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인수를 추진하는 중국 타이어업체 더블스타의 차이융썬 회장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이세정 기자] 차이융썬 더블스타 회장이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더라도 독립적인 경영을 보장하겠다"고 말했다.

KDB산업은행과 더블스타는 22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대강당에서 '금호타이어 인수 추진 건'에 대한 공동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차이 회장과 이대현 산은 수석 부회장, 김계양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등이 참석했다.

차이 회장은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 인수로 기술을 빼가거나 통제, 소유하려는 것이 아니다"며 "금호타이어는 PCR(승용차용 타이어)와 중고가 제품을, 더블스타는 TBR(트럭·버스타이어)와 중저가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두 회사가 협력을 통해 글로벌 타이어업체로 상생발전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통적인 M&A는 대주주가 통제하는 방식이지만, 더블스타는 중국 지리자동차가 볼보를 인수한 것과 같이 독립 경영을 보장하겠다"며 "금호타이어는 노조와 경영진, 모든 직원의 노력으로 발전해 왔다. 노조 지지 하에 이번 프로젝트(인수)가 성사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 인수 후 주주권을 행사하는 방식과 사외이사를 파견하는 방식으로 독립경영을 보장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대현 수석 부회장은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 현 경영진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산은은 2대 주주로서 이사회의 사외이사를 추천하는 방식으로 금호타이어 경영에 참여할 것이다. 특히 더블스타의 계약에는 산은이 채권자로서 경영에 불합리한 요소를 견제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강조했다.

차이 회장은 "금호타이어를 한국 발전의 가장 중요한 기지로 삼을 계획"이라며 "3년 일자리 보장은 국제 관례에 따라 산은과 협의한 것일 뿐, 금호타이어를 다시 매각한다던가 다른 곳으로 옮긴다는 의미가 아니다. 오히려 금호타이어의 설비와 기술을 업그레이드하고 시장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이어 "더블스타의 이념은 '직원이 우선'"이라며 "더블스타는 법을 준수하는 기업이다. 금호타이어가 노조와 기존에 체결했던 합의나 현재 추진하고 있는 합의, 미래의 합의 모두를 존중할 것이다"고 약속했다.

또 그는 "이번 프로젝트가 성사되기 위해선 노조의 도움이 절실하다. 노조와 주주, 경영진, 협력사 등 모든 이해관계자가 운명공동체다. 금호타이어의 빠른 경영정상화를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차이 회장은 금호타이어 부실의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히는 중국 공장을 정상화시킬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중국에는 증상을 알아야 치료를 할 수 있다는 말이 있다"며 "자체적으로 중국 공장에 대해 조사해본 결과 3.15 소비자의 날, 반덤핑, 남경(난징) 공장 이전, 적절치 못한 시장 대응 총 4가지 문제가 있다"고 꼽았다.

중국에서는 3.15 소비자의 날을 맞아 매년 관영 CCTV에서 '315완후이'를 방영한다. 이 프로그램은 최소 한 곳의 외국계 기업을 겨냥해 제품과 서비스 등의 문제점을 고발한다. 금호타이어는 지난 2011년 타겟이 된 바 있다. 금호타이어 중국 공장 매출이 급격히 하락한 시점과 맞물린다.

차이 회장은 "미국 등 일부 국가에서 중국산 타이어에 대한 반덤핑 조치를 취해 많은 타격을 받았고 남경공장 이전으로 인한 손실도 발생했다"면서 "중국의 국산 브랜드가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외국산 브랜드로 시장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더블스타는 중국에서 영향력을 가진 타이어 기업인 만큼, 이 문제는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차이 회장은 금호타이어 인수 후 가장 우선적으로 경영정상화를 추진할 것이란 목표로 밝혔다. 그는 "매각 이후 자금을 투입해 설비와 기술을 업그레이드할 것이다"며 "투입된 자금은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큰 규격의 제품과 고부가 제품을 생산하고 공장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등 모든 방안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차이 회장은 "아직 금호타이어 노조를 만나진 못했지만, 산은을 통해 꾸준히 연락을 취하고 있다. 조만간 소통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그는 "사랑하는 사람은 언젠가 만나게 된다. 인내심을 가지고 노조 합의가 이뤄지길 기다릴 것이다"면서도 "다만 무한정 기다릴 수는 없다"며 선을 그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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