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영화관에서’ 넷플릭스를 구독하고, 집에서 75인치 UHD 화면으로 감상하는 시대가 됐지만 영화관이란 공간이 주는 특별한 경험까지 가져오지는 못한다. 좋은 영화를 제 때 극장에서 즐길 수 있길 응원하는 마음으로 이번 주에 개봉하는 신작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
[이뉴스투데이 이지혜 기자] 화석은 메리(케이트 윈슬렉)가 발견하기 전까지 영국 라임 레지스 해변에 널린 수많은 돌 중 하나에 불과했다. 메리 자신도 ‘화석이거나 그냥 돌이거나(something, nothing)’라고 담담하게 말한다. 하지만 그가 인내심을 갖고 발견해낸 덕분에 그 돌이 바다 도마뱀이 되기도 하고 익티오사우르스가 된다.
11일 개봉한 ‘암모나이트’ 여주인공 메리 애닝 또한 프란시스 리 감독의 발견으로 이야기가 됐다. 리 감독은 남자친구 생일 선물을 하기 위해 그가 좋아하는 화석과 광물질을 검색하던 중 계속해서 메리 애닝 이름을 만났다. 조사 결과 메리는 가부장 시대 여성 노동계급이었지만 전문 교육 없이 끈기와 지성으로 길을 개척한 인물이었다.
여기에 19세기 여성들이 주고받은 서신을 보게 되면서 영감이 더해졌다. 편지 속에는 경이롭고, 열정적이고, 강렬한 관계가 있었다.
리 감독은 “메리가 여성들과 깊은 우정을 나눴다는 사실을 접하고, 그를 여성과 사랑을 나눈 인물로 그려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사회적, 지리적으로 고립돼 생계 유지를 위해 누군가와 관계를 맺는 것을 차단한 채 살아가는 메리가 이와 완전히 반대되는 배경을 가진 상류층 부인 샬럿(시얼샤 로넌)과 계급을 초월한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를 떠올리게 됐다”고 말했다.
영화 속에서 메리는 11살에 바다 도마뱀 화석을 발견해 이름을 떨쳤으나 여자라는 이유로 고생물학자로서 명성과 입지를 남자에게 내줘야 했다. 그 후 관광객에게 판매할 기념품용 화석을 찾으며 단조로운 삶이 이어지고 있다. 그렇게 세월을 견디며 아무것도 자신의 삶에 들일 것 같지 않았던 메리는 너무도 다른 삶을 살아온 샬럿을 만난다. 둘은 함께 거친 해안에서 화석을 찾으며 기적처럼 서로를 발견하고 격정적인 사랑에 빠진다.
프란시스 리 감독은 “나와 사회적으로 거의 양극단에 있는 사람과 사귈 때 우리는 정말 많은 것을 느끼고 깨닫게 된다”며 “외롭고 단절된 시작에서 어떻게 관계를 만들어 갈 수 있는지, 상처받은 후 다시 사랑하는 법을 어떻게 배우는지에 대한 탐구”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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