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주류 강릉 공장에 마구잡이로 쌓여있는 진로이즈백 공병. [사진=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롯데주류 청주 공장에 마구잡이로 쌓여있는 진로이즈백 공병. [사진=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이뉴스투데이 이하영 기자]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가 ‘이형병’ 수거와 반환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양사 간 이번 갈등은 롯데주류가 환경부의 공용병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하이트진로 진로이즈백 공병 200만명을 돌려주지 않겠다는 입장을 취하면서부터 시작됐다.

23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7월부터 자원순환사회연대 등 환경단체가 이형병 사용과 관련해 하이트진로 진로이즈백(진로)을 공용병인 초록병으로 재출시 요구했다.

환경당체는 “소주업계 1위인 하이트진로가 진로를 이형병인 하늘색병으로 출시하며 공용병 체계를 뒤흔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롯데주류 측도 환경단체 주장을 근거로 “소주병을 공용병으로 사용하기 위해 순하리도 초록병으로 출시했다”며 “업계 1위인 하이트진로가 협약을 지키지 않으면 자체 규약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며 진로이즈백 공병 반환 거부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하이트진로 측은 “이미 무학, 한라산소주, 대선주조 등이 표준 용기를 사용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지만 자사의 주력브랜드가 아닌 진로의 병 색깔에 집착하는 의도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진로 판매량은 청하와 비슷한 수준으로 청하 병을 돌려주듯 진로 병을 보내줘야 공병 재사용을 원활하게 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투명병으로 출시한 소주. 왼쪽부터 진로이즈백, 한라산17, 한라산21, 좋은데이 1929, 고급소주. [사진=하이트진로, 한라산소주, 무학, 대선주조]
투명병으로 출시한 소주. 왼쪽부터 진로이즈백, 한라산17, 한라산21, 좋은데이 1929, 고급소주. [사진=하이트진로, 한라산소주, 무학, 대선주조]

그러자 롯데주류 측은 “청하 병과 관련, 소주가 아닌 청주라 공용병 자발적 협약에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재반박했다.

결국 업계 관계들과 간담회를 갖는 등 환경부가 나섰지만, 이형병 수거와 반환 논란을 끝내지는 못했다.

A업체 관계자는 “업계에선 경쟁력을 키우려면 이형병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라며 “병 교환으로 충분히 재사용이 가능한데 롯데주류만 반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환경단체 관계자는 “업계 1위인 하이트진로의 영향력이 큰 만큼 공용병을 사용해 환경 논란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하이트진로 진로백 공병 논란에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한 누리꾼은 “공병 색이 다른 게 무슨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다”며 “재사용에 문제가 없는데도 정치판에서 종종 제기하는 이른바 ‘색깔론’과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고 고개를 갸우뚱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진로 잘못 맞네요. 병 값이 문제가 아니라 근본적으로 재활용에 용이하게 하기 위해 녹색병으로 합의한 거다”라며 “주류회사가 개성을 살린다고 소주병 색깔 죄다 제각각으로 만들면 그 뒷감당을 어찌하나 재활용은 물 건너가지”라고 공용병 협약 유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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