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영화관에서’ 넷플릭스를 구독하고, 집에서 75인치 UHD로 감상하는 시대가 됐지만 영화관이란 공간이 주는 특별한 경험까지 가져오지는 못한다. 좋은 영화를 제 때 극장에서 즐길 수 있길 응원하는 마음으로 이번 주에 개봉하는 신작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사진=영화 '부력']
[사진=영화 '부력']

[이뉴스투데이 이지혜 기자] 누구나 좀 살아보면 ‘싼 게 비지떡’이란 말의 의미를 저절로 체득하게 된다. 반대 개념으로 가격대비 성능이 좋다는 ‘가성비’라는 단어도 있다. 하지만 합당한 투입 없이 결과물은 없다. 당신이 ‘이렇게 싸도 되는가?’라고 순진한 의문을 품을 때, 어디선가 착취당하고 고통받는 이들이 반드시 존재함을 알아야겠다.

이번 주 개봉한 영화 ‘부력’은 동남아 어업에서 횡행하는 인신매매와 노예노동 실태를 고발하고 있다. 호주 감독 로드 라스젠은 태국 어업 실태를 다룬 기사를 접하고 충격을 받아 이 영화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그는 NGO단체 도움을 구해 실제 생존자를 만나 자료 조사를 한 뒤 직접 각본을 썼다.

라스젠은 이 조사 과정에서 태국 어업 종사자 중 절반이 미얀마, 캄보디아 출신이며 이들 중 상당수가 인권 사각지대에서 착취 당하고 있음을 파악했다. 또한 영화에는 실제로 노예생활을 겪은 아픔이 있는 사람을 배우와 엑스트라로 섭외해 사실적인 묘사에 각별히 공을 들였다.

[사진=영화 '부력']
[사진=영화 '부력']

대개 충격적인 실화를 소재로 한 영화는 그 자체로 자극적인 요소가 강하다. 이에 다큐멘터리적 기법으로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시도를 우리는 수없이 봐왔다. 하지만 라스젠은 다른 길을 택했다. 드라마적 요소로 메시지를 보다 명확하게 전달하고, 거리두기 등 시각적 요소를 세심하게 배열해 관객의 몰입을 유도한다. 직접적인 대사나 내레이션으로 이들의 고통을 증언하기보다 협소한 곳에 갇혀 지내며 매일 22시간씩 지속되는 육체노동의 고단함을 찬찬히 디테일 있게 보여준다.

영화 ‘부력’의 주인공인 14살 소년 차크라(삼 행)는 본래 캄보디아 시골 마을 출신이다. 학교는커녕 가난한 집안 형편 탓에 어릴 적부터 노동을 해야했던 처지다. 그렇기에 태국 공장에서 일하면 월급이 8000바트(31만원)라는 감언이설에 그는 고향을 떠나 밀입국하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정작 도착한 곳은 고기잡이배였고 팔려간 처지였다. 캄보디아에 있을 때보다 상황은 더 나빠져 노예로 전락한 차크라는 제대로 된 음식과 휴식도 없이 극한의 노동만이 이어진다. 이 배를 지배하는 선장 롬난(타나웃 카스로)은 말을 듣지 않는 노동자를 폭행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병들거나 반항하면 바다 한가운데에 던져버리며 공포를 조성한다. 영화는 차크라가 이 지옥 같은 어선에서 목숨을 걸고 탈출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사진=영화 '부력']
[사진=영화 '부력']

라스젠 감독은 “이번 영화를 만들며 가장 힘들었던 게 50여명의 생존자를 인터뷰하는 일이었다”며 “차마 영화에 담지 못할 정도로 끔찍한 일들을 용기를 내 들려줬고, 많은 이들이 아직도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관객이 이들의 아픔을 공감하게 하고 싶었고, 아무쪼록 가족에게 돌아가 내면의 평화와 삶의 목적을 되찾았으면 하는 염원을 담아 영화를 만들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사진=영화 '부력']
[사진=영화 '부력']
[사진=영화 '부력']
[사진=영화 '부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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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부력']
[사진=영화 '부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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