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이세정 기자] 김종호 금호타이어 회장(사진)이 타이어뱅크의 인수 추진에 대해 "신발보다 싼 타이어를 표방하는 국내유통업체가 끼어들어 자존심이 상할 수밖에 없다"며 "경쟁사 제품을 주력으로 취급하는 소매업체가 이 시점에 인수의향을 밝힌 것은 금호타이어가 골든타임을 놓치고 법정관리로 들어가도록 조장하는 것이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 회장은 27일 사내 공고문을 통해 직원들에게 '우리의 운명은 우리의 손으로'라는 글을 보냈다.

김 회장은 "우리에게 주어진 3월 말 시한이 며칠 남지 않은 긴박한 상황"이라며 "24일 금남로 집회 이후 명확한 출처나 구체성 없는 국내 기업들의 인수 의향 관련 뉴스들이 연일 쏟아져 나오고 있다. 마치 1996년 법정관리에 들어간 우성타이어를 1999년 인수한 넥센타이어처럼 일단 법정관리를 거친 이후 금호타이어를 헐값에 매수하겠다는 속셈이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더 이상 금호타이어가 조롱거리가 되지 않도록 임직원 모두가 주어진 상황을 냉정하게 판단해 합리적으로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회사는 4월 2일 만기가 도래하는 어음 때문에 부도를 막기 위해서라도 법정관리를 신청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채권단의 추가 자금지원이 없으면 금호타이어는 최악의 사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없다"며 "우리의 운명은 우리가 결정해야 한다. 법정관리로 가는 최악의 상황은 피해야 한다. 비록 지금은 고통스럽지만 우리의 내일과 우리의 후대들을 위해 현실을 직시하고 현명한 의사결정에 참여하여 주시기를 요청한다"고 호소했다.

금호타이어에 따르면 지난 16일 일반직 1534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해외자본 유치 찬반 투표 결과, 해외자본 유치에 찬성한 인원은 응답자의 97.3%인 1067명으로 집계됐다. 회사 측은 "노조가 주장한 717명은 본인의 서명을 함께 기입한 인원일 뿐, 성명 표기는 선택사항이었으므로 큰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일반직 1534명을 대상으로 해외자본 유치 찬반 설문을 실시한 결과, 실제 서명 등으로 제시된 인원이 717명으로 과반도 되지 않는다고 주장한 바 있다.

특히 사측은 "일반직은 해외자본 유치와 법정관리 반대의 기본 입장에서 변함이 없다"며 "노조 집행부는 회사의 생존과 경영정상화를 위해 하루빨리 협상테이블로 나와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금호타이어 자율협약이 30일 중단되면, 상장폐지를 거쳐 법정관리가 불가피하다. 회생가치가 4600억원으로 청산가치(1조원)의 절반도 채 안 되는 점을 고려할 때, 금호타이어는 회생보단 청산에 돌입하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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