접수되면 위원회에서 8월 2일 이전에 신속하게 가부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진행 중인 협의가 어느 정도 진행됐는지 등 경과를 감안해 연장 기한을 결정하고, 매각 가능성이 전혀 없다거나 금액을 많이 받고 싶어서 시간을 끄는 등의 경우에는 연장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요기요 측은 “현재 매각과 관련된 어떠한 사실도 확인해 줄 수 없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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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까지 인수전 진행 상황은 요기요 인수 적격 후보로 이름을 올린 곳 중 MBK파트너스, 어피너티에쿼티, 퍼미라, 베인캐피털 등 사모펀드만 남아 있다.

그마저도 DH 측의 매각 희망 가격(2조원대)과 원매자들이 부르는 몸값(1조원대)의 격차가 커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올해 초 유통가의 라스트마일 딜리버리, 이른바 퀵커머스 역량을 충족시킬 수 있는 매물로 주목받았던 매물치곤 초라한 성적표다.

특히 지난달 30일 유통과 배달 플랫폼의 시너지를 검토한 유력 인수후보군 신세계 SSG닷컴이 본입찰에서 발을 빼자 요기요 매각 분위기는 싸늘해졌다.

1위 배달의민족과의 벌어진 격차와 후발주자 쿠팡이츠의 상승세 속에 요기요가 가진 매력이 반감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DH측이 제시한 2조원대 몸값도 부담스럽다.

독특한 매각 구조도 요기요 매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DH가 1위 업체인 배달의민족을 품기 위해 2위인 요기요를 파는 입장이라 원매자는 최대 경쟁사를 인수할 DH 측에 자금을 조달할 수밖에 없는 기형적 구조다.

시간은 원매자 후보군에게 유리하게 흘러가고 있다.

유통가에선 인수 후보군이 요기요 몸값이 떨어지기를 기다리면서 샅바싸움에 돌입했다는 해석마저 흘러나온다.

특히 최대한 낮은 가격으로 매물을 사들이고 기업가치를 높여 되파는 ‘엑시트’가 목적인 사모펀드의 경우, 마음이 급한 DH가 요기요 인수가액을 낮추는 인수 타이밍을 노릴 수 있다.

배달앱 시장의 향후 성장 여부 자체는 충분히 긍정적이기 때문이다.

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 1월 기준 요기요의 시장 점유율은 17%로, 쿠팡이츠(14%)의 위협을 받기는 해도 여전히 시장 2위 사업자다.

소비자가 특정 플랫폼에 충성하기 보다는 작은 메리트에 따라 움직이는 배달 플랫폼 시장 특성 상 내부적으로 시스템을 정비하면 역전 가능성도 충분하다.

오히려 사모펀드 인수 후 신속한 의사 결정구조로 전환하면 점유율 확보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지난해 언택트 트렌드로 몸집이 커진 배달앱 업계는 월 결제액이 1조원에 육박하는 시장으로 성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요기요는 코로나19가 촉발한 유통 시장 변화에 따라 배달 관련 시장의 향후 성장 가능성으로 봤을 때 여전히 매력있는 매물”이라며 “결국 사모펀드가 저렴한 가격으로 빠르게 인수 절차를 밟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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