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미셸 오바마가 자신의 트위터에 김치 사진과 담그는 법 등을 올려 미국 내 화제를 모았다. [사진=미셸 오바마 트위터]
2015년 미셸 오바마가 자신의 트위터에 김치 사진과 담그는 법 등을 올려 미국 내 화제를 모았다. [사진=미셸 오바마 트위터]

[이뉴스투데이 이하영 기자] 한국 김치 최대 수출국인 일본과 관계가 삐걱거리는 가운데 웰빙 열풍으로 김치 수입이 늘고 있는 미국 시장에 국내 김치 업체가 적극 진출에 나서고 있다.

최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2018년 김치 수출액이 9745만달러(1183억원)로 전년 8139만달러 보다 약 1600만달러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 김치 수출국 중 압도적인 1위는 일본으로 2017년 4556만달러에서 지난해 5610만달러로 큰폭으로 늘어났다.

김치 수출국 2위인 미국도 지난해 수출액 896억달러에서, 올해는 7월 기준 834억달러를 기록하며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미국 밀레니엄 세대 사이에서 불고 있는 매운 음식과 양념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추세에 기인한다.

미국은 히스패닉 및 아시안 인구 증가 현상으로 2011~2016년까지 핫소스 수요가 급증하며 김치 인기도 덩달아 상승했다. 2015년에는 당시 영부인이던 미셜 오바마가 텃밭에서 직접 기른 채소로 김치를 담가 냉장고에 넣은 사진을 트위터로 공개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일본이 수출규제 등을 이유로 김치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미국 내 김치 인기는 지속적으로 높아졌다.

대상 종가집 김치의 대표적인 포장 김치. [사진=대상]
대상 종가집 김치의 대표적인 포장 김치. [사진=대상]

이에 국내 식품기업들은 우리 김치를 알리고 판매망을 확대하기 위해 대대적인 공세에 나서고 있다.

먼저 종가집 김치를 보유한 대상은 21일 전자공시를 통해 지난달 3일 미국 법인 신설을 알렸다. ‘DSF DE, INC’를 자회사로 ‘대상 푸드 USA, INC(DAESANG FOODS USA, INC)’를 손자회사로 했다. 두 기업 모두 100% 대상 지분으로 구성됐으며 자본금은 각각 40‧39만 달러다.

이번 법인 신설은 미국 내 유통 김치가 상당량 미국에서 제조된 데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세계김치연구소 조사결과에 따르면 미국 내 판매되는 259가지 김치 가운데 미국산이 70.3%, 한국산이 29.7%로 집계됐다.

미국 내 법인 신설로 대상은 설립 지역 검토를 거쳐 연내 김치공장 착공 예정이다. 또 운송 및 물류‧관세 등을 비롯해 한국산 김치가 미국산보다 1.7배 높은 가격으로 판매돼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풀무원 글로벌김치공장에서 김치를 만들고 있는 직원. [사진=풀무원]
풀무원 글로벌김치공장에서 김치를 만들고 있는 직원. [사진=풀무원]

풀무원은 5월 글로벌김치공장 완공을 알리며 김치 해외시장 공략을 대대적으로 선언했다. 글로벌김치공장은 1년간 300억원을 투자해 전북 익산 국가식품클러스터 내에 연면적 3만329㎡(9175평)에 지상 3층 규모로 완공했다. 하루 30t, 연간 1만t 이상 생산 가능한 국내 최대 규모 공장이다.

이달 21일에는 미국 제2유통업체인 크로거(Kroger)에 입점해, 월마트를 비롯한 현지 양대 유통망과 미국 전역에 판매처를 1만개 확보하며 광폭 행보를 이어갔다. 미국 내에서 김치 판매 조건이 갖춰진 점포 수는 약 2만개 정도로 풀무원은 유통망 확대에 지속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풀무원은 자사 김치의 미국 시장 확대를 ‘한국산 김치’ 전략으로 판단했다. 중국 저가 김치, 발효 과정이 없는 일본 기무치 등에 비해 품질이 우수하다는 것이다.

CJ제일제당 ‘케이콘 2019 LA’에서 운영한 테이스트 비비고 부스. [사진=CJ제일제당]
CJ제일제당 ‘케이콘 2019 LA’에서 운영한 테이스트 비비고 부스. [사진=CJ제일제당]

대상 및 풀무원에 비해 잠잠하지만 CJ제일제당도 미국 시장에서 김치 사업에 적극적이다. 다른 기업과 차별점은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하는 모기업과 협업해 ‘케이콘(KCON)’에 참가하며 자연스럽게 이름을 알릴 수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달 미국 뉴욕 맨해튼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진행된 ‘케이콘 2019 뉴욕’에 참가해 ‘테이스트 비비고’ 부스를 운영했다.

이때 ‘김치 비비콘’과 ‘불고기 비비콘’ 총 500인분을 준비해 행사장을 찾은 미국인에게 소개했다. 간편하게 먹을 수 있어 김치 비비콘은 초반에 수량이 모두 소진될 만큼 반응이 좋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만두 시장을 25년간 석권한 ‘링링’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한 비비고 만두 성공도 비비고 김치 판로 개척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거란 예측이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월마트‧샘스클럽 등 대형마트를 포함한 2만여개 유통망에 입점한 냉동식품 전문업체인 미국 카히키와 독일 마인프로스트를 인수해 판매망 확보에 타기업 보다 우위를 점하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들은 “국내에서도 중국 저가 김치 수입과 일본 김치 성장으로 김치 종주국 위상이 흔들린다는 말이 나온 지 오래”라며 “판로 확장과 연구 개발로 김치 종주국 이름을 되찾을 기회”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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