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영화관에서’ 넷플릭스를 구독하고, 집에서 75인치 UHD 화면으로 감상하는 시대가 됐지만 영화관이란 공간이 주는 특별한 경험까지 가져오지는 못한다. 좋은 영화를 제 때 극장에서 즐길 수 있길 응원하는 마음으로 이번 주에 개봉하는 신작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사진=영화 ‘밤빛’]
[사진=영화 ‘밤빛’]

[이뉴스투데이 이지혜 기자] 도시에서 태어나 도시 밤빛을 사랑한다. 별이 가득한 밤빛 대신 네온사인이 반짝거리는 밤빛도 좋다. 별 없는 밤하늘에 홀로 떠 있는 초승달이, 반달이, 보름달이 예뻐보인다.

이런 밤풍경이 익숙한 이들에게 4일 개봉하는 영화 ‘밤빛’은 산의 밤빛을 담아 대형 스크린에 펼쳐 놓는다. 앞서 영화제와 시사회 등에서 관람한 이들이 유독 ‘영화적으로 아름다운 밤을 보았다“고 입을 모으는 까닭이다.

주인공 희태(송재룡)는 산속에서 홀로 살며 삶의 마지막 순간을 준비하고 있다. 산속에서 약초와 버섯을 채집해 생계를 유지하며 이미 혼자가 익숙해진 상태다. 그런 일상에 파문이 인다. 처음 만나는 아들 민상(지대한)이 방문해 2박 3일을 함께 지내게 되면서다.

가족이지만 첫만남으로 인한 어색함이 감도는 가운데 부자는 함께 길을 걷고, 숲속과 산을 다니면서 차츰 교감을 나눈다. 여기에 서로 닿을 수 없는 여름과 겨울이라는 시간과 삶과 죽음의 중간 공간으로서 산이 어우러진다.

[사진=영화 ‘밤빛’]
[사진=영화 ‘밤빛’]

부자가 3일간 함께 하는 동안 영화는 제목처럼 이들 걷는 산속 풍광과 더불어 칠흙같이 어두운 밤, 별로 가득한 밤 등 희태와 민상을 보듬는 여러 형태의 밤빛을 보여준다. 아버지와 아들의 마지막 교감을 관객들이 함께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시점숏을 효과적으로 연출해 이미지에 감성이 더해졌다. 그렇게 희태에게 밤빛은 고독을 잊게 만들어주는 존재일 수 있고 민상에게 밤빛은 희태에 대한 기억이 된다.

김무영 감독은 이 장편 데뷔작에서 “헤어진 이들과 헤어질 이들에 대한 그리움을 그리고 싶었다”며 “어떤 관계가 항상 완성돼 끝나는 것이 아니라, 떨어져 있더라도 서로 공유하는 감정과 서로가 함께하면서 미묘한 변화를 겪게 되는 과정을 그려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사진=영화 ‘밤빛’]
[사진=영화 ‘밤빛’]

시각효과와 더불어 음향효과도 인상적이다. 오프닝 외에 음악을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산과 밤의 소리를 공감각적으로 느끼며 영화적 효과는 더욱 배가된다.

김 감독은 “환경 음이 영화를 이끌어 가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환경 음이 하나의 사운드스케이프로 영화 전체에 존재하고 영화를 보는 이들이 섬세하게 이 사운드스케이프를 느꼈으면 했다”고 설명했다.

[사진=영화 ‘밤빛’]
[사진=영화 ‘밤빛’]
[사진=영화 ‘밤빛’]
[사진=영화 ‘밤빛’]
[사진=영화 ‘밤빛’]
[사진=영화 ‘밤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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