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이 소주를 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이 소주를 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이하영 기자] 뿌리가 한국에 있다던 롯데주류의 일본과 선긋기는 한 마디로 거짓이었다. 토종소주임을 강조했지만 친일파가 만든 기업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주류는 지난달 12일 토종소주임을 알리겠다며 1926년 설립된 ‘강릉합동주조’를 인수한 강릉소주라고 강조했다.

이는 지난 7월 일본이 우리나라의 백색국가 제외를 결정하며 일본불매운동 대상으로 롯데주류 ‘처음처럼’이 지목된 데 따른 것이다. 처음처럼 보이콧이 한달 넘게 지속되자 롯데주류가 브랜드 히스토리를 알리겠다며 발표한 성명이다.

반면 이뉴스투데이 취재 결과 롯데주류가 주장했던 강릉합동주조는 일제 강점기 일본에서 참의원까지 지낸 친일파 최준집이 만든 회사로 밝혀졌다. 롯데주류의 성명 배포 당시 ‘최준집’이나 그가 ‘친일파였다’는 말은 빠져있다.

강릉합동주조를 전신으로 한다는 브랜드 히스토리를 알린 롯데주류의 광고 포스터. [사진=롯데주류]
강릉합동주조를 전신으로 한다는 브랜드 히스토리를 알린 롯데주류의 광고 포스터. [사진=롯데주류]

당시 롯데주류는 성명을 통해 “최근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에서 ‘일본 아사히가 롯데주류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허위 사실”이라며 “2006년 출시된 ‘처음처럼’은 1926년 ‘강릉합동주조’에서 생산하던 ‘경월’을 시작으로 1993년 ‘초록색 소주병’ 바람을 일으킨 ‘그린’, 2001년 강원도를 상징하는 ‘산’ 소주까지 약 90년의 정통성을 잇는 브랜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부 커뮤니티에서 수입맥주 판매법인인 ‘롯데아사히주류’와 ‘롯데주류’를 혼동해 롯데주류의 모든 제품이 마치 일본 제품인 것처럼 여겨지고 있어 유감”이라며 “브랜드 히스토리를 적극 홍보하는 한편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서는 강경하게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롯데주류는 ‘강경 대응’이라는 말로 일본과 자사를 결부 지을 경우 누리꾼에 불이익이 갈 수 있음을 암시하기까지 했다.

국민정서상 친일기업과 친일파가 전신인 기업 인수가 동일하게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롯데주류의 대응은 논란을 증폭시킨다.

이와 관련 답변을 요청했으나 롯데주류 측은 공식적인 답변을 거부했다.  

한편 강릉 갑부로 알려진 최준집은 1936년부터 1945년까지 조선총독 자문기구인 중추원 참의로 활동했다. 중‧일전쟁 발발 직후 회갑연을 취소하고 국방헌금 1000원을 낸 것이 당시 매일신보에 보도되기도 했으며, 1943년에는 징병사업비를 헌납하고 훈장을 받은 바 있다. 

해방 후 1949년 8월 반민족 행위 특별 조사 위원회에 자수해 한달여 뒤 기소유예 판결을 받았다. 이후 1956년 강릉합동주조주식회사 및 동해상사주식회사 사장 등 기업인으로 살다 1970년 6월4일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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