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계점에 근무하는 패션전문직  고수연씨는 최근  회사로부터 이를 포기하라는 강요를 받았다고 16일 신세계-이마트 본사 앞에서 열린 '패션전문직 처우개선을 촉구하는 전국 총궐기대회'에서 폭로했다. [사진=이지혜 기자]
월계점에 근무하는 패션전문직 고수연씨는 최근 회사로부터 이를 포기하라는 강요를 받았다고 16일 신세계-이마트 본사 앞에서 열린 '패션전문직 처우개선을 촉구하는 전국 총궐기대회'에서 폭로했다. [사진=이지혜 기자]

[이뉴스투데이 이지혜 기자] “최근 월계점 인사담당자와 면담을 했다. 패션전문직에서 전문직으로 전환하거나 상동점 인사발령 중에 선택을 하라더라. 우리가 지위 확인을 요구하는 소송을 진행하고 명단이 회사에 넘어가자 보복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다른 점포에서도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단결해야겠다.”

월계점에서 근무하는 패션전문직 고수연씨는 16일 오후 신세계-이마트 본사에서 열린 ‘패션전문직 처우 개선을 촉구하는 전국 총궐기대회’ 발언대에서 이 말을 하며 목이 메었다. 2013년 개인사업자로 일하는 형태인 패션 매장 관리자 ‘세일즈 엘더(SE)’에서 신입 기본 연봉을 받아들여야 하는 정규직으로 전환할 때도 견뎌낸 지난 세월이 야속해서다.

당시 회사측은 신입 수준 급여를 대신해 관리직인 이들에게 인센티브 제공을 약속했다. 하지만 이 또한 초반에만 좋았다. 매출 목표를 월 단위로 할 때는 해 볼 만 했지만, 3개월 단위로 묵으니 신입 기본급에 인센티브 최저액인 20만원을 더 받는 달이 많아졌다. 일반 사원을 일컫는 전문직은 최저임금 인상과 더불어 급여가 올라갔지만, 패션전문직은 인센티브 때문에 기본 급여가 묶여 있다. 결국 올해 들어 전문직이 받는 기본급은 81만2000원, 패션전문직은 78만7000원으로 더 낮다.

김주홍 이마트민주노조 위원장은 “패션전문직은 정규직으로 전환될 때 경력을 전혀 인정받지 못했고 이제는 일반 사원에 해당하는 전문직과 비교해 기본 급여마저 그 금액이 역전됐다”며 “회사는 최근에 이들에게 전문직으로 전환을 강요하며 더 나쁜 조건을 받아들이라고 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16일 이마트 패션 전문직이  강희석 이마트 대표에게 항의방문을 시도하자 허행민 이마트 노사협력팀장이 돌아갈 것을 설득하고 있다. [사진=이지혜 기자]
16일 이마트 패션 전문직이 강희석 이마트 대표에게 항의방문을 시도하자 허행민 이마트 노사협력팀장이 돌아갈 것을 설득하고 있다. [사진=이지혜 기자]

이에 대해 이마트 측은 패션전문직이 누린 혜택 측면을 내세웠다.

이마트 관계자는 “실제로 패션전문직이 받는 급여가 훨씬 높은데도 기본 급여만을 비교하고 있다”며 “이들은 전문직과도 다른 점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한 형태가 아니라 개인사업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면서 신세계-이마트 복지를 받을 수 있도록 신규채용 했다”고 선을 그었다.

반면에 이마트민주노조 고문을 맡고 있는 이오표 노무사는 이마트측과 의견이 다르다. 이오표 노무사는 “이마트가 이들에게 개인사업자 등록을 하도록 했지만 SE 시절에도 이들 업무와 운영에 직접 지시를 내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마트 직원과 같은 지위가 있음을 인정받아야겠기에 서울중앙지법에 168명이 소송중”이라고 말했다.

또 “법적으로 대표를 교섭할 수 있는 노조는 한 곳뿐인데, 패션전문직이 임금체계 등 근무조건이 다르니까 교섭권을 분리해달라는 신청을 했다”고 덧붙였다.

16일 신세계-이마트 본사 앞에서 열린 '패션전문직 처우개선을 촉구하는 전국 총궐기대회' [사진=이지혜 기자]
16일 신세계-이마트 본사 앞에서 열린 '패션전문직 처우개선을 촉구하는 전국 총궐기대회' [사진=이지혜 기자]

한편 이날 ‘패션전문직 처우 개선을 촉구하는 전국 총궐기대회’에는 전국에서 약 270여명이 상경해 참가했다. 각 지역 대표들은 총궐기대회 이후 강희석 대표를 직접 면담하고 의견을 전달하려고 시도했지만, 회사측에 저지당했다.

한동안 신세계-이마트 본사 문 앞에서 대치한 이들은 잠시후 허행민 이마트 노사협력팀장이 “여러분 요구사항과 의견을 이미 알고 있다. 여기 모여서 말한들 어쩌시겠냐”며 “회사가 제도 개선과 관련해서는 내부 검토 후 방안을 내놓겠다”며 돌려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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